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X-File] '뚝심의 리더십'으로 그룹 재건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SBS Biz 위정호
입력2016.02.24 21:15
수정2016.04.07 16:34
■ CEO 취재파일
▷ <최서우 / 진행자>
오늘 CEO X-File의 주인공은 박삼구 금호아시아그룹 회장입니다. 지난해 말 금호산업 되찾기에 성공하면서 그룹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큰데요. 취재 기자들과 이야기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금호그룹이 어떠한 이유로 위기를 맞고 있는지 배경을 살펴보고 지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 <서주연 / 기자>
일단 금호그룹 역사를 짚어보겠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성기를 누렸던, 박삼구 회장이 이끌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최대 전성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표를 보면 2006년에 건설업계 1,2위를 다투던 대우건설을, 2008년에는 물류업계 1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재계 7순위로 몸집을 불렸습니다.
▶ <위정호 / 기자>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며 6조원이 넘게 주고 인수한 대우건설은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의 원인이 됐고 제 때 팔리지 않아 결국 박삼구 회장은 경영 책임을 지고 총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금호렌터카, 대한통운을 매각하고 주력 계열사인 금호그룹과 금호타이어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그야말로 흑역사가 시작되게 됐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결국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무리한 인수 때문에 그룹 전체에 위험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는데, 지난해 말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아왔다 말씀을 드렸는데 그룹 재건에 어떤 의미가 있는건가요?
▶ <위정호 / 기자>
일단 금호그룹의 지배구조 표를 한번 봐주세요. 금호그룹의 정점에 금호산업이 있고, 이번에 인수를 위해 새롭게 만든 특수목적법인 금호기업이 있습니다. 마치 뜰채의 손잡이처럼 금호산업만 인수를 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사옥 등을 한꺼번에 가져올 수 있게 됩니다. 보시다시피 박삼구회장-> 금호기업-> 금호산업-> 아시아나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은 그룹 재건을 위해 6년여 간 기를 쓰고 금호산업 인수를 준비해왔던 것이죠.
▶ <서주연 / 기자>
네 맞습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대금 7228억원을 주채권은행에 납입 완료했습니다. 재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 인수대금을 마련했는데요.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우여곡절이라,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 <위정호 / 기자>
이건 제가 대략적인 과정을 지켜봐서 설명드리자면요. 지난 2009년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인수가격을 두고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해왔습니다. 인수과정에서 호반건설이 다크호스로 등장하기도 했고요. 기본적으로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 매각 가격으로 1조원이 넘는 가격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박 회장은 처음에 6500억 원대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팔려는 채권단과 사려는 박삼구 회장 간의 가격 차가 컸는데,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 <위정호 / 기자>
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죠? 그래서 협상이 이어졌고 박 회장은 7040억 원대에 인수하겠다고 수정 제안을 했는데 여기에 채권단이 이 가격에는 팔 수 없다, 다시 시장에 내놓겠다고 하면서 결국 7228억 원이라는 가격이 정해진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삼구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그룹 재건을 위한 핵심인 금호산업을 인수를 했고요.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그룹 재건을 위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을 했죠?
▶ <서주연 / 기자>
네, 박삼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 그룹 재건의 의미를 재확인했는데요. 창업 70주년을 맞는다는 점에서 그룹의 재건으로 제2의 창업을 맞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경영방침을 ‘창업초심’으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창업초심’은 박인천 창업주의 정신과 철학을 의미한다고 풀이했습니다. 금호산업의 인수로 그룹의 소유와 지배권이 채권단에서 박삼구 부자로 다시 회복됐으니,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선친인 고 박인천 회장이 창업한 것처럼 다시 경영하겠다는 뜻으로 언급한 게 아니냐 이렇게도 볼 수 있겠습니다.
▶ <위정호 / 기자>
박 회장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강한 금호를 만들겠다, 특히 이윤을 극대화해서 시장의 신뢰를 찾겠다, 이런 다짐도 강조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금호그룹 상황에서는 계열사들의 이윤 창출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니 그런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있겠네요. 본격적인 그룹 재건 작업을 위해 핵심계열사인 금호산업을 인수했고 신년사를 통해 의지도 표명했는데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올해 초 인사였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을 그룹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이죠. 사장으로 승진했죠?
▶ <위정호 / 기자>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이죠.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올해 초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로 승진했습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한 후 첫 인사여서 재계 관심이 높았는데요. 금호기업의 지분을 박삼구 회장 다음인 25.1%를 보유한 대주주인 박세창 부사장이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일각에서는 박 사장이 2005년 금호타이어로 입사해 회사 실적 개선 등의 경험을 토대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세창 사장의 승진을 두고 다른 시각도 있죠?
