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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업 샵 열려면 미용사 자격증 따라고?…이상한 규제

SBS Biz 정연솔
입력2014.08.19 20:22
수정2014.08.19 20:22

<앵커>
요즘은 방송에 출연하는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이런저런 행사나 모임에 가기에 앞서 전문가에게 화장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렇게 화장만 전문적으로 해주는 사람을 메이크업 아티스트라고 부르죠.

수요가 늘면서 메이크업 전문점을 열려는 사람들은 느는데, 문제는 엉뚱하게 머리를 만지는 미용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무엇을, 또는 누구를 위한 규제일까요?

저희가 해당 부처 공무원에게 물었습니다.

왜 별도로 분리시키지 않냐고.

답변 들어보시죠.

정연솔 기자입니다.

<기자>
메이크업 전문 경력 20년의 서용선씨는 6년 전 창업을 하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었습니다.

[서용선 / 메이크업 전문가 : 미용사 자격증을 따야지만 메이크업 샵을 오픈 할 수 있더라고요. 직원 이름으로 샵을 일단 오픈해 놓고 중간에 저는 미용 전문대를 다녀서 면허증을 취득한 경우거든요.]

지난 1961년 만들어진 미용사법을 전신으로 한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메이크업은 미용업의 한 분야로 분류돼 있기 때문입니다.

50년도 넘은 규정인 셈인데 문제는 이미 시장은 변해버렸다는 것입니다.

전문성과 경력을 강조하는 곳일수록 헤어와 메이크업을 같은 사람이 하는 곳은 없습니다.

[김윤혜 / 메이크업 전문가 지망생 : 창업을 하려면 헤어 자격증도 따야 하기 때문에 불공평한 것 같습니다. 비용도 두 배로 들고 시간도 두 배로 들다 보니까 창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각각 별도의 수요와 시장이 형성돼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보람 / 중소기업 옴부즈만 : (메이크업은) 전체 미용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 됩니다. 제대로 된 수요 조사를 해보지 않고 여전히 일반 미용업에서 메이크업을 다룰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봅니다.)]

해당 권한을 가지고 있는 담당 부처는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보건복지부 생활위생과 관계자 : (업계에서) 말은 많이 나오는데 아직 주변 분위기나 모든 상황이 아직 그것을 별도 업종으로 지정 관리하는 것은 이르다, 이런 의견도 있고…]

시장에서 요구가 강한 것은 알지만, 메이크업이란 업종을 미용에서 분리하기는 이르다고 본다는 얘기입니다.

[장윤섭 / 중소기업연구원 규제영향평가센터 : 메이크업 시장 수요가 충분히 있고 기존사업에서 별도로 분리해서 사업을 해도 큰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그런 게 아닌데 왜 굳이 진입 장벽을 유지해서 새로운 창업을 저해하고 사회적으로도 낭비라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미용업의 테두리에 갇혀 있던 손톱관리, 일명 네일 아티스트는 올해 별도의 업종으로 지정되면서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재 관련 업계가 추산하는 메이크업 산업 규모는 1조 8000억 원으로 관련 종사자만 13만 명에 달합니다.

지난 한해만 30% 이상 성장했는데, 늘어난 메이크업 전문 샵만 2만 개가 넘습니다.

SBSCNBC 정연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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