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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기자 취재파일] 패스트푸드 음료 용량 '제각각'…소비자만 혼란

SBS Biz 이한라
입력2015.03.12 14:27
수정2015.03.12 14:27

■ 김선경의 민생경제 시시각각

<앵커>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햄버거로 한끼 해결하는 분들 많으시죠?

이 햄버거랑 찰떡궁합이 탄산음료인데요.

가격은 비슷한데 업체마다 용량도 표기방법도 제각각이라고 합니다.

이게 또 뭔소리인지, 취재기자 통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이한라 기자!

<기자>
네, 이한라입니다.

<앵커>
저도 그렇지만 패스트푸드점, 자주 가실텐데 생각해보니까 음료수 주문할 때 가격이 어디는 싸고, 어디는 비싸다는 느낌 받았던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이 느낌이 틀린게 아니라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로 같은 사이즈 컵이라도 패스트푸드점마다 음료 가격에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맥도날드가 유독 저렴해서 김 앵커처럼 느끼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앵커>
맥도날드 음료수가 가장 저렴해요? 얼마죠?

<기자>
네, 기본 사이즈인 레귤러가 1000원입니다.

1700원인 롯데리아와 버거킹, KFC보다 700원이 저렴한건데요.

라지 사이즈는 롯데리아와 버거킹이 1900원, 맥도날드가 1500원입니다.

<앵커>
맥도날드가 다른 패스트푸드점보다 저렴한데, 그러면 손해보고 파는 겁니까?

<기자>
가격만 놓고 본다면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실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앵커>
왜죠?

<기자>
컵 용량에 그 비밀이 있는데요.

빠른 이해를 돕기 위해 주요 패스트푸드점 4곳의 기본 사이즈 음료컵을 비교해 봤습니다.

4개 모두 컵 사이즈는 같지만 실제 들어가는 양은 다릅니다.

롯데리아와 버거킹은 약 480ml의 음료를 1700원에 제공하고 있는데요.

맥도날드는 약 310ml를 1000원에 제공하고 있죠.

용량대비 가격을 산정해 보면, 맥도날드가 두 업체보다 살짝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지만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아, 그렇군요. 그러면 패스트푸드 업체들마다 음료 용량이나 가격이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 겁니까?

<기자>
만약 그랬다면 소비자들의 혼란이 조금은 덜 했을 텐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롯데리아와 버거킹, KFC 레귤러 사이즈 음료가 1700원으로 동일하다 말씀드렸었죠?

하지만 음료 용량을 비교하면, KFC가 롯데리아와 버거킹보다 약 20% 양이 작았습니다.

또 음료 용량 산정 방식도 업체마다 제각각인데요.

이를 테면, 맥도날드 레귤러 음료 기준 용량은 310ml.

얼음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 음료량을 기준으로 합니다.

하지만 롯데리아의 레귤러 음료 기준인 480ml는 얼음과 거품 등이 모두 포함된 용량입니다.

<앵커>
아, 뭡니까. 얼음이나 거품 빼면 음료수 양이 심하게 말해 절반 밖에 안 남지 않아요?

<기자>
네, 그런 해석도 가능하죠.

특히 자동화된 디스펜서, 즉 음료 추출기계를 사용해 정확하게 계량하는 곳도 있지만요, 매장 직원이 음료와 얼음을 직접 담아주는 수동식 영업을 하는 일부 매장들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음료 성분별 비율이나 용량에 대한 매뉴얼이 있더라도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매장에서 정확하게 지켜지기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상당수가 매장에서 정확한 용량의 음료수를 제공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거죠.

<앵커>
이 기자, 이쯤에서 궁금해지는게, 가격은 그렇다치고요.

같은 사이즈인데도 이렇게 업체별로 용량 기준을 마음대로 정해도 되는 건지 궁금해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로써는 용량에 대한 사이즈별 명칭이나 기준이 따로 없는 상태입니다.

일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표준화된 컵 사이즈 규정이 필요하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데요.

아직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인데, 이것보다 더 시급하게 해결돼야 할 문제까지 있다고요?

<기자>
네, 바로 업체마다 용량 표기가 제각각이란 점인데요.

제가 각 업체별 음료용량과 가격을 비교하는데 있어서 나름 애를 먹었던게 롯데리아는 용량을 표기할 때 온스라는 질량, 부피 단위를 쓰고 있었고요.

맥도날드와 KFC는 중량 단위인 ml를, 버거킹은 g을 기본 단위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한 눈에 알아보기도 힘들고요.

가격이나 용량을 업체별로 제품별로 비교해 보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인거죠.

<앵커>
그러게요. 이렇게까지 제각각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제각각인 모습인데 소비자들의 정확한 알 권리와 선택권을 위해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나오는 이유, 바로 이 때문인거 같습니다.

이 기자, 일일히 발품 팔아서 다 비교해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고요.

음료수 용량, 가격, 굉장히 사소한 부분이라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업체들이 소비자를 먼저 생각한다면 이런 부분에 신경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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