▶ <서주연 / 기자>
네 분명 또 다른 시각도 존재하는데요. 박세창 사장은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에 임명됐지만 단독은 아니고 투톱 체제로 임명됐습니다. 공동 사장인 서재환 사장은 박삼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그룹 계열사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박세창 사장은 일종의 경영수업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 업무는 계열사 경영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요. 박세창 사장이 맡은 계열사는 아시아나 세이버입니다. 그런데 이 계열사 경영으로 박사장의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평가하기에도 좀 애매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아나세이버는 주로 여행사를 상대로 항공권 예약 발권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알짜 자회사입니다. 그렇기에 경영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애매한 자리라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인사는 3세 경영 본격화라기보다는 경영수업이라고 보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세창 사장의 승진을 두고는 재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 같네요. 박삼구 회장이 그룹 재건이라는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금호타이어를 찾아와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왜 그런 시각이 있는거죠?
▶ <서주연 / 기자>
일단 준비된 그림을 보시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한눈에 알아보실 수 있을 텐데요. 지금 금호타이어만이 채권단 밑에 자리하고 있죠? 금호타이어가 과거 금호그룹의 핵심계열사였다는 것은 다들 아시는건데요. 이번에 금호가에 인수될 경우 2010년 그룹의 워크아웃 개시 이후 채권단이 관리했던 대부분의 계열사가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의 소유와 관리로 회복됩니다. 그룹 재건을 위해서는 말 그대로 비어있는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게 된다는 데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채권단 관리 하에 있는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 서서히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 겁니까?
▶ <위정호 / 기자>
채권단은 현재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을 서서히 준비 중입니다. KDB산업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데요. 채권단은 현재 주가상황 등을 고려해서 팔지 말지를 결정하는 매각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고구요. 매각자문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CS)다음달 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조사 후 긍정적으로 결론이 나오면 올해 하반기부터 매각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구체작인 매각 작업이 진행된다는 것인데, 가장 관심사는 역시 박 회장의 참여 여부일 텐데요. 박 회장의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데, 다른 후보들에 비해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인수전 참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죠? 어떤가요?
▶ <서주연 / 기자>
네, 아직은 매각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이 인수전에 나서겠다 말겠다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만약 매각이 진행된다면 당연히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당사자로서 금호산업과 같이 강력한 인수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여러 정황상 박 회장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박 회장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이 무엇이고 인수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건가요?
▶ <위정호 / 기자>
우선매수청구권이 어떤 효력을 갖고 있는지 짚어드릴게요. 말 그대로 우선적으로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청구권을 말합니다. 현재 금호타이어 인수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미쉐린이나 브릿지스톤 등이 인수가격을 써내면 박삼구 회장은 우선적으로 그 가격을 보고 금호타이어를 인수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경쟁자들이 까놓은 패를 모두 엿보고 나서 본인이 살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으니 자금조달능력만 있다면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최근 금호타이어의 경우 박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노사 문제가 임단협 타결이 되면서 한시름 놓았다는 평가도 있거든요?
▶ <서주연 / 기자>
물론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 2015년 임단협 합의를 호재로 볼 수는 있습니다만 당장 올 4월부터 2016년 임단협이 다시 개시된다는 게 문제입니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노조가 과연 어떤 대응을 할지 예측이 어렵다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지난 합의가 큰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여전히 노조 문제는 변수, 위험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거군요. 금호고속 역시 인수해야 할 대상인거죠?
▶ <위정호 / 기자>
지난해 박삼구 회장은 3년 만에 어렵게 인수한 금호고속을 재매각했습니다. 금호고속은 금호그룹의 모태가 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창업주 고 박인천 회장이 미국산 중고택시 두 대를 사들여 광주택시를 설립한 것이 몇 년 뒤 광주고속, 현 금호고속으로 커지면서 현재 금호그룹의 토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 <서주연 / 기자>
하지만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사활을 걸었던 박삼구 회장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느끼고 칸서스 사모펀드에 3900억 원에 재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금호고속 또한 다시 사들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일단 급하고 중요한 것이 금호산업이다 보니 금호고속을 다른 이의 손에 맡겼다고 해석할 수 있겠네요. 앞서 살펴본 대로 박삼구 회장이 지난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본인이 갖고 있던 돈, 또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을 굉장히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남아있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관건이 자금조달 능력일텐데 일부에서는 이 부분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위정호 / 기자>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을 인수하는데 본인이 가진 모든 능력을 동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금호산업의 인수자금 구성을 보면요, 1500여억 원은 박삼구 회장, 박세창 사장의 금호기업 유상증자로 마련됐고요.
2700억 원은 CJ, 효성, 코오롱 등 재계 10여개 기업이 십시일반으로 금호기업 유상증자에 참여해 확보했습니다. 나머지 3000억 원은 NH투자증권 등 금융권의 차입을 통해 마련됐습니다. 이쯤되면 박삼구 회장의 경제계 인맥과 역량은 다 동원된 셈인데요. 어떻게 다시 1조원 가량의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거죠.
