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개인정보 도용해 문화상품권 밀거래 성행

SBS Biz 이호준
입력2015.09.23 19:57
수정2015.09.23 19:57

<앵커>
문화상품권으로도 제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문화상품권도 많이 사용되는데요.

그런데, 온라인문화상품권이 도용된 개인정보와 결합해 돈세탁 수단이 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이호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국인 A씨는 학업을 위해 우리나라로 유학을 왔다가 지금은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사업은 문화상품권 아이디를 구매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QQ라는 중국 메신저 서비스에서 문화상품권 캐시가 충전된 아이디를 사는건데, 중요한 건 이 아이디가 본인 명의가 아니라는 겁니다.

[중국인 A씨 : 문화상품권 아이디는 다른 사람 이름입니다. 그 이름이 중국사람은 아니예요. 한국이름(으로 되어있어요)]

그리고 충전된 금액도 헐값에 삽니다.

판매자가 제시하는 할인율은 8%, 즉 100만원짜리 상품권을 92만원에 주는 겁니다.

상품권은 발행사가 판매대행사나 개인에게 판매할 때 액면금액보다 할인해서 파는데, 국내에서 할인율은 3~5%를 넘지 않습니다.

A씨는 도용된 아이디를 구입하면 결과적으로 문화상품권을 8% 할인받아 사게 됩니다.

이 문화상품권으로 한국제품을 온라인구매해 중국에 팔아 수수료와 문화상품권 할인 차익 등 총 20% 가량의 수익을 얻게 됩니다.

[중국인 A씨 : 수입이 좋을 때에는 한달에 700만원 정도, 못 벌 때에는 200만~300만원 정도 이런 거래는 중국인 유학생 사이에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문화상품권 구매자 : 도용된 것이라면 영향을 받을까봐 걱정되네요.]

{문화상품권 할인 판매자 : 걱정안하셔도 됩니다. 우리는 매일 3000만원을 팔고 있는데 사고난 적 없어요. 문화상품권 회사는 이 부분은 상관 안합니다.]

[문화상품권 구매자 : 문화상품권 ID만 살 수 있나요?] 

[문화상품권 할인 판매자 : 우리가 파는 문화상품권 ID는 한국사람 통해서 구하고 한국인 명의 도용해서 만듭니다. 본인은 모릅니다.]

중국과 한국에 걸쳐 있는 조직이 도용한 개인정보로 문화상품권 아이디를 만들고, 여기에 문화상품권을 충전해서 파는 겁니다.

주로 보이스피싱 등으로 돈을 훔친 조직들이 돈세탁의 경로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러 상품권 중에 주로 사용되는 건 컬쳐랜드가 발행하는 문화상품권입니다.

그 이유는 사용처가 많고 아이디와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결제가 가능해 보안이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업체 측은 불법적인 유통경로를 통해 판매한 적은 없다고 말합니다.

[한국문화진흥 관계자 : (할인율을) 8%까지 해준 적은 없습니다. 업체명이 확인되야지 할인율이 얼마인지 확인해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문화상품권이 사용되고 있지만, 관리하고 감독할 정부부처는 사실상 없는 상황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 상품권 업무자체가 자유업종이라서 정부에서 관여를 안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어디 다른 부처에 전화해도 같은 답변 들으실 것 같네요.]

전문가들은 문화상품권으로 온라인에서 결제할 때 보안 수준을 높여야 이런 범죄를 줄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권석철 / 보안전문업체 규브피아 대표이사 : 상품권은 유가증권이기 때문에 보안이 강화되어야 합니다. 인증 기능 선택이 있지만 선택이 있으면 안되겠고, 보안에 대한 인증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광범위하게 도용되고 있는 개인정보와 보안이 취약한 온라인문화상품권이 결합해 불법적인 화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SBSCNBC 이호준입니다. 

▶ 해외투자 커뮤니티 <머니로켓> 바로가기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호준다른기사
이동걸, 금호타이어 노조와 면담…더블스타 ‘매각’ 설득
이동걸, 오늘 금호타이어 노조 면담…매각 설득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