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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한항공, 첫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 임박

SBS Biz 신욱
입력2015.03.12 10:54
수정2015.03.12 11:12

■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지난 3일 국회는 국내 클라우드 산업육성을 위한 클라우딩 발전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이 국내 대기업으로는 또 처음으로, 관련법 통과 이후 처음 사례죠.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답니다.

'루머와진실' 시작해보죠.

신욱 기자 연결합니다. 신 기자!

<기자>
네.

<앵커>
대한항공이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맺는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대한항공과 글로벌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이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추진하는 것을 확인됐습니다.

정식계약은 이르면 이번 달 안으로 체결될 전망입니다.

현재 대한항공은 오라클의 전사적 자원 관리 시스템인 ERP 프로그램을 지난 2009년부터 구매해서 사용해 왔는데요.

시스템 구축에 4년간 800억원 정도를 썼습니다.

그런데, 7년만에 대한항공은 지금의 ERP시스템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대체키로 한 겁니다.

<앵커>
신 기자. 사실,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하면, 이름처럼 뜬구름 잡는 소리같단 말이죠.

이렇게 한번 물어보죠.

대한항공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면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기자>
네, 기존에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물건을 사듯이, 해당 솔루션을 보유한 IT 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사용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집에서 아래한글을 쓰고 싶으면 한글과 컴퓨에서 사용자 팩을 구매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겁니다.

그런데, 클라우드 서비스는 소프트웨어의 이런 소유권을 구매하는 게 아니고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데 따른 서비스 사용료를 지불하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집으로 치면, 주택을 구매해서 살던 사람이 집을 처분하고, LH공사 임대주택에서 사는 것이랑 똑같다. 뭐 이런 얘기죠?

<기자>
그런 개념하고는 좀 다르고요.

집으로 비유하면 고가의 주택을 구매하기보다는 IT솔루션업체가 지어놓은 고급서비스드 레지던스에 입주해서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이용한다는 개념입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베이스 사용, 서버같은 하드웨어 대여 등으로 나뉘는데요.

이번 대한항공과 오라클이 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SAAS입니다.

<앵커>
하드웨어같은 장비는 별도다?

<기자>
아닙니다. 이번 계약은 서버와 같은 하드웨어랑은 관련이 없습니다.

어쨌든, 대한항공은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기간과 사람 등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게 됩니다.

<앵커>
음 그게,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거죠?

<기자>
아무래도 임대료를 내는 개념이기 때문에 저렴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자, 앞으로 대한항공의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어떻게 진행됩니까?

그것도 좀 얘기해 주시면 좋을 거 같네요.

<기자>
네. 일단, 계약이 체결되면 오라클은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을 위한 IT 컨설팅 작업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 컨설팅 비용은 약 150억원, 기간은 약 15개월 가량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신 기자, 지금 그 얘기를 왜 하는 거죠? 컨설팅 얘기를..

<기자>
IT서비스 전체 사업에서 컨설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정도입니다.

대한항공과 오라클이 체결할 예정인 계약규모는 오라클 컨설팅 비용의 약 3배 정도, 45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이번 대한항공의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계약이 갖는 의미, 뭐라고 보면 될까요?

<기자>
네. 오라클은 국내 데이터베이스, DB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국내 대부분의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런 DB사업을 위주로 국내에서만 지난 2013년에 8800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오라클이 밀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은 아직 국내에서 활성화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국내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빌려서 사용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잠시만요. 신 기자. 국내기업들이 소프트웨어 대여서비스를 왜 꺼려한다는 겁니까?

비용도 훨씬 싼데 말이죠?

<기자>
네. 사실, 미국 같은 경우는 오라클과 HP, IBM 같은 IT 기업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굉장히 활발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ERP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를 빌려서 사용하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이유는 우리 기업들은 소유에 대한 개념이 강한데요. 

또 내부 정보를 외부 업체에 오픈시키는 데에 대한 보안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국내 기업의 독특한 역학 구도도 있습니다.

<앵커>
그게 무슨 소리죠? 독특한 역학구도요?

<기자>
네. 삼성이나 SK, 롯데같은 국내 대기업 상당수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SI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SI기업들은 자사, 그룹 내부 일감을 주로 도맡고 있습니다.

또, 대주주들이 대부분 SI계열사들의 지분을 많이 갖고 있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SI계열사의 역할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내부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정비는 줄어들지만, 이런 저런 역학 관계때문에 이용을 꺼려한다. 뭐 이런 거네요? 그렇죠?

<기자>
네.

<앵커>
그러면 들어보면, 글로벌 업체들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 국내 상황을 좀 들어보고 마무리 하죠.

<기자>
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3일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클라우드 산업기반은 걸음마 수준이라는 평가입니다.

하지만, 관련 법 통과로 클라우드산업 육성 근거는 마련이 된 셈입니다.

게다가 미래창조과학부도 지원하겠다고 나선 상태입니다.

정부는 클라우드 기술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규모를, 올해 140억원에서 오는 2019년까지 280억원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또,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의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 클라우드 산업이 이런 정부의 방침들로 실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해 봐야겠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번 대한항공과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이 중요하다, 뭐 이런 얘기인 거죠?

<기자>
지금은 대교와 CD네트웍스 같은 중소, 중견 기업정도만 오라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대한항공 같은 대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고, 클라우드 서비스 우리 업계에서 대기업으로 확산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정보문화팀 신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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