▷ <최서우 / 진행자>
박삼구 회장이 본인의 인맥을 통해서 재계의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당연히 갚아야 할 돈일틴데, 문제는 계열사들도 제대로 실적을 내는 곳이 많지 않다는거죠?
▶ <서주연 /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장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해 815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저유가 상황을 잘 활용해 대한항공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워크아웃 졸업 후 신규수주물량을 늘려가는 금호산업은 그나마 상황이 낫긴 한데요. 지난해 반짝 좋았던 건설경기가 다시 돌아서면서 언제 경영상황에 빨간불이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룹 계열사 중에서 그나마 에어부산이 돈을 잘 벌어오기는 하지만 규모가 작습니다. 그룹 내 캐시카우로는 역부족인 상황이구요.
▷ <최서우 / 진행자>
주요 계열사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도 박삼구 회장의 고민거리지만 동생인 박찬구 회장과의 불화도 또 다른 고민입니다. 이 불화가 그룹 재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사인데 먼저 금호그룹 가계를 살펴보죠.
▶ <서주연 / 기자>
가계도를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텐데요.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와 부인 이순정 여사 사이에서 5명의 아들과 3명의 딸을 뒀구요. 5명의 아들 중 학자 출신인 막내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을 뺀 네 명은 모두 경영에 참여했습니다.
장남 박성용 전 금호그룹 명예회장은 창업주 박인천 회장이 타계한 1984년 회사를 물려받은 뒤 1996년 동생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고요. 박정구 전 회장이 지난 2002년 폐암으로 타계하면서 삼남 박삼구 당시 부회장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사남 박찬구 당시 사장은 1984년부터 그룹의 화학 분야를 담당하며 금호석유화학 사장과 부회장, 금호케미칼 사장 등을 맡았습니다. 금호가의 2세들은 각각 똑같이 아들을 한 명씩 뒀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금호그룹 형제들이 나름대로 다른 재벌 기업에 비해 형제 경영을 잘 이어온 것으로 보이는데, 갑자기 박삼구 박찬구 회장 간의 갈등이 불거진 이유가 뭔가요?
▶ <서주연 / 기자>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한때 ‘형제경영의 모범’으로 칭송을 받았었죠. 그런데 2006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견해 차이를 보이며 틀어졌습니다. 한마디로 그룹의 몸집을 불리는 것에 대해 형인 박삼구 회장은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동생은 여러가지 리스크를 모험이라고 생각하고 자중하길 바랐던 것이죠.
결국 대우건설 등의 인수가 그룹 전체를 뒤흔드는 유동성 위기를 불러오면서 형제 간의 갈등은 더 커졌습니다. 이후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화의 계열 분리를 시도하면서 지분 경쟁이 벌어졌고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둘 사이는 더욱 악화됐습니다. 2011년 박찬구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계열에서 제외해 줄 것을 신청하면서 형제는 완전히 등을 돌렸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두 형제 간 갈등이 본격화 된 계기가 있죠?
▶ <위정호 / 기자>
네, 박찬구 회장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자신이 재판정에 서게 된 배경에 형이 있다고 판단한 박 회장이 박삼구 회장을 4000억 원대 배임 혐의로 고소하는 등 맞불을 놓으면서 두 사람 간 갈등은 정점에 이르렀습니다.
양 측은 상표권 소송을 비롯해 아시아나 항공 주식매각청구소송, 아시아나 항공 주주총회 결의 무효소송과 형사 고발건 등으로 전면전을 치렀고, 심지어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를 고소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두 형제가 줄소송을 한 셈인데, 운전기사 고소 이유는 뭔가요?
▶ <위정호 / 기자>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 보안담당 직원을 통해서 박삼구 회장의 일정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박 회장 측은 유출된 일정을 토대로 경영권 분쟁 공격이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현재 법원은 운전기사 김 모씨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까지 무죄를 선고한 상태입니다.
▶ <서주연 / 기자>
중간에 화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 적 있어요. 금호산업 인수로 여유가 생긴 박삼구 회장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공식석상에서 "모두 형의 입장으로 껴안겠다, 형의 잘못이 컸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동생인 박찬구 회장 측은 "화해의 의사도, 이유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서 여전히 상표권소송과 기업어음관련 검찰 항고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형제 갈등이 장기화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은데요. 중요한 것은 형제 간 갈등이 그룹 재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입니다.
