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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인사이트] 꿈꾸는 '백신 한류'

SBS Biz 신우섭
입력2015.10.01 15:39
수정2015.10.01 15:39

<앵커>
국내 산업 현안을 심도있게 짚어보는 '산업인사이트' 시간입니다.

지난 2009년이었죠.

신종플루가 전세계를 휩쓸면서 관련 백신과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구하기 위해 전세계가 발을 굴렀는데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 결과 백신특허의 중요성과 이른바 '백신주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지금은 백신주권을 실현한 것은 물론이고, 해외 수출까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백신 한류를 꿈꾸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을 신우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종인플루엔자가 유행했던 지난 2009년.

국내 감염자는 76만 명, 사망자는 260명이 넘었습니다.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플루 물량은 확보했지만, 문제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감염자였습니다.

신종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예방 백신접종이 절실했는데, 당시 국내에는 해당백신이 없어 보건당국은 발만 굴렀습니다.

이때 등장한 구원투수가 국내 백신 강자 녹십자였습니다.

때마침 독감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전남 화순에 공장을 지었는데 독감백신과 신종인플루엔자의 생산 방식이 같아 국내에 안정적인 백신 공급이 가능했던 겁니다.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이 시작되고 4개월 만에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은 백신을 만든데는 녹십자의 백신 생산 기술력이 한 몫 했습니다.

녹십자는 세계 세 번째로 B형간염 백신을 개발했고 수두백신은 세계 두 번째, 유행성출열열백신은 세계 최초로 선보였습니다.

독감백신도 국내 최초로 개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절반에 달합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주요 백신을 자체 생산하며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해외 수출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감백신과 수두백신은 지난해 전년대비 60% 늘어난 700억 규모의 수출을 일궈냈습니다.

[안동호 / 녹십자 종합연구소 상무 : 2011년도에 세계에서 네 번째로 유정란 독감백신에 대해서 (입찰시장 진출 위해 필수인) WHO (세계보건기구)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2010년도에는 550만불, 작년에는 3800만불로 약 7배 정도 성장했고 총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녹십자는 4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4가 독감백신의 허가를 앞두고 있습니다.

나아가 글로벌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백신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도 모색 중입니다.

[안동호 / 녹십자 종합연구소 상무 : (현재 파상풍, 디프테리아 등) 소아용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로타 (소아장염), 폐렴구균과 같은 프리미엄 백신에도 포트폴리오를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SK케미칼도 백신주권 확보와 해외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갖고, 관련 사업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SK는 지난 8월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동물 세포를 사용하는 세포배양 독감백신 상용화에 성공했습니다.

최대 2개월이라는 짧은 생산기간, 동물세포만을 사용해 조류독감 우려가 없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히는데 시장 반응도 좋습니다.

[배재호 / SK케미칼 마케팅본부장 : 발매 2주만에 120만도즈가 팔렸고요. 현재까지는 200만도즈를 돌파했습니다. (소비자들이) 통증도 적고 안전하다고 생각해 접종도 빨리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SK케미칼은 지난해 경북 안동에 1억4000만명 분을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구축했는데, 이는 해외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습니다.

SK케미칼은 해외 입찰 시장 진출에 필수적인 세계보건기구의 사전적격인증, PQ를 조만간 신청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허가가 임박한 세포배양 방식의 4가 독감백신은 물론 프리미엄 백신 사업까지 진출해 수출을 늘려간다는 계획입니다.

[김훈 /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 바이오실장 : (대상포진 등) 제품들은 마지막 임상에 돌입해 있기 때문에 조만간 프리미엄 백신이 국산화 될 것이고 (이들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출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현재 전세계 화학의약품의 연간 평균 성장률이 3%대인데 반해 백신은 1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세포배양방식을 앞세워 SK케미칼이 뛰어든 독감백신 세계 시장 규모는 약 5조 원 정도인데 매년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달걀을 사용하는 유정란 방식과 세포배양 방식 간 선의의 경쟁은 백신 한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성백린 /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 (조류독감으로) 양계장이 폐사되는 사례들이 있기 때문에 이 경우 유정란 방식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를 못한다는 것이죠. 바이러스를 키워도 잘 안 큰다면 세포배양이 어떤 한계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병행을 해야 하는데 (유정란과 세포배양 방식은) 서로 보완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녹십자와 SK케미칼, 두 백신 회사들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각자 강점이 있는 기술을 앞세워 백신 한류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SBSCNBC 신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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