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SBS Biz

'순한 소주' 경쟁…주류회사는 즐겁다?

SBS Biz 최서우
입력2015.03.11 19:56
수정2015.03.11 19:56

<앵커>
소주는 독한 술이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인 것 같습니다.



요즘 나오는 소주를 보면 경쟁하듯 도수를 낮추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순한 소주를 원하기 때문이라는데 단순히 소비자 취향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해 4월 보해양조가 출시한 소주 '아홉시반'입니다.

알콜 도수를 기존 19도에서 17.5도 낮춘 대신 용량을 기존보다 15㎖ 늘렸습니다.

소주는 알콜도수를 결정 짓는 핵심원료인 주정에 물을 희석해 만듭니다.

도수가 낮아지면 당연히 주정값도 덜 듭니다.

[김하영 / 보해양조 마케팅전략팀 : 원가절감 요소가 있어서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을 나눠드리기 위해 소주용량을 늘렸습니다.]

생산량과 생산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소주 알콜도수 1도가 낮아질 경우 주정비용은 1병당 5원 가량 줄어듭니다.

주류업체들이 잇따라 도수를 내리고 있지만, 소주 출고가격이 내려간 적은 없습니다.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 참이슬은 지난해말 17.8도짜리 소주를 내놨는데, 알콜도수 19도 기준으로 1.2도 낮아진 동안 출고가격 변화는 없었습니다.

업계 2위인 롯데주류 '처음처럼'의 경우 올해초 17.5도로 도수를 더 낮췄는데, 역시나 출고가격은 내려가질 않았습니다.

업계 최초로 16도대 소주인 '좋은데이'를 내놓으며 수도권 진출을 모색중인 경남지역 주류업체 무학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출고가격은 '처음처럼'보다 오히려 비쌉니다.

주류 업체들은 단순히 소주 도수가 낮아진다고 가격을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주류업체 관계자 : 원료중 주정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제조방식에 따라서 증류식 원주나 주정 재처리 비용이 추가되고, 부자재나 물류비 등 다른 요인이 있어서 소주가격에 알콜도수 변화만 적용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주류업계의 순한 소주 전쟁이 더 빠르고 뜨거워지면서 이를 둘러싼 가격논쟁도 더욱 확대될 전망입니다.

SBSCNBC 최서우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최서우다른기사
한동훈 "비상계엄 선포 잘못된 것…국민과 함께 막겠다"
윤세영 창업회장 "풍요로운 세상 위해 기여할 것"…태영그룹 창립 50주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