▶ <위정호 / 기자>
일단 그룹재건을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인데요. 현실적으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형제간의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이 그 핵심인데요. 앞으로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아시아나항공 등을 이용하려 할 경우 아시아나 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화 박찬구 회장이 논란을 제기하게 되면 갈등이 재점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 <최서우 / 진행자>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화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 분리가 완전히 되서 전혀 다른 회사가 됐기에 형제가 그룹을 위해 힘을 모을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네요. 금호산업 인수 때도 박삼구 회장의 마당발 리더십, 재계 넓은 인맥이 어느정도 힘을 발휘했는데요. CJ·효성·코오롱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박삼구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했거든요. 왜 도와준 겁니까?
▶ <위정호 / 기자>
재계에서는 타 그룹사의 모태가 되는 지주사 격 회사는 인수하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다고 합니다. 금호그룹에서는 금호산업이 해당될 텐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CJ나 효성, LG화학, SK에너지 등은 금호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투자를 감행했는데요. 일단 표면적으로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가 엮여 있습니다.
LG화학은 합성고무를 금호타이어에 납품하고 있고, SK에너지는 아사아나 항공에 항공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CJ의 경우 금호그룹으부터 대한통운을 인수해서 두번째 그룹을 도와준 셈인데요. 이 덕에 과거에도 금호그룹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유상증자 형태로 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재계에서는 CJ 손병식 회장의 부인과 박삼구 회장의 부인이 서울대 미대 동창이라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계에서는 국적항공사를 갖고 있는 금호그룹이 혹여나 외국, 혹은 제 3자에게 넘어갔을 경우 그 후폭풍이 우려돼 더욱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삼구 회장의 친분이 작용한 부분도 있지만 비즈니스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이해가 되는데요. 이 같은 마당발 리더십이 향후 금호타이어 인수 때도 어느정도 역할을 할지 궁금하네요.
▶ <서주연 / 기자>
금호산업 인수 때는 박삼구 부자가 보유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해서 현금을 마련했습니다. 이것을 마중물 삼아서 수십명에 달하는 재계와 기업의 지인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NH투자증권으로부터 3300억 원을 차입해서 7228억 원이라는 금액을 힘겹게 마련했다고 합니다. 선산을 팔았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전 재산을 털었다라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서 박삼구 부자가 더 이상 현금화 할 자산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데다가 재계의 도움을 또 받는 것이 쉬운 일이겠느냐라는 예상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박삼구 회장의 자금조달 여부가 금호타이어 매각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 회장 재계 마당발이라는 수식어 이외에 나름 디테일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도 있죠?
▶ <위정호 / 기자>
기업 이미지 제고와 디테일한 경영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아시아나 항공 매뉴얼을 보면 ‘참신한 서비스, 정성어린 서비스, 상냥한 서비스, 고급스런 서비스’ 등으로 나뉘어 있을 정도로 디테일과 완벽성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또 나이에 비해 젊은 생각으로 영원한 삼구, 39세라는 애칭도 있다네요.
▶ <서주연 / 기자>
이 젊은 마인드 때문인지 거침없는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박삼구 회장이 2011년도에 가지고 있던 금호석화 지분 전부를 팔아서 만든 자금과 보유현금 3300억원을 당시 어려움을 겪던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의 유상증자에 투입을 했는데요. 당시 특히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금호산업은 감자가 예상돼 있었는데도 유상증자에 참여해서 약 17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를 감수하고 투입했습니다.
금호그룹 경영진과 금호산업 채권단조차 반대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부분에서 재계 안팎에서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다라는 평이 나왔고, 특히 채권단에서 박삼구 회장의 재건을 지지하게 만드는데 한 몫을 했다고 합니다. 선산을 팔았다, 가진 모든 자금을 투입했다는 부분이 책임지고 기업을 재건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채권단에서는 받아들여졌는데요. 일부 재계 일부에서는 전략적인 제스처다, 영리한 움직임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재계 마당발, 뚝심 리더십,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을 일컫는 수식어입니다. 반면 무모할만큼 저돌적이라는 수식어 역시 박 회장에 대한 재계의 평가입니다. 이렇게 상반된 평가가 존재하는 것은 박 회장이 그룹의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고 위기에서 구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박 회장의 올해 그룹 재건 성공 여부에 따라서 이 같은 재계의 평가는 다시금 달라질 전망입니다. 어렵사리 다시 일어선 만큼, 현명한 해법들로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CEO 취재파일, 매주 수요일 저녁 8시에 방송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오늘 CEO X-File의 주인공은 박삼구 금호아시아그룹 회장입니다. 지난해 말 금호산업 되찾기에 성공하면서 그룹 재건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큰데요. 취재 기자들과 이야기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금호그룹이 어떠한 이유로 위기를 맞고 있는지 배경을 살펴보고 지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 <서주연 / 기자>
일단 금호그룹 역사를 짚어보겠습니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성기를 누렸던, 박삼구 회장이 이끌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최대 전성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표를 보면 2006년에 건설업계 1,2위를 다투던 대우건설을, 2008년에는 물류업계 1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재계 7순위로 몸집을 불렸습니다.
