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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세 찾는 원자재시장…아직 안심할 수 없다?

SBS Biz 이형진
입력2016.03.14 12:15
수정2016.03.14 12:15

■ 경제와이드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최근 바닥을 쳤던 원자재시장이 안정세를 찾고 있습니다.

철광석 가격은 최근 톤당 50달러 수준으로 20% 가량 올랐다고 하고요.

또, 구리와 아연, 알루미늄 가격도 지난해 가을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원자재 수요국인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가 주요 비금속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고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오늘 중국 원자재 시장의 전망에 대해 미중산업경제연구소의 조용찬 소장님과 이야기 나누어 보겠습니다.

조용찬 소장님?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소장님, 우선, 석유나 철강, 구리 등의 비금속 원자재들의 가격이 바닥을 치는 모양새입니다.

정확히 어떤 상황입니까?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자원 및 에너지가격이 상승한 직접적인 원인은 우선 당초 연간 4차례 예정된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금이 상품시장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수요 회복으로 세계의 수급격차가 축소된 때문인데요. 특히, 지난 5일 개막된 전인대에서 교통망정비·신규공항건설 등 인프라투자에 연간 2조 위안이 넘게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20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수요확대책으로 강재의 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약 9개월 만에, 구리는 4개월 만에 최고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상품가격 동향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로이터 커머디티CRB지수도 2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그리고 러시아와 사우디 등 산유국의 증산 동결 합의로 WTI 가격은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입니다.

<앵커>
최근 중국 부동산 가격이 많이 높아졌습니다.

가격이 높아진다는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이니 건물을 추가로 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건설 산업에 원자재가 가장 많이 들어가니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그렇진 않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최근 중국의 1선도시 부동산 가격을 보면 베이징 5환선내 19평 거래가격은 12억이 넘는다고 합니다.

상하이시는 중심지에서 15평짜리가 무려 12억원이 넘는데요. 

중국 언론들 조차도 '폭주'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심각한 부동산버블상태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인대가 끝나면 엄격한 은행대출심사제도가 도입되고, 주택공급확대, 부동산관련 새로운 규제, 부동산을 담보로 또 다른 부동산을 사는 금융레버리지 규제조치가 도입될 전망입니다.

결국 부동산 양극화 속에 그나마 부동산경기를 이끌어 왔던 1선도시의 부동산시장이 위축된다는 것인데요.

이로 인체 전체 조강수요의 절반을 차지하던 철강경기는 물론, 전세계수요의 50%이상을 차지하는 니켈, 45% 이상을 점유하는 철강·구리·아연 등의 소재수요가 다시 위축될 전망입니다.

<앵커>
중국이 기껏 원자재 수요확대책을 내놓았는데, 부동산 규제 때문에 원자재의 수요가 위축될 것 같데요. 

중국 원자재 시장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건데, 우리나라는 구체적으로 어떤 타격을 입게 되는 겁니까?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중국의 굴뚝산업인 철강, 비철금속, 석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은 30~40%의 잉여설비를 안고 있는데요, 중국 내 남아도는 제품과 소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국에 덤핑으로 수출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해외 동업타사는 수출감소와 수익악화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장벽이 없지만, 중국에 수출되는 우리나라는 중국산과 가격 경쟁이 되지 못하는 겁니다. 

다행히, 최근 자원가격의 회복으로 자원수출국의 경제와 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시작이 수그러들고, 금융시장이 안정화됨에 따라 우리나라의 신흥국이나 자원국에 대한 수출감소 위험이 줄어든 것은 호재입니다.

<앵커>
중국의 과잉공급 때문인지 몰라도 지난해 국내 조강 생산량이 세계 6위로 한단계 하락하긴 했습니다.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 전인대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선언하고 수요확대책도 내놓았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최근 중국 내 가격 회복은 재고조정에 따른 수급개선 영향이 큽니다.

수요측면에서 보면, 중국의 인프라투자의 구체적인 시기나, 상세한 재정투자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고 어떤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지 미지수이긴 합니다.

공급측면에서 보면 철강, 비철금속 등은 계속 과잉생산이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국의 중앙정부가 공급과잉생산시설을 줄이는 공급측면의 개혁을 펼치고 있지만, 실업문제와 부실채권 발생, 구조조정에 따른 시장혼란을 우려한 지방정부의 저항이 강하고요.

이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자원가격 상승이 예상됩니다.

호주의 리오틴토 주가는 1월대비 24% 상승했고, 영국의 앵글로 아메리칸은 2배 넘게 올랐고 한때 부실화가 우려됐던 스위스 자원기업인 글렌 코어 주가는 올해 80%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앵커>
장기적인 상승은 좀 더 지켜봐야 될 것 같은데요.

중국 정부도 그렇지만 사실 피해를 보고 있는 국가들도 중국 과잉공급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데요.

미국이 지난 12월에 이어 두 번째로 공급과잉 품목에 반덤핑 과세를 매기면서 중국에게 256%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미국의 조강생산량은 2014년 9400만톤에서 2015년 7892만톤으로 감소했습니다.

설비가동률은 70%에도 못 미친는 상태죠.

