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도자기 업계, 저가 외산 공세에 해법 모색
SBS Biz
입력2015.11.25 08:13
수정2015.11.25 08:13
한국 도자기 산업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최근 대표 기업들의 소유주가 바뀌거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등 위기가 표면화하면서 산업 자체의 몰락 우려마저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밀려드는 저가 중국산의 공세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면에는 변하는 사회상과 소비자의 욕구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크다.
◇ 70여 년 역사 한국도자기·행남자기 '최악' 경영난 1943년 창업해 규모 면에서 국내 도자기업계의 '맏형'격인 한국도자기는 2010년까지만 해도 영국 유명 백화점에 단독 입점하는 등 소위 '잘 나가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한국도자기는 2010년 43억9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낸 후 지난해 75억6천만원의 손실을 보며 적자폭을 계속 확대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올해 7∼8월에는 여름에는 창립 후 처음으로 40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영업직을 제외한 직원 전원이 재택근무를 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한국도자기는 지난 8월 예정대로 공장을 재계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개선방안은 없는 상태다.
한국도자기보다 1년 앞서 1942년 창업한 행남자기는 지난 11일 4세 경영인인 김유석 대표가 지분을 모두 매각하며 최대주주가 더미디어와 개인투자자 1인으로 변경됐다.
행남자기는 2000년 이후 적자를 보는 해가 영업이익을 내는 해에 맞먹을 정도로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행남자기는 2013년 13억8천만원의 이익을 냈으나 지난해에는 24억9천만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9월까지 2억5천만원의 이익을 봐 실적을 반등했다.
그러나 최근 소유주가 인터넷·미디어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사업방향, 경영규모, 직원고용 등 모든 부문이 불투명한 상태다.
행남자기는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구체적인 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 '저가 중국산 공세' 탓해보지만…'변화 못 따라잡았다' 비판도 커 도자기 업체들의 추락의 1차적 원인은 저가 중국산의 공세로 분석된다.
도자 기술이 발달해 대량생산 체제가 가능해지자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만든 보급형 제품을 엄청난 물량으로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다.
행남자기 관계자는 "일상적으로 쓰는 식기나 그릇은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탓에 중국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실정"이라면서 "국내 마트나 아웃렛, 시장 등에서 파는 제품 대부분이 중국산 제품"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도자기 회사들은 제대로 된 본 차이나 도자기를 생산하기 위해 핵심 성분인 소뼈 가루의 비중을 제품당 5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산은 소량을 함유하고도 '본차이나' 이름을 붙여 홍보하는 실정이다.
다만 '중국산'으로 대표되는 저가 물량의 공세는 한국만의 얘기는 아니라는 점에서 업계 내부에서는 변화하는 사회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정원 한국도자재단 차장은 "독일이나 이탈리아 등은 이미 오래전에 공장을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로 이전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자기 관계자는 "결혼 문화가 바뀌면서 '7첩 반상은 혼수의 필수품'이라는 전통적 인식이 옅어졌지만, 아직도 업체들의 주력상품은 혼수품에 치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유럽산 도자기 제품을 온라인 직접구매를 통해 사는 해외 직구족이 증가하면서 국산 제품의 고객층이 많이 떨어져 나간 것도 문제다.
실제로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 '그릇 직구'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유럽산 제품을 직구로 구입했다는 후기가 수두룩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유럽업체는 한국어 서비스는 기본이고 한국 고객을 위한 전용 행사나 안내 서비스 등을 통해 국내 고객을 끌어가고 있다.
◇ 정부·업계, 관련법 제정에 자체 사업정비 나서 한국 도자산업이 더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와 업계에서는 늦게나마 자구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도자업을 포함한 공예문화산업의 기술 지원과 인재 양성 등을 위해 '공예문화산업 진흥법'을 제정, 지난 19일부터 시행했다.
정부는 우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임교수 요원 확보하고 교육시설을 갖춘 기관이나 단체에 강사료와 수당, 교육교재비, 실습기자재비를 지원할 수 있게 해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예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우수공예품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게 도울 예정이다.
도자기 업계에서도 영세 업체를 중심으로 통폐합을 통한 사업 재편과 제품 개발이 활발하다.
강 차장은 "2009년 1천800여개 요장(도자기를 굽는 곳)이 개당 평균 1억5천만원을 냈으나 업체 간 통폐합과 재정상태 개선 등에 나서 올해에는 1천600여개 업체가 개당 평균 2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적극적인 제품 홍보와 전시회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 교류에 활발했던 업체가 1, 2위 기업보다 더 잘됐던 사례가 있었다"면서 소비자와의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표면적으로는 밀려드는 저가 중국산의 공세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면에는 변하는 사회상과 소비자의 욕구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크다.