▶ <위정호 / 기자>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습니다. 건설 경기가 얼어붙으며 6조원이 넘게 주고 인수한 대우건설은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의 원인이 됐고 제 때 팔리지 않아 결국 박삼구 회장은 경영 책임을 지고 총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이후 금호렌터카, 대한통운을 매각하고 주력 계열사인 금호그룹과 금호타이어까지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그야말로 흑역사가 시작되게 됐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결국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의 무리한 인수 때문에 그룹 전체에 위험을 초래했다고 볼 수 있는데, 지난해 말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되찾아왔다 말씀을 드렸는데 그룹 재건에 어떤 의미가 있는건가요?
▶ <위정호 / 기자>
일단 금호그룹의 지배구조 표를 한번 봐주세요. 금호그룹의 정점에 금호산업이 있고, 이번에 인수를 위해 새롭게 만든 특수목적법인 금호기업이 있습니다. 마치 뜰채의 손잡이처럼 금호산업만 인수를 하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금호터미널 사옥 등을 한꺼번에 가져올 수 있게 됩니다. 보시다시피 박삼구회장-> 금호기업-> 금호산업-> 아시아나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완성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은 그룹 재건을 위해 6년여 간 기를 쓰고 금호산업 인수를 준비해왔던 것이죠.
▶ <서주연 / 기자>
네 맞습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12월,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인수대금 7228억원을 주채권은행에 납입 완료했습니다. 재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 인수대금을 마련했는데요. 참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우여곡절이라, 어떤 일들이 있었습니까?
▶ <위정호 / 기자>
이건 제가 대략적인 과정을 지켜봐서 설명드리자면요. 지난 2009년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인수가격을 두고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과 줄다리기를 해왔습니다. 인수과정에서 호반건설이 다크호스로 등장하기도 했고요. 기본적으로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 매각 가격으로 1조원이 넘는 가격을 요구했습니다. 그런데 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박 회장은 처음에 6500억 원대 가격을 제시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팔려는 채권단과 사려는 박삼구 회장 간의 가격 차가 컸는데, 결국 어떻게 됐습니까?
▶ <위정호 / 기자>
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죠? 그래서 협상이 이어졌고 박 회장은 7040억 원대에 인수하겠다고 수정 제안을 했는데 여기에 채권단이 이 가격에는 팔 수 없다, 다시 시장에 내놓겠다고 하면서 결국 7228억 원이라는 가격이 정해진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삼구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그룹 재건을 위한 핵심인 금호산업을 인수를 했고요.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그룹 재건을 위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을 했죠?
▶ <서주연 / 기자>
네, 박삼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 그룹 재건의 의미를 재확인했는데요. 창업 70주년을 맞는다는 점에서 그룹의 재건으로 제2의 창업을 맞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경영방침을 ‘창업초심’으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창업초심’은 박인천 창업주의 정신과 철학을 의미한다고 풀이했습니다. 금호산업의 인수로 그룹의 소유와 지배권이 채권단에서 박삼구 부자로 다시 회복됐으니,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선친인 고 박인천 회장이 창업한 것처럼 다시 경영하겠다는 뜻으로 언급한 게 아니냐 이렇게도 볼 수 있겠습니다.
▶ <위정호 / 기자>
박 회장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강한 금호를 만들겠다, 특히 이윤을 극대화해서 시장의 신뢰를 찾겠다, 이런 다짐도 강조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금호그룹 상황에서는 계열사들의 이윤 창출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니 그런 측면에서 받아들일 수 있겠네요. 본격적인 그룹 재건 작업을 위해 핵심계열사인 금호산업을 인수했고 신년사를 통해 의지도 표명했는데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올해 초 인사였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박삼구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을 그룹 전면에 내세웠다는 것이죠. 사장으로 승진했죠?
▶ <위정호 / 기자>
박삼구 회장의 외아들이죠.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올해 초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 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로 승진했습니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한 후 첫 인사여서 재계 관심이 높았는데요. 금호기업의 지분을 박삼구 회장 다음인 25.1%를 보유한 대주주인 박세창 부사장이 승진하면서 3세 경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일각에서는 박 사장이 2005년 금호타이어로 입사해 회사 실적 개선 등의 경험을 토대로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세창 사장의 승진을 두고 다른 시각도 있죠?