최근 철강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데, 매년 전체 수요의 30%를 외국산에 잠식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수입하는 물량은 연간 4400만톤인데 중국산이 30% 전후로 미국내 철강가격이 하락한 주요 원인이 됐습니다.

지난 2일 중국 등 7개국 제품에 예비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는데, 저가 공세를 펼쳤던 중국제품은 266.79%로 관세를 부과받아, 사실상 미국 수출길이 막혔고요.

대신 미국 시장에 냉연판가격은 소폭 오를 것으로 보이고요, 유럽에서도 덤핑관세를 부과 받은 만큼, 중국은 국내에서 남아도는 물량을 한국, 일본 등으로 수출물량을 돌릴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미국이 중국만이 아니라 한국에도 반덤핑 과세를 부과했습니다.

한국산 냉연강판과 용접각관에도 수출업체별로 2%에서 7% 가까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예비 판정을 내렸다는데, 국내 기업들 괜찮은 겁니까?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주력 대미 수출품인 냉연강판은 중국에 이어 시장점유율은 9.3%로 2위인데요, 그래도 우리나라의 냉연강판에 대한 반덤핑관세율은 2~6%로 시장 점유율 3위인 일본(71%)이나 브라질(38%), 러시아와 영국(5.79~31.39%)보다 낮아 피해가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국에 수출하는 냉연강판은 포스코가 10만톤, 현대제철 7만톤에 불과한 만큼, 반덤핑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 됩니다.

<앵커>
다시 중국 원자재 시장으로 돌아와서요, 중국 원자재 가운데 희토류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때 중국이 희토류 생산을 독점하다시피 했죠.

2010년에 동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 간의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금지'라는 보복적 경제 조치를 취했었잖아요.

우려도 많았는데, 최근 중국의 희토류 독점권이 줄어들었습니다, 왜일까요?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중국은 2010년에만 해도 전세계 첨단산업에 들어가는 핵심 희토류 원료의 98%를 장악하고 있긴했지만 지금은 89%까지 떨어졌고, 가격도 크게 하락했습니다.

이는 최근 각국이 인도, 남미 등지에서 신규 광산 개발, 도시 광산(폐기물에서 희토류 축출), 중국 내 90여개에 달하는 희토류 수출업체 간 경쟁심화되면서 수출가격이 하락하고 각국이 희토류를 쓰지 않는 자석과 에어콤프레서 개발 등 기술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계 무역기구가 희토류 수출제한조치가 위법이라고 결정한 뒤, 작년 중국은 희토류 수출쿼터와 수출세를 폐지한 상태이고요 여기에 중국은 수출가격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수백개로 난립된 과잉과 과열경쟁업체를 통폐합하고 있는데 시장통폐합 과정에서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서 가격이 더 내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과거 희토류 독점 사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중국 원자재 중에 또 주목해볼만한 것이 석유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이지만 동시에 세계 5위 생산 국가잖아요?

그런데 중국 국영 원유·가스 생산업체인 중국해양석유가 올해 생산량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중국의 움직임, 세계 석유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산유국이 증산 동결을 위한 협조자세로 돌아섰고 원유 투기세력은 수급개선을 주시하고 의도적으로 매수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20일에 열릴 OPEC회의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나오면 WTI는 지난 주말 38.5달러를 회복했는데요, 6월까지 45달러 상승도 가능해 보입니다.

그러나 현재 산유국은 이란의 증산요구를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감산에 합의하기는 어려워 보이고 공급과잉 해소 목표가 실패하면 WTI는 다시 30달러 안팎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의 과잉생산 중에는 원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말씀하신대로 중국이 석유 생산량을 감축한다해도 이미 과잉생산된 부분을 해결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아직은 중국의 경기침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많아 유가 변동성이 큰 상황이죠.

<앵커>
13.5주년 계획이 점차 실행되면 중국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 겁니까?

우리나라에도 좋은 소식이 들릴 수 있을까요?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중국은 인프라부문의 투자를 늘려는 재정정책을 지렛대로 삼아 경기회복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프라 건설에 사용되는 구리 등 비철금속을 중심으로 국제상품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국이 2020년까지 연평균 6.5% 이상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 지는 불확실하지만, 당장 자동차등록세 감면 연장 조치와 같은 수요정책이 발표되면 휘발유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유가격은 2월초 바닥에서 회복될 것은 분명해 보이고요,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구식생산시설 퇴출, 환경개선, 에너지효율을 끌어올리는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중국에 에너지, 소재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결국 중국이나 우리나라나 지금 상황에서 보다 나아질 건 없다는 말씀 같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내 원자재 관련 사업들의 수출과 관련해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조용찬 /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포스코는 전체 철강생산량의 50%를 수출합니다.

그런데 현재 17개국에서 70건의 규반덤핑, 상관관세, 세이프가드 수입규제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해외생산법인에 수출하는 소재도 규제를 받고 있습니다.

결국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기동적인 재정출동과 같은 수요정책에 정부가 기민하게 대응하고, 우리도 중국산 수입 조강 등 소재에 대한 세관장의 인증이나 엄격한 안전규정 등을 둬야 국내산업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최근 중국 원자재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것 같지만 언제든 다시 악화될 수 있는만큼, 그에 대비한 정책이 한시 바삐 나와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미중산업경제연구소 조용찬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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