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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곳에선]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남은 허들은 '결합상품'

SBS Biz 손석우
입력2015.10.23 10:39
수정2015.10.23 10:39

■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정부가 통신요금 인가제를 신고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25년 동안 유지돼 온 통신요금 인가제가 폐지 수순에 들어갔는데요.

폐지가 옳은 결정인지 업계내에서는 찬반이 여전합니다.

아울러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결합상품을 놓고 업체간 논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손석우 기자, 먼저 통신요금 인가제 뭔지, 그리고 폐지가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얘기 좀 해 주시죠?

<기자>
통신요금 인가제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요금제를 정부가 사전에 심사를 해서 인가하는 것으로 1991년 도입됐습니다.

이동통신 시장은 SK텔레콤, 초고속 인터넷 등 유선 통신 시장은 KT가 바로 인가 대상자인데요.

통신시장이 허가제 사업이다 보니 시장점유율이 월등히 높은 사업자가 요금을 과도하게 인상하거나 낮춰서 시장 경쟁을 훼손하는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자는 취지입니다.

통신 시장의 대표적인 사전규제였는데요.

이 사전규제가 폐지되면서 통신시장이 무한경쟁체제로 돌입하게 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갖는 사업자에 대한 규제였군요.

통신사들끼리 요금경쟁을 하면 소비자들에게 좋은 거 아닌가요?

<기자>
이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과연 현실에서 이론대로 경쟁에 따른 혜택이 돌아갈 것이냐? 여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인가제 폐지를 줄곧 외쳐왔던 SK텔레콤은 폐지 효과가 소비자 혜택으로 나타날 것이란 주장을 펼칩니다.

그동안 인가를 받는데 소요됐던 물리적 시간이 줄어들면서 시장 트랜드에 빠르게 대응해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요금제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가령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예로 들어보면요.

데이터중심 요금제가 올해 통신요금 판도를 바꾸지 않았습니까.

KT가 가장 선제적으로 출시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중심 요금제의 경우 SKT가 가장 먼저 도입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인가를 받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KT에 선수를 뺏겼다는 겁니다.

인가제가 폐지되면 통신사간 경쟁도 속도감 있게 전개되면서 소비자 혜택이 자연스레 더 늘어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앵커>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1위 사업자의 논리인거 같은데요.

다른 업체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KT와 LG유플러스는 다소 다른 주장을 내놓습니다.

사자 우리에 사자와 힘이 약한 동물들을 한꺼번에 몰아넣은 것이라는 비유를 하기도 했습니다.

사자와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사라진 것 아니냐는 겁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3사 시장 점유율이 수십년 동안 5:3:2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는데 요금 인가제를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라는 주장입니다.

SK텔레콤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가제 폐지가 오히려 경쟁을 저해하고 시장을 고착화 시킬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SK텔레콤이 50%라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과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서 경쟁사들을 고사시킬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지난 2013년 SK텔레콤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망내무제한 요금제를 예로 드는데요.

망내무제한은 같은 통신사 가입자 간에 음성통화를 공짜로 제공하는 겁니다.

인가제 폐지가 됨에 따라 망내무제한과 같은 고객을 LOCKING 하는 요금제들이 제한 없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앵커>
1위 사업자의 우월적 지위가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이해는 되는데요.

아무튼 정부 방침은 폐지로 결정이 됐고요.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는데 입법 과정에서 '결합상품'으로 논란이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결합상품은 휴대폰에, IPTV, 초고속 인터넷 등 통신 관련 상품들을 한꺼번에 묶어서 가입하는 상품을 말하는데요.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가입하는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사실 KT와 LG유플러스가 인가제 폐지를 반대하는 이면에는 결합상품 문제가 있습니다.

SK텔레콤이 결합상품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KT와 LG유플러스는 결국 이동통신 시장에서 50%라는 SK텔레콤의 막강한 지배력이 결합상품 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따라서 인가제가 폐지되더라도 결합상품은 예외로 하든지, 사전심사제 같은 보완책을 남겨놓아야 한다며 국회를 설득하고 있습니다.

물론 SK텔레콤은 반대논리를 펼치고 있고요.

따라서 앞으로 국회 안에서 양 진영의 논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통신시장이 포화되면서 가입자들을 어떻게 새로 확보하고, 유지시키느냐가 업체들의 가장 큰 관심인 거 같습니다.

진행되는 상황 앞으로 더 전해 주세요.

손석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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