▶ <서주연 / 기자>
네 분명 또 다른 시각도 존재하는데요. 박세창 사장은 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에 임명됐지만 단독은 아니고 투톱 체제로 임명됐습니다. 공동 사장인 서재환 사장은 박삼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그룹 계열사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박세창 사장은 일종의 경영수업을 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주 업무는 계열사 경영이라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요. 박세창 사장이 맡은 계열사는 아시아나 세이버입니다. 그런데 이 계열사 경영으로 박사장의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평가하기에도 좀 애매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아나세이버는 주로 여행사를 상대로 항공권 예약 발권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데요.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알짜 자회사입니다. 그렇기에 경영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애매한 자리라는 겁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인사는 3세 경영 본격화라기보다는 경영수업이라고 보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세창 사장의 승진을 두고는 재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 같네요. 박삼구 회장이 그룹 재건이라는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금호타이어를 찾아와야 한다는 시각도 있는데, 왜 그런 시각이 있는거죠?
▶ <서주연 / 기자>
일단 준비된 그림을 보시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한눈에 알아보실 수 있을 텐데요. 지금 금호타이어만이 채권단 밑에 자리하고 있죠? 금호타이어가 과거 금호그룹의 핵심계열사였다는 것은 다들 아시는건데요. 이번에 금호가에 인수될 경우 2010년 그룹의 워크아웃 개시 이후 채권단이 관리했던 대부분의 계열사가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의 소유와 관리로 회복됩니다. 그룹 재건을 위해서는 말 그대로 비어있는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게 된다는 데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채권단 관리 하에 있는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 서서히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 겁니까?
▶ <위정호 / 기자>
채권단은 현재 금호타이어 매각작업을 서서히 준비 중입니다. KDB산업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 채권단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는데요. 채권단은 현재 주가상황 등을 고려해서 팔지 말지를 결정하는 매각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고구요. 매각자문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CS)다음달 이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조사 후 긍정적으로 결론이 나오면 올해 하반기부터 매각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는 구체작인 매각 작업이 진행된다는 것인데, 가장 관심사는 역시 박 회장의 참여 여부일 텐데요. 박 회장의 경우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데, 다른 후보들에 비해 좀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인수전 참여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죠? 어떤가요?
▶ <서주연 / 기자>
네, 아직은 매각 타당성을 검토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이 인수전에 나서겠다 말겠다 여부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만약 매각이 진행된다면 당연히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당사자로서 금호산업과 같이 강력한 인수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여러 정황상 박 회장이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박 회장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이 무엇이고 인수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건가요?
▶ <위정호 / 기자>
우선매수청구권이 어떤 효력을 갖고 있는지 짚어드릴게요. 말 그대로 우선적으로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된 청구권을 말합니다. 현재 금호타이어 인수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미쉐린이나 브릿지스톤 등이 인수가격을 써내면 박삼구 회장은 우선적으로 그 가격을 보고 금호타이어를 인수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권한을 갖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경쟁자들이 까놓은 패를 모두 엿보고 나서 본인이 살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으니 자금조달능력만 있다면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최근 금호타이어의 경우 박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노사 문제가 임단협 타결이 되면서 한시름 놓았다는 평가도 있거든요?
▶ <서주연 / 기자>
물론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최근 2015년 임단협 합의를 호재로 볼 수는 있습니다만 당장 올 4월부터 2016년 임단협이 다시 개시된다는 게 문제입니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노조가 과연 어떤 대응을 할지 예측이 어렵다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지난 합의가 큰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겁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여전히 노조 문제는 변수, 위험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거군요. 금호고속 역시 인수해야 할 대상인거죠?
▶ <위정호 / 기자>
지난해 박삼구 회장은 3년 만에 어렵게 인수한 금호고속을 재매각했습니다. 금호고속은 금호그룹의 모태가 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창업주 고 박인천 회장이 미국산 중고택시 두 대를 사들여 광주택시를 설립한 것이 몇 년 뒤 광주고속, 현 금호고속으로 커지면서 현재 금호그룹의 토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 <서주연 / 기자>
하지만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전에 사활을 걸었던 박삼구 회장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느끼고 칸서스 사모펀드에 3900억 원에 재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금호고속 또한 다시 사들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일단 급하고 중요한 것이 금호산업이다 보니 금호고속을 다른 이의 손에 맡겼다고 해석할 수 있겠네요. 앞서 살펴본 대로 박삼구 회장이 지난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본인이 갖고 있던 돈, 또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을 굉장히 많이 하지 않았습니까. 남아있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관건이 자금조달 능력일텐데 일부에서는 이 부분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 <위정호 / 기자>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을 인수하는데 본인이 가진 모든 능력을 동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금호산업의 인수자금 구성을 보면요, 1500여억 원은 박삼구 회장, 박세창 사장의 금호기업 유상증자로 마련됐고요.
2700억 원은 CJ, 효성, 코오롱 등 재계 10여개 기업이 십시일반으로 금호기업 유상증자에 참여해 확보했습니다. 나머지 3000억 원은 NH투자증권 등 금융권의 차입을 통해 마련됐습니다. 이쯤되면 박삼구 회장의 경제계 인맥과 역량은 다 동원된 셈인데요. 어떻게 다시 1조원 가량의 금호타이어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거죠.
