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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이렇습니다] 카카오, 로엔 인수…신의 한 수? 무리수?

SBS Biz 손석우
입력2016.01.12 11:22
수정2016.01.12 11:22

■ 경제와이드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카카오가 국내 음원 시장 1위 사업자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70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를 결정했습니다.

카카오, 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부터 전방위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번 딜이 카카오에게는 신의 한 수가 될 지, 무리수가 될 지, 업계 평가가 다소 갈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정보통신업계를 출입하는 손석우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손 기자. 카카오가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인수했단 말이죠.

인수 배경, 어떤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까?

<기자>
로엔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를 떠올려 보면, 소속 가수 중 가장 스타를 꼽자면 아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딜이 주목을 받는 것은 아이유보다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때문입니다.

멜론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음악 콘텐츠 서비스인데요.

멜론의 사업모델을 카카오의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과 결합시킨다면 충분히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겠다는 복안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멜론과 카카오의 시너지가 충분해 보인다? 그래서요?

<앵커>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카카오톡이라는 모바일 메신저가 있지 않습니까?

이 카카오톡에 음악 서비스를 하나 붙일 수도 있는 것이고요, 빅데이터에 기반한 음악 추천 서비스 등도 예상해 볼 수 있는 그림입니다.

더 나아가서 생각해보자면 K팝이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 파워를 활용해서 동남아 같은 해외 시장에 자사의 모바일 플랫폼이 진출하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겠죠. 

플랫폼 영향력이 아시다시피 네이버와 달리 해외에서는 카카오가 현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K-POP의 글로벌 인지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이런 전략으로 읽혀집니다.

<앵커>
네이버가 K팝스타 위주의 비디오서비스 V앱을 라인에 실어서 해외에서 파괴적인 플랫폼을 만들었던 그것과 유사한 형태의 비즈니스군요.

<기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지난해 카카오가 O2O 시장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단 말이죠.

이번 멜론인수는 플랫폼 다변화 전략으로도 읽어도 될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비교했을 때 플랫폼 경쟁력으로 따진다고 치면, 분야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다고 볼 수 있거든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콘텐츠 경쟁력은 네이버에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로엔 인수를 통해 어느 정도 양질의 콘텐츠를 대거 확보할 수 있겠다는 평가가 있고요.

물론, 음악서비스라는 것이 O2O 분야는 아닙니다.

하지만 플랫폼의 영역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카카오의 플랫폼 강화 전략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겠고요.

더욱이 카카오는 게임 외에는 사실상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라는 평가가 많거든요.

멜론이라는 확실한 수익모델을 확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한 가지만 확인하죠.

멜론의 매출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멜론이 로엔엔터테인먼트 하나의 사업부이기 때문에 별도의 실적이 나오지는 않는데요.

로엔엔터테인먼트 전체 매출의 80~90% 정도를 멜론이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요.

회원수만 따지면 2800만 명, 보유곡만 650만 개에 이릅니다.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 규모가 지난 2013년에 1조 원을 넘어섰거든요.

또 과거에는 다운로드 방식에서 이제는 스트리밍 서비스 방식으로 보편화되고 있고요.

이런 것들이 멜론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되고 있습니다.

<앵커>
손 기자, 인수금액이 1조8700억 원.

이거 카카오 규모에서 커도 너무 큰 돈 아닙니까?

업계, 아니 취재기자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말씀하신대로 인수가격이 카카오에게는 너무 부담되는 금액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습니다.

로엔의 매각가를 보면요, 주당 9만7000원에 산정했거든요.

지난 8일 종가 7만86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23.4%를 얹어준 가격입니다.

현 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가 지난 2013년에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52.56%를 매입할 당시 주당 가격을 보면, 2만 원에 매입했습니다.

3년 사이에 5배가 오른 셈이죠.

<앵커>
3년 만에 5배, 엄청난 투자회수율입니다?

이러면 투자할만 하겠는데요.

<기자>
네. 로엔을 인수할 때 지분 인수 방식을 보면 또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1조8700억 원 중에서 카카오는 7500억 원을 현 대주주인 스타인베스트홀딩스 그리고 SK플래닛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고요.

나머지 1조1000여억 원에 대해서는 보유 현금을 활용하거나 인수금융, 투자유치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방식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가 발행되면 카카오 주당순이익 11.5% 정도가 희석되거든요.

여기에 금융권으로부터 추가적인 차입이 진행될 것이 현재 유력한데, 차입이 진행될 경우 재무건전성은 더 악화될 수 있겠죠.

<앵커>
카카오의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그런거죠?

<기자>
네,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앵커>
일단, 매입가가 비싸도 너무 비싸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거고요.

산 가격이 비싸다고 해도 비싼 값어치를 한다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요즘 가성비라는 용어를 많이 쓰지 않습니까?

가격 대비 성능을 말하는 용어인데, 카카오 입장에서 만약에 로엔엔터테인먼트를 1조870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할 정도로 가성비가 있겠느냐, 여기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아직은 많습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스타인베스트홀딩스가 인수할 당시 매출을 보면 2526억 원, 영업이익 373억 원이었거든요.

작년 2014년을 보면, 32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역시 소폭 개선되는 정도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매각가만 보면 3년 사이에 5배가 껑충 뛰었거든요.

카카오가 너무 비싸게 인수한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앵커>
매출신장세가 소폭인데, 기업가치가 5배로 오른 것이 문제다, 사실 IT기업가치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게 있잖아요.

그걸 카카오가 본 것이고, 그렇죠?

거기다가 거금을 투자한 건데요.

소프크뱅크가 쿠팡에 1조원을 투자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고요.

카카오, 로엔 인수 후에 그리는 비장의 카드, 뭐라고 보면 될까요?

<기자>
그 비장의 카드가 뭔지에 대해서 앞으로 관심있게 지켜봐야할 대목인데, 사실 아직까지는 불확실한 면이 많습니다.

당장 카카오만 보면 카카오뮤직이라는 음악서비스가 있거든요.

이것은 분명 멜론과 유사 서비스가 되겠습니다.

이런 중복문제도 해결해야 되고, 앞으로는 별도의 서비스로 운영한다는 계획인데, 장기적으로 카카오의 플랫폼, 콘텐츠들과 어떻게 최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냐 이런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앵커>
들으면 들을수록 이번 인수에 대해 시선들이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이런 생각이 자꾸 듭니다.

<기자>
물론 긍정적인 시각을 하는 전문가들도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플랫폼 영역이라는 것이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생태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거든요.

이런 불확실한 생태계 시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선점효과를 먼저 누리는게 맞지 않냐, 이런 평가를 내리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이번 로엔엔터테인먼트 인수, 여러모로 흥미로운 측면이 많은 딜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선점효과, 저는 왜 자꾸 카카오의 2대주주 텐센트가 맘에 걸리는 걸까요?

텐센트도 이번 딜을 몰랐을리도 없을텐데요.

여튼 카카오의 로엔 인수, 향후 궤적 지켜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손석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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