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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잘나가] 샴푸야 향수야?…샴푸시장 '향기 전쟁' 후끈

SBS Biz 이한승
입력2014.11.04 15:39
수정2014.11.04 16:24

■ 김선경의 민생경제 시시각각

<앵커>


지난해 모 업체가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이성으로부터 호감을 느끼는 향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인 바 있습니다.

조사결과가 주목을 끌었는데요, 10명 중 7명의 젊은 남성들이 샴푸향을 꼽았습니다.

향수나 화장품의 강한 향보다 샴푸의 은은한 향을 선호한다는 건데요.

이를 반영해 1~2년 전부터 향기를 전면에 내세운 샴푸, 일명 퍼퓸샴푸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샴푸보다 향기가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의미입니다.

유통분야 출입하는 이한승 기자와 퍼퓸샴푸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이한승 기자, 저도 머리향 아주 신경 쓰는 편인데, 퍼퓸샴푸 시장규모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2년 전부터 시중에 팔리기 시작한 퍼퓸샴푸는 전체 샴푸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금액으로 추산하면 500억원 안팎입니다.

퍼퓸샴푸는 일반샴푸와 비교해 가격이 거의 비슷한데, 이 시장에선 애경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이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시장에 뛰어든 애경과 곧바로 맞불 제품을 내놓은 LG생활건강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중입니다.

<앵커>
애경과 LG생활건강이 주도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구도군요.

애경은 케라시스, LG생활건강은 엘라스틴으로 이미 샴푸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힌 회사이다보니 경쟁도 치열할 것 같은데요.

퍼퓸샴푸는 누가 먼저 시작했나요?

<기자>
퍼퓸샴푸 시장의 문은 애경이 열었습니다.

애경은 2012년 5월 케라시스 브랜드 론칭 10주년을 맞아 한정판인 '케라시스 퍼퓸샴푸'를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이 두달 만에 모두 완판되며 인기를 끌자 그 해 11월 퍼퓸샴푸를 정식 출시하게 된 겁니다.

애경 퍼퓸샴푸가 꾸준한 인기를 끄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향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1년에 한번 이상 색다른 향을 지닌 제품을 한정판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디자인에도 애경만의 개성이 담겨있습니다.

애경은 외국 디자이너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존 샴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애경 퍼퓸샴푸의 디자인은 지난해 패키지디자인 공모전과 굿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앵커>
화면 보니까 정말 예쁘네요.

그렇다면 경쟁사인 LG생활건강 퍼퓸샴푸의 무기는 무엇인가요?

<기자> 
LG생활건강은 애경과 같은 달인 2012년 11월 퍼퓸샴푸를 내놨는데요.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주목을 끌었습니다.

프랑스 향료회사 샤라보의 수석 조향사 장 마리 산탄토니가, 배우 김태희씨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입니다.

상큼한 과일향과 플로럴향이 어우러진 제품부터 여성스러운 백장미와 은방울꽃의 향으로 구성된 제품 등 서로 다른 콘셉트의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이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은 출시와 동시에 애경을 제치고 시장 1위를 거머쥐었습니다.

먼저 퍼퓸샴푸를 내놓은 애경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입니다.

양사는 지금도 퍼퓸샴푸 주도권을 쥐기 위해 엎치락 뒤치락하는 형국입니다.

<앵커>
결국 김태희향 샴푸라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네요.

양사가 펼치는 마케팅도 확연히 다르다면서요? 어떤가요?

<기자>
업계는 LG생활건강이나 애경 모두 오랫동안 샴푸를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품질상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사 모두 퍼퓸샴푸 제품에 향수처럼 단계별로 다른 향을 적용했으며, 남은 향이 오래 지속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결국 승부는 마케팅에서 갈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LG생활건강이 애경보다는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빅모델인 김태희씨를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으로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2012년은 LG생활건강이 김태희씨를 모델로 기용해 샴푸, 화장품 등 매출이 급성장한 해로 '김태희 효과'가 강력했던 한해였습니다.

<앵커>
그럼 애경은 따로 마케팅을 하지 않나보죠?

<기자>
네, 애경은 빅모델을 기용한 광고보다는 입소문에 의존하는 방식을 택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블로거들의 사용후기를 간접적으로 활용하거나 소비자 대면 접촉을 통해 제품 홍보를 벌이고 있는 셈이죠.

LG생활건강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아지고, 여기서 남는 돈을 R&D에 투자하는 선순환적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애경 측은 장점으로 꼽았습니다.

애경은 구전 마케팅을 통해 지난해 12월 퍼퓸샴푸 출시 이후 13개월 만에 LG생활건강을 제치고 1위에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애경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다가 지난 9월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30%~40% 점유율을 차지하며, LG생활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퍼퓸샴푸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미장센 블루밍 퍼퓸샴푸를 내놓은 아모레퍼시픽은 LG생활건강과 애경에 밀려 10% 중후반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방샴푸 시장에서 후발주자임에도 샴푸시장 1위인 LG생활건강을 압박했던 저력이 발휘되면 3강 구도로의 시장 재편과 함께 퍼퓸샴푸 시장의 확대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향기를 전면에 내세운 퍼퓸샴푸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는군요.

이한승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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