◇ 70여 년 역사 한국도자기·행남자기 '최악' 경영난 1943년 창업해 규모 면에서 국내 도자기업계의 '맏형'격인 한국도자기는 2010년까지만 해도 영국 유명 백화점에 단독 입점하는 등 소위 '잘 나가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한국도자기는 2010년 43억9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낸 후 지난해 75억6천만원의 손실을 보며 적자폭을 계속 확대하는 상황이다.
급기야 올해 7∼8월에는 여름에는 창립 후 처음으로 40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영업직을 제외한 직원 전원이 재택근무를 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한국도자기는 지난 8월 예정대로 공장을 재계했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개선방안은 없는 상태다.
한국도자기보다 1년 앞서 1942년 창업한 행남자기는 지난 11일 4세 경영인인 김유석 대표가 지분을 모두 매각하며 최대주주가 더미디어와 개인투자자 1인으로 변경됐다.
행남자기는 2000년 이후 적자를 보는 해가 영업이익을 내는 해에 맞먹을 정도로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
행남자기는 2013년 13억8천만원의 이익을 냈으나 지난해에는 24억9천만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9월까지 2억5천만원의 이익을 봐 실적을 반등했다.
그러나 최근 소유주가 인터넷·미디어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사업방향, 경영규모, 직원고용 등 모든 부문이 불투명한 상태다.
행남자기는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구체적인 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 '저가 중국산 공세' 탓해보지만…'변화 못 따라잡았다' 비판도 커 도자기 업체들의 추락의 1차적 원인은 저가 중국산의 공세로 분석된다.
도자 기술이 발달해 대량생산 체제가 가능해지자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만든 보급형 제품을 엄청난 물량으로 세계 곳곳에 수출하고 있다.
행남자기 관계자는 "일상적으로 쓰는 식기나 그릇은 많은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탓에 중국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실정"이라면서 "국내 마트나 아웃렛, 시장 등에서 파는 제품 대부분이 중국산 제품"이라고 밝혔다.
또 국내 도자기 회사들은 제대로 된 본 차이나 도자기를 생산하기 위해 핵심 성분인 소뼈 가루의 비중을 제품당 5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산은 소량을 함유하고도 '본차이나' 이름을 붙여 홍보하는 실정이다.
다만 '중국산'으로 대표되는 저가 물량의 공세는 한국만의 얘기는 아니라는 점에서 업계 내부에서는 변화하는 사회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정원 한국도자재단 차장은 "독일이나 이탈리아 등은 이미 오래전에 공장을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로 이전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도자기 관계자는 "결혼 문화가 바뀌면서 '7첩 반상은 혼수의 필수품'이라는 전통적 인식이 옅어졌지만, 아직도 업체들의 주력상품은 혼수품에 치중되어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유럽산 도자기 제품을 온라인 직접구매를 통해 사는 해외 직구족이 증가하면서 국산 제품의 고객층이 많이 떨어져 나간 것도 문제다.
실제로 국내 주요 포털 사이트에 '그릇 직구'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유럽산 제품을 직구로 구입했다는 후기가 수두룩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유럽업체는 한국어 서비스는 기본이고 한국 고객을 위한 전용 행사나 안내 서비스 등을 통해 국내 고객을 끌어가고 있다.
◇ 정부·업계, 관련법 제정에 자체 사업정비 나서 한국 도자산업이 더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와 업계에서는 늦게나마 자구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도자업을 포함한 공예문화산업의 기술 지원과 인재 양성 등을 위해 '공예문화산업 진흥법'을 제정, 지난 19일부터 시행했다.
정부는 우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임교수 요원 확보하고 교육시설을 갖춘 기관이나 단체에 강사료와 수당, 교육교재비, 실습기자재비를 지원할 수 있게 해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예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고, 우수공예품이 해외 진출을 할 수 있게 도울 예정이다.
도자기 업계에서도 영세 업체를 중심으로 통폐합을 통한 사업 재편과 제품 개발이 활발하다.
강 차장은 "2009년 1천800여개 요장(도자기를 굽는 곳)이 개당 평균 1억5천만원을 냈으나 업체 간 통폐합과 재정상태 개선 등에 나서 올해에는 1천600여개 업체가 개당 평균 2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 적극적인 제품 홍보와 전시회 등을 통해 소비자와의 소통, 교류에 활발했던 업체가 1, 2위 기업보다 더 잘됐던 사례가 있었다"면서 소비자와의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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