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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취재파일] '알란텀이 뭐길래'…영풍그룹 오너家 골머리

SBS Biz 윤진섭
입력2015.12.01 10:05
수정2016.04.07 16:22

//img.sbs.co.kr/sbscnbc/upload/2015/12/01/10000516495.jpg 이미지일반 소비자들에게 '영풍그룹'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대형서점중 하나인 영풍문고일 것입니다.

그러나 영풍그룹을 좀 더 들여다보면, 영풍그룹은 단순한 서점 관련 기업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영풍은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자산 10조3100억원으로 재계 순위 27위입니다. 종합비철금속 제련과 전자부품 분야의 글로벌 대표주자입니다.

영풍그룹은 재계에선 보기드물게 2대에 걸쳐 동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1949년 황해도 출신의 동향인 고 장병희 창업주와 고 최기호 창업주가 동업으로 만든 무역회사인 영풍기업사가 모태입니다. 특히 영풍그룹은 아연제련소의 규모와 기술을 확장시키는 식으로 경쟁력 확보에 매진했고, 그 결과 세계에서 몇 되지 않는 흑자 제련그룹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현재도 영풍그룹을 이끄는 쌍두마차는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일가와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 가문입니다.

그런데, 알짜그룹인 영풍그룹이 차량용 매연 저감장치를 만드는 비상장 계열사인 '알란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최창영 고려아연 회장과 장남인 최내현 대표(Choi James Soung)의 속앓이가 심합니다.

알란텀은 그리스어로 '날개'라는 뜻의 알란(Alan-)과 '새로운 소재'를 의미하는 텀(-tum)을 합친 것입니다. 2008년 설립됐는데, 그동안 투입된 돈만 1000억원에 달하지만, 매년 적자폭이 커지는 등 경영 상황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알란텀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200억~3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79억원의 순손실을 낸 상태입니다.

알란텀은 최창영 고려아연 회장(지분율 29.1%)과 장남인 최내현 대표(26.7%)가 나눠 갖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코리아니켈(17.97%) 고려아연(16.7%) 영풍(2.84%) 등이 들고 있습니다. 동업관계인 장형진 회장 일가에선 장세준 영풍전자 부사장과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가 각각 0.09%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창영 고려아연 회장과 최내현 대표는 2010년부터 알란텀에 직간접적으로 수백억원대 자금을 지원해왔습니다. 이달초 최내연 대표는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 9만주를 한국투자증권에 담보로 제공했고, 알란텀은 이 담보를 기반으로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50억원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이중 100억원은 메리츠 화재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됐습니다.

최창영 회장도 알란텀에 대여한 사재 상환 만기를 연기해주는 등 알란텀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이 회사에 빌려준 120억원에 대해 상환일을 내년 말로 연기해줬습니다. 

그러나 정작 영업에서 국내 판로를 개척하지 못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오너가의 고민입니다. 하반기에는 그나마 나아지지 않겠냐는 희망섞인 기대도 있지만,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최근엔 5~6개에 달하는 해외법인도 모두 적자를 기록하면서, 알란텀은 독일법인, 중국 다롄법인 등의 지분을 정리하면서 해외사업도 철수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알란텀은 막대한 적자에도 부채비율이 70%에 불과합니다. 그만큼 최창영 회장과 최내현 사장이 꾸준히 자금지원을 해왔다는 방증이고, 이것이 최대 고민이기도 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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