▷ <최서우 / 진행자>
박삼구 회장이 본인의 인맥을 통해서 재계의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당연히 갚아야 할 돈일틴데, 문제는 계열사들도 제대로 실적을 내는 곳이 많지 않다는거죠?
▶ <서주연 /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장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 항공은 지난해 815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저유가 상황을 잘 활용해 대한항공과 비교되는 부분입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0% 가까이 늘었습니다.
워크아웃 졸업 후 신규수주물량을 늘려가는 금호산업은 그나마 상황이 낫긴 한데요. 지난해 반짝 좋았던 건설경기가 다시 돌아서면서 언제 경영상황에 빨간불이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룹 계열사 중에서 그나마 에어부산이 돈을 잘 벌어오기는 하지만 규모가 작습니다. 그룹 내 캐시카우로는 역부족인 상황이구요.
▷ <최서우 / 진행자>
주요 계열사 실적이 좋지 않다는 것도 박삼구 회장의 고민거리지만 동생인 박찬구 회장과의 불화도 또 다른 고민입니다. 이 불화가 그룹 재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사인데 먼저 금호그룹 가계를 살펴보죠.
▶ <서주연 / 기자>
가계도를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텐데요. 고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와 부인 이순정 여사 사이에서 5명의 아들과 3명의 딸을 뒀구요. 5명의 아들 중 학자 출신인 막내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을 뺀 네 명은 모두 경영에 참여했습니다.
장남 박성용 전 금호그룹 명예회장은 창업주 박인천 회장이 타계한 1984년 회사를 물려받은 뒤 1996년 동생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고요. 박정구 전 회장이 지난 2002년 폐암으로 타계하면서 삼남 박삼구 당시 부회장이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습니다. 사남 박찬구 당시 사장은 1984년부터 그룹의 화학 분야를 담당하며 금호석유화학 사장과 부회장, 금호케미칼 사장 등을 맡았습니다. 금호가의 2세들은 각각 똑같이 아들을 한 명씩 뒀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금호그룹 형제들이 나름대로 다른 재벌 기업에 비해 형제 경영을 잘 이어온 것으로 보이는데, 갑자기 박삼구 박찬구 회장 간의 갈등이 불거진 이유가 뭔가요?
▶ <서주연 / 기자>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한때 ‘형제경영의 모범’으로 칭송을 받았었죠. 그런데 2006년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견해 차이를 보이며 틀어졌습니다. 한마디로 그룹의 몸집을 불리는 것에 대해 형인 박삼구 회장은 적극적으로 나선 반면 동생은 여러가지 리스크를 모험이라고 생각하고 자중하길 바랐던 것이죠.
결국 대우건설 등의 인수가 그룹 전체를 뒤흔드는 유동성 위기를 불러오면서 형제 간의 갈등은 더 커졌습니다. 이후 박찬구 회장이 금호석화의 계열 분리를 시도하면서 지분 경쟁이 벌어졌고요.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둘 사이는 더욱 악화됐습니다. 2011년 박찬구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에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를 계열에서 제외해 줄 것을 신청하면서 형제는 완전히 등을 돌렸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두 형제 간 갈등이 본격화 된 계기가 있죠?
▶ <위정호 / 기자>
네, 박찬구 회장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자신이 재판정에 서게 된 배경에 형이 있다고 판단한 박 회장이 박삼구 회장을 4000억 원대 배임 혐의로 고소하는 등 맞불을 놓으면서 두 사람 간 갈등은 정점에 이르렀습니다.
양 측은 상표권 소송을 비롯해 아시아나 항공 주식매각청구소송, 아시아나 항공 주주총회 결의 무효소송과 형사 고발건 등으로 전면전을 치렀고, 심지어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를 고소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두 형제가 줄소송을 한 셈인데, 운전기사 고소 이유는 뭔가요?
▶ <위정호 / 기자>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 보안담당 직원을 통해서 박삼구 회장의 일정이 외부로 유출됐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박 회장 측은 유출된 일정을 토대로 경영권 분쟁 공격이 들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현재 법원은 운전기사 김 모씨에 대해 1심에 이어 2심까지 무죄를 선고한 상태입니다.
▶ <서주연 / 기자>
중간에 화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 적 있어요. 금호산업 인수로 여유가 생긴 박삼구 회장이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공식석상에서 "모두 형의 입장으로 껴안겠다, 형의 잘못이 컸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동생인 박찬구 회장 측은 "화해의 의사도, 이유도 없다"는 입장을 밝혀서 여전히 상표권소송과 기업어음관련 검찰 항고 등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형제 갈등이 장기화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은데요. 중요한 것은 형제 간 갈등이 그룹 재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입니다.
