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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승계 눈치보는 면세점…직원들만 '동동'

SBS Biz 최서우
입력2015.11.25 20:13
수정2015.11.25 20:13

<앵커>
면세점에서 탈락한 업체 직원들. 요즘 하루하루가 불안하기만 합니다.

당장 6개월후면 문을 닫아야하는데, 계속 일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이죠

사업권을 신규로 따낸 기업이나 탈락한 기업 모두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최서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롯세면세점 잠실 월드타워점 화장품 코너에서 근무중인 이 모씨.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직장 인근 지역에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일하는 매장이 당장 6개월 후면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이지영 (가명) / 롯데면세점 매장 직원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이렇게 안 좋은 일이 겹쳐서 결혼을 미뤄야되나 생각하고 있어요. 6개월후면 제가 어디로 갈지 모르고 어디 매장에 투입될지 몰라서.]

국내 대기업 브랜드 매장에 일하고 있는 이씨의 경우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중소기업 업체 직원들은 청청벽력 같은 소식에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이지영 (가명) / 롯데면세점 매장 직원 :  중소기업들은 어떻게 하다 운좋게 (면세점) 들어와서 키워보려고 했는데, 여기가 갑자기 없어져서 공중분해되면 그 브랜드로 같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본사도 투자를 많이 해서 면세점에 들어왔는데 없어진다고 하니깐.]

중소기업 브랜드 매장 직원인 김모씨는 소공점 매장에서 월드타워점으로 옮긴 지 불과 몇 달만에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유일한 면세점 입점 매장이 사라지면서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진희 (가명) / 면세점 매장 직원 : "소공점에서도 고정고객층이 있어서 괜찮았는데, 월드타워점으로 이전하면서 더 큰 기대를 하고 왔는데 정말로 생각지도 못한 결과로 회사나 저, 직원들이 낭패를 본 상태에요"]

해외명품 매장 직원들도 일자리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신규 면세점이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면 자리를 옮길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유치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기존 매장이 사라지면 일자리도 덩달아 없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명품 브랜드인 에르메스는 서울지역 매장을 5개이하로 운영한다는 게 기본 입장입니다.

월드타워점 매장이 없어진다고 해도 다른 면세점에 무리해서 출점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명품브랜드 면세점 매장 직원 : 아직 희망을 갖고 있어요. 혹시나 아니지 않을까라는 영업이 끝날때쯤 가봐야 실감이 날 것 같고 아직 실감이 잘 안가요.]

브랜드 파견 직원들 뿐 아니라 면세점 본사 정규직 직원들도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면세점사업을 접게된 SK네트웍스의 경우 에너지유통이나 상사 등 다른 사업분야가 있지만, 기존 면세점 직원을 타부서로 배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롯데의 경우 소공점이나 인천공항점, 코엑스점 등 타매장으로 직원 재배치를 고려중이지만, 걸림돌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 : 타점으로 이동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거기도 적정 인력이 배치돼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적정인력 사이로 끼어들어가는 상황이니깐열심히 근무하고 있었는데 왠지 잉여인간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죠.]

직원들 동요가 쉽게 가라앉지 않으면서 업체는 업체대로 고민이 깊습니다.

[신선아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지배인 :  "직원들이 많이 처져있는 상태에요. 롯데 월드타워점 자체에서 내일하고 모레 영화관람 행사를 직원들 대상으로 개최할려고 하고 연말에도 직원을 위한 자리를 계속적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면세사업을 접게된 워커힐면세점은 임직원 대상으로 최대 80%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700억원대 재고처리에 나섰고, 롯데면세점 역시 다른 매장과의 양수도 계약 등 재고 처리 방안을 고민중입니다.

하지만, 직원들의 고용승계와 관련해선 개별 면세사업자와 입점업체 모두 뾰족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채 직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SBSCNBC 최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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