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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머와진실] 외면 받는 '종목형 ELS'…내년에 사라지나

SBS Biz 이대종
입력2014.11.27 10:46
수정2014.11.27 13:15

■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이라는 상품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답니다.

이달 들어 "원금손실 규모가 조 단위에 이른다"라는 이야기가 퍼지더니, 급기야 "내년부터는 아예 시장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고 하네요.

무슨 내용일까요? 금융팀 이대종 기자와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이대종 기자. 우선, 금융상품에 대해 다소 생소하실 수 있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주가연계증권, ELS라는 것이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예, ELS는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지수나 종목이 일정 한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처음 약정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인데요.

지난 2003년 증권거래법 개정을 통해 처음 등장했고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몰리면서 시장도 빠르게 커졌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전체 발행잔액이 무려 50조 원을 넘었는데요.

판매액이 60조 원 수준으로 대표 금융상품 격인 주식형펀드 규모도 넘을 기세여서, 투자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품입니다. 

<앵커>
내용을 들어보니, 빠른 속도로 시장이 크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게 주목을 받고 있는 상품이 내년에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요?

그건 또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ELS 전체 시장이 사라진다는 것이 아니고요, ELS 상품의 두 축 가운데 하나인 종목형에 대한 내용입니다.

ELS 상품의 종류별 비중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ELS는 종목형이 30%, 지수형이 70% 수준이었는데요.

하지만 종목형 비중이 해마다 줄어서 지난해 말에 6%를 나타냈다가 올해 4월에는 3%로 반토막 났고, 지난달에는 아예 0%대로 떨어져 투자자들에게 완전히 외면을 받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내년부터는 아예 시장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앵커>
그럼 이렇게 물어보죠.

종목형 ELS는 왜 외면받는 겁니까?

<기자>
바로 원금 손실 위험 때문인데요.

<앵커>
원금 손실이요?

<기자>
네. ELS는 투자기간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처음 약정한 기준선 밑으로 한 번이라도 떨어지거나, 만기 때까지 상환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손실이 나는 구조입니다.

자세히 설명을 드려보면요, 상품별로는 기초자산이 지수인 경우에는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신 수익률도 낮습니다.

종목인 경우는 위험도가 높은 만큼 수익률도 높은 편인데요.

이 중 이슈가 된 종목형은 지난해부터 자동차나 화학, 정유, 이른바 '차화정'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가 대규모 손실이 났거든요.

올해에는 현대중공업이나 에쓰오일, 현대차까지 주가가 떨어지면서 원금손실 우려까지 높아진 상태입니다.

특히,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이 전체적으로 3조 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투자자의 불안도 계속 커지고 있죠.

<앵커>
그렇군요. 돈을 잃을 가능성도 큰데 연이어 손실 이슈가 터졌으니, 투자자들이 쉽게 움직일 리도 없겠네요.

이 기자. 그럼 실제로, ELS를 발행하는 증권사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일단 수요 자체가 시장에서 없다시피 하니, 증권사들도 별 다른 발행계획을 세우지 않는 모습입니다.

최근 만난 국내 대형 증권사의 파생상품 담당자는 "최소 10억 원 정도는 자금이 모여야 발행계획을 세울 수 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벌써 올해 들어서도 연초에 2~3번 발행하려다 실패한 뒤로는 종목형을 한 번도 발행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종목형 ELS 상품을 내놔도 팔리지 않는다?

<기자>
그런 셈입니다.

사실, 예전에는 지점을 통해서 특정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형 ELS 발행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새는 이마저도 아예 사라진 상황인데요.

또 다른 대형 증권사의 실무진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분간 종목형 ELS 발행 계획이 없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경제는 심리'라는데, 종목형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마음 꽁꽁 얼어붙었으니, 발행규모가 커지기는 쉽지 않아 보이네요.

지금까지 금융팀 이대종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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