▶ <위정호 / 기자>
일단 그룹재건을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인데요. 현실적으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형제간의 갈등의 골이 깊다는 것이 그 핵심인데요. 앞으로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아시아나항공 등을 이용하려 할 경우 아시아나 항공의 2대 주주인 금호석화 박찬구 회장이 논란을 제기하게 되면 갈등이 재점화 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 <최서우 / 진행자>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화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계열 분리가 완전히 되서 전혀 다른 회사가 됐기에 형제가 그룹을 위해 힘을 모을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네요. 금호산업 인수 때도 박삼구 회장의 마당발 리더십, 재계 넓은 인맥이 어느정도 힘을 발휘했는데요. CJ·효성·코오롱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박삼구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했거든요. 왜 도와준 겁니까?
▶ <위정호 / 기자>
재계에서는 타 그룹사의 모태가 되는 지주사 격 회사는 인수하면 안 된다는 불문율이 있다고 합니다. 금호그룹에서는 금호산업이 해당될 텐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CJ나 효성, LG화학, SK에너지 등은 금호기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투자를 감행했는데요. 일단 표면적으로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가 엮여 있습니다.
LG화학은 합성고무를 금호타이어에 납품하고 있고, SK에너지는 아사아나 항공에 항공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CJ의 경우 금호그룹으부터 대한통운을 인수해서 두번째 그룹을 도와준 셈인데요. 이 덕에 과거에도 금호그룹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유상증자 형태로 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재계에서는 CJ 손병식 회장의 부인과 박삼구 회장의 부인이 서울대 미대 동창이라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계에서는 국적항공사를 갖고 있는 금호그룹이 혹여나 외국, 혹은 제 3자에게 넘어갔을 경우 그 후폭풍이 우려돼 더욱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삼구 회장의 친분이 작용한 부분도 있지만 비즈니스적인 부분도 있었다고 이해가 되는데요. 이 같은 마당발 리더십이 향후 금호타이어 인수 때도 어느정도 역할을 할지 궁금하네요.
▶ <서주연 / 기자>
금호산업 인수 때는 박삼구 부자가 보유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을 매각해서 현금을 마련했습니다. 이것을 마중물 삼아서 수십명에 달하는 재계와 기업의 지인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NH투자증권으로부터 3300억 원을 차입해서 7228억 원이라는 금액을 힘겹게 마련했다고 합니다. 선산을 팔았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전 재산을 털었다라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서 박삼구 부자가 더 이상 현금화 할 자산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데다가 재계의 도움을 또 받는 것이 쉬운 일이겠느냐라는 예상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박삼구 회장의 자금조달 여부가 금호타이어 매각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박 회장 재계 마당발이라는 수식어 이외에 나름 디테일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도 있죠?
▶ <위정호 / 기자>
기업 이미지 제고와 디테일한 경영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아시아나 항공 매뉴얼을 보면 ‘참신한 서비스, 정성어린 서비스, 상냥한 서비스, 고급스런 서비스’ 등으로 나뉘어 있을 정도로 디테일과 완벽성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또 나이에 비해 젊은 생각으로 영원한 삼구, 39세라는 애칭도 있다네요.
▶ <서주연 / 기자>
이 젊은 마인드 때문인지 거침없는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는데요. 박삼구 회장이 2011년도에 가지고 있던 금호석화 지분 전부를 팔아서 만든 자금과 보유현금 3300억원을 당시 어려움을 겪던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의 유상증자에 투입을 했는데요. 당시 특히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했다고 합니다. 금호산업은 감자가 예상돼 있었는데도 유상증자에 참여해서 약 17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를 감수하고 투입했습니다.
금호그룹 경영진과 금호산업 채권단조차 반대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부분에서 재계 안팎에서 기업가 정신이 투철하다라는 평이 나왔고, 특히 채권단에서 박삼구 회장의 재건을 지지하게 만드는데 한 몫을 했다고 합니다. 선산을 팔았다, 가진 모든 자금을 투입했다는 부분이 책임지고 기업을 재건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채권단에서는 받아들여졌는데요. 일부 재계 일부에서는 전략적인 제스처다, 영리한 움직임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
▷ <최서우 / 진행자>
재계 마당발, 뚝심 리더십,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을 일컫는 수식어입니다. 반면 무모할만큼 저돌적이라는 수식어 역시 박 회장에 대한 재계의 평가입니다. 이렇게 상반된 평가가 존재하는 것은 박 회장이 그룹의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고 위기에서 구하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박 회장의 올해 그룹 재건 성공 여부에 따라서 이 같은 재계의 평가는 다시금 달라질 전망입니다. 어렵사리 다시 일어선 만큼, 현명한 해법들로 좋은 결과가 있길 기대하겠습니다.
(CEO 취재파일, 매주 수요일 저녁 8시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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