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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브리핑] 법 어겨도 처벌 없다?…고용 공시제 실효성 '논란'

SBS Biz 권세욱
입력2014.07.04 11:01
수정2014.07.04 11:01

■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고용형태 공시제가 첫 발을 뗐습니다.

이틀 전에도 이 시간에 국내 기업들이 왜 정규직 고용을 외면하는지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왜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됐고 어떤 점이 문제인지, 취재기자랑 좀 짚어보죠.

권세욱 기자, 먼저 이것부터 물어보죠. 고용형태 공시제, 왜 도입된 겁니까?



<기자>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앵커>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고용형태 공시제는 고용정책 기본법에 담겼는데요.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지난 2012년에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2011년 기준 비정규직은 전체 근로자의 34.2%로 사회 양극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의원은 기업이 매년 근로자의 고용형태를 공시하면 비정규직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업주들이 자율적 개선을 통해 비정규직을 줄일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유력 대선 주자들도 고용 공시제를 민간기업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당연히 기업들 반발이 좀 나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재계는 법이 발의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반대 입장입니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제도라는 겁니다.

<앵커>
반대 이유가 뭡니까?

<기자>
먼저 '소속 외 근로자', 이른바 간접고용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는 겁니다. 간접고용은 우리가 고용한 것이 아닌데 왜 공개를 해야 하는냐는 겁니다.

또 업계 특성을 반영하지 못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간접고용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온 조선, 철강, 건설업종은 특성상 외부업체들이 많이 들어와서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조선업의 경우 부품 납품 업체가 외부에서 부품을 제작해 납품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선박 부품은 크기가 크다 보니 운송이 불가능한 부품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장 내에 입주해 부품을 만들어 납품한다는 겁니다.

이런 업종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무작정 간접고용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틀 전에도 언급했지만, 이번에 고용형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도 있었는데요. 이 기업들은 왜 안 한 겁니까?

<기자>
공시를 하지 않은 대기업은 5곳인데, 기업 비밀이라서 공개를 하지 않거나 고용노동부가 정한 시간을 넘겨 공개를 하지 못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말이죠. 공시 안 해도 상관 없는 겁니까? 어디는 하고 어디는 안 하면 누가 하려고 할까 싶습니다. 지금도 보면 공시한 기업들만 여론과 언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이잖아요?

<기자>
이 부분이 좀 애매합니다.

일단 고용부는 고용 형태를 공시하지 않는 것은 법 위반이라고 명확히 했습니다.

공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거죠.

하지만 현재로서는 법 위반을 해도 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현재 법률상으로는 처벌 규정이 없어서입니다.

고용 형태 공시가 의무가 아니라는 오해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왜 처벌 규정이 없는 거죠?

<기자>
고용정책 기본법 개정안이 발의됐을 때 처벌 규정은 담기지 않은 영향입니다.

기업의 반발이 거센 만큼 일단 고용형태 공시를 통해 기업의 자율적 참여를 이끌어 내자는 취지로 처벌 규정은 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사회적으로 압박이 가해지면 브랜드 이미지에 신경을 쓰는 기업들이 공시를 안 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깔려 있습니다.

일단 처벌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도 공시 대상 대기업 2947곳 가운데 99.8%인 2942곳이 이번 공시에 참여했습니다.

<앵커>
올해는 첫 시행이었으니 기업들은 눈치를 보고 정부도 압박을 가했을 수 있겠죠. 그렇죠?

<기자>
사실 관계를 확정할 수는 없지만 정부가 처음 시행하는 정책이다 보니 외부 노출 효과 때문에 그랬을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할 수는 있겠습니다.

<앵커>
여하튼 국회도 공시를 하지 않는 기업들을 처벌하는 규정을 만들자고 나선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회에서 추가 개정안을 마련 중입니다.

새누리당 김장실 의원은 지난해 7월 고용 형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의 사업주를 처벌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는데요.

기업이 공시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공시해도 제재 조치가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발의안은 고용형태를 미공시, 허위공시한 기업의 사업주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도록 했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정애 의원도 개정안을 준비 중인데요.

근로자의 고용 형태 현황을 공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공시한 자에게 과태로 300만원 이하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노동계에서는 공시대상 조건을 낮추고 간접고용의 분류도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들마저 나오고 있다는데, 앞으로 또 어떻게 수정되고 보완될 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겠군요. 알겠습니다.

권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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