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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화제] 시한부 면세점 직원들의 '눈물'…면세점대전 후폭풍 계속된다

SBS Biz 이한라
입력2016.01.15 11:13
수정2016.01.15 11:13

■ 경제와이드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지난해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이슈, 면세점이었죠?

맞습니다.

사업권 수성이냐, 실패냐에 따라 업체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는데요.

특히 10년 주기 자동 갱신 방식에서 5년마다 경쟁입찰을 통해 새 사업자를 선정하는 특허 선정방식, 논란의 여지를 남겼습니다.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만 탈락업체들의 타격이 생각 이상으로 치명적인 것 같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보죠.

이한라 기자.

<기자>
네, 이한라입니다.

<앵커>
면세점 대전 후폭풍이 거세다고요.

대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하죠.

긴 설명보다는, 일단 화면부터 함께 보시죠.

[서영희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지배인 : 어렵게 두 아들을 데리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신랑은 아직도 부산에 있습니다. (아들이) 울면서 제게 아빠와 (부산에) 남으면 안되겠냐고 했지만 겨우 설득을 해서 (서울에) 올라왔는데, 이제 정말로 한 자리에 머물러서 일하고 싶습니다.]

[황순재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원 : 취업을 위해서 3년간 준비했던 제 노력을 옆에서 지켜봐왔던 가족들은 제가 혹시나 속상할까봐 크게 내색은 안하시지만 더 이상 포기를 강요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롯데면세점 노동조합 : 우리는 떠나기 싫다. 면세회사 노동자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라! (보장하라!보장하라!보장하라!) 고용불안 야기하는 면세법 개정하라!]

<앵커>
지금 같이 본 영상은 사업권을 잃어버린 잠실 롯데면세점 직원들이군요?

<기자>
네, 지난 11일 국회 앞에서 열렸던 롯데면세점 노동조합 직원들의 규탄대회 모습입니다.

이날 상당히 추운 날씨였는데도 노조 직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른 시간부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처음 발표한 서영희 지배인은 20년 넘게 롯데면세점에서 일했는데요.

김해공항면세점 재승인이 불발되면서 지난 2014년 월드타워점으로 발령이 나자, 남편과 생이별한 채 두 아들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월드타워면세점이 재승인에 실패하면서 1년만에 또, 직장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앵커>
사업권 박탈로 일터를 옮겼는데, 이번에는 아예 일터가 없어지는 상황이 된 거라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두 번째로 발표한 황순재 씨는 1년간의 계약직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6월 정직원이 된 신입사원인데요.

정규직이 된 기쁨도 잠시 월드타워점 재승인 불발로 또 다시 일자리 불안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앵커>
세상사에 사연없는 사람 없다고 합니다만, 영상을 보니까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꽤 있네요?

<기자>
네, 저도 직원들을 직접 대면한 것은 처음이었는데요.

막상 현장에서 이야기를 듣고, 보니까 안타까운 마음이 적지 않았습니다.

롯데 월드타워면세점, 오는 6월 영업 종료를 앞두고 약 1300명의 직원들이 고용불안에 떨고 있는데요.

동일 사업장인 김포공항점과 코엑스점으로 고용승계가 이뤄진다고 해도 해당 지점들 역시 올해 사업권 만료를 앞두고 있어 불안감을 떨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롯데 월드타워면세점은 이렇고, 함께 탈락했던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예상하셨겠지만 워커힐면세점 상황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롯데와 달리 사업을 전면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라 선택 폭도 좁고 900여명의 직원들이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을 위기에 불안감도 큰 모습입니다.

<앵커>
그런데요 이 기자.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이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관세청에 제출한 서류에 탈락 면세점 직원들 고용, 보장해주겠다는 내용을 집어넣었었잖아요?

그쪽에서 고용해주면 되잖아요.

왜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 겁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두산은 현재 워커힐면세점의 보세물류창고와 IT운영시스템 인수에 대한 협상 작업을 거의 마무리 지었고요.

고용 승계를 위해 워커힐 직원들과 개별면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파견직원은 협상대상에서 제외됐고, 재고부분에 대한 협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신세계 역시 고용승계 입장을 밝혀 왔죠.

성영목 신세계DF사장은 신규 사업권 획득 이후 "기존 면세사업 인력을 충원할 필요성도, 충원 의지도 갖고 있다"며 "면세업계 종사자의 의사를 존중해 단계적으로 필요 인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럼 인력 부분 문제, 해결된 것 아닙니까?

재고자산이야 탈락한 사업자가 알아서 하는 거고요.

<기자>
네, 문제는 고용승계 작업은 진행하지만 수용할 인원은 제한될 것이라며, 신세계 등 사업권을 획득한 사업자들이 선을 긋고 나섰다는 점입니다.

롯데, 신라, SK네트웍스 등으로부터 면세점 인력 채용은 상시 진행하겠지만, 필요한 인력만 뽑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필요한 인력만 뽑겠다는 것은 인력 승계가 아니라, 우수 인력을 스카웃하겠다는 얘기처럼 들립니다?

이런 비유가 어떨지 모르겠는데, 화장실 들어갈 때 마음, 나올 때 마음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적시한 약속을 지키면 되는 것 같은데, 어째 자꾸 말이 달라는 것 같네요.

<기자>
네, 100% 완벽한 승계, 구조적으로 생기는 한계까지는 강요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직원들 입장에서는 신규 업체들의 달라지는 태도에 누구보다 답답해 할 것 같습니다.

정부는 제도개선 전에라도 사업자들이 제출한 약속을 지키는지, 관리감독을 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신규 업체들에 매달리며 해답을 찾는, 지금의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오는데요.

당초 5년 한시 면세점 특허제도를 결정한 정부가 책임을 지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그 얘기는 처음부터 면세점 5년 한시 허가제 자체가 문제였다.
 
그래서 사업권을 획득한 기업들만 닥달한다고 되는 얘기는 아니다, 뭐 이런 얘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약속은 약속이잖아요.

당초 내걸었던 탈락사업자 인력승계 약속은 지켜야죠.

자. 그렇다면 정부, 정부는 지금 뭘하고 있습니까?

아니 그 전에, 이것부터 짚어봐요.

면세점 후폭풍 문제에서 정부라 하면, 허가자인 관세청입니까? 기획자인 기획재정부입니까?

<기자>
우선적으로 사업자 선정은 관세청에서, 관련 법규 마련과 결정은 기획재정부에서 하고 있으니, 두 기관에 모두에게 책임이 있고, 두 기관 모두 현명한 판단을 해야한다, 이런 얘기가 맞겠죠.

기획재정부는 당초 의도와 달리, 이번 면세점법 개정에 부작용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법을 바꾸지 않는 이상 면세점 후폭풍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힘들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죠.

논란이 커지면서, 정부는 올 상반기 중 특허기간과 사후 면세점 확대 방안 등을 담은 개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게 면피성 제도개선이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될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관세청과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을 불러서 해명을 좀 들어봤으면 좋겠군요.

이한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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