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쑥대밭' 체육계 비리사슬 끊을 수 있나
SBS Biz 서주연
입력2014.01.21 11:48
수정2014.01.21 11:48
■ 이형진의 백브리핑 시시각각
<앵커>
현장취재기자들이 전하는 경제현장 소식, 먼저 문화콘텐츠 업계로 갑니다.
서주연 기자, 오늘 어떤 소식 준비했죠?
<기자>
네, 오늘은 국내 체육계와 관련된 소식 준비했습니다. 혹시 '비리연맹'으로 불리는 곳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앵커>
글쎄요. 어디죠?
<기자>
수년간 끊임없는 추문에 시달리고 있는 빙상연맹을 업계관계자들이 비꼬아 부르는 말인데요.
얼마전 저는 상당히 인상적인 인터뷰 기사를 하나 접했습니다.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가 현지 대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와서 가장 기쁜 일이 "메달을 땄을 때 모든 스탭과 선수들이 기뻐해준 것" 이라고 말한 내용이었는데요.
<앵커>
너무 당연한 말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죠. 그런데 우리 체육계의 편가르기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준 말이기도 했습니다.
메달을 따도 함께 기뻐할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할텐데요.
안 선수는 빙상연맹과의 갈등과 소속팀 해체 등으로 귀화의 길을 걷게 됐지만, 우리 시각으로 어제 2014 유럽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마지막날 금메달 3개를 휩쓰는 등 4관왕, 종합우승의 자리에 오르면서 국내 팬들을 심란하게 했습니다.
그동안 큰 빙상대회때마다 선수 폭행은 물론 가위바위보로 순위를 조작하는 짬짜미 파문 등 논란이 벌어졌었는데요.
얼마 전에는 쇼트트랙 코치가 여자 선수를 성추행한 사실을 연맹에서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터져 올림픽을 앞두고 분위기가 흉흉한 상황입니다.
<앵커>
최근 우리나라 체육계의 묵은 비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체육계는 말그대로 쑥대밭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질적인 체육계 병패를 뿌리뽑겠다며, 2000여곳이 넘는 체육단체들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면서 오랜동안 쉬쉬했던 문제들이 터져나왔는데요.
얼마전 발표된 감사결과에 따르면 무려 340여곳의 비리가 적발되고 10여곳이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또 빼돌린 돈 15억 5000만원이 환수조치됐습니다.
올해는 다음달초 시작하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비롯해서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연이어 열리는데요.
동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설상 종목을 관할하는 대한스키협회가 협회장의 장기공백으로인해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될 위기에 있는 등 이곳저곳에서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입니다.
또 유례가 없는 정부주도의 개혁이 이뤄지면서 체육단체간에 또 체육인들의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앵커>
문체부가 칼을 빼든 이유가 있을텐데 무엇 때문인가요?
<기자>
네, 지난해 5월 전국체전 태권도 고등부 선발전에서 편파 판정으로 탈락한 선수의 부친인 태권도 관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건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 "스포츠계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며 아시안게임 전까지 정상화시키려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었는데요.
이후 감사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감사 결과는 사회에 큰 충격을 줬는데요.
예를 들어 대한공수도연맹의 경우 아버지는 회장, 장녀는 부회장, 장남은 심판위원장, 처남은 국가대표감독, 차남은 국가대표코치를 맡는 등 온가족을 동원해 선수들의 훈련수당까지 가로챘습니다.
태권도협회, 승마협회, 야구협회, 배구협회 등 대다수 종목도 비리로 얼룩진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앵커>
가장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까지 비리문제가 터져나왔다면 한두해에 걸친 일도 아닐테고, 문제가 심각해보이는데, 이번에는 문체부가 체육단체들의 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을까요?
<기자>
문체부의 이번 개혁 추진에 일부에서는 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초강경책이라는 반발도 있었는데요.
학교운동부를 기점으로 마치 군대를 연상케하는 위계질서와 철저히 도제식인 우리나라 체육계의 독특한 문화적 특수성, 그리고 뿌리깊은 관행을 끊어내기에는 정부의 힘이 모자라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문체부는 당장 체육단체 지배구조 개선을 마무리해 앞으로는 조직 사유화와 특정 학연·인맥의 전횡을 막을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또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설치해 체육계 전반의 비리조사와 감사를 상시 수행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고, 이달 안에 중장기 개혁과제를 논의할 자문기구 '스포츠 3.0 위원회'도 출범시킨다고 합니다.
<앵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법이 바뀌어야 기구설치가 가능하다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스포츠공정위는 법개정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사실이고요.
자문기구도 구속력이 없어서 체육회 비리 근절에 역할을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는 시선이 많습니다.
게다가 수십년간 지속된 체육비리가 이런 것들로 근절될 것이라는 문체부의 시각 자체가 너무 순진한 발상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자성의 노력을 보이고는 있지만, 사태가 이지경이 되도록 방치해둔 관리감독기관 또한 특검의 대상이 돼야한다는 지적마저 나와 문체부도 그동안의 방관에 대한 비난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말그대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앞으로도 체육계의 비리와 관련해 문체부의 움직임 계속 전해주시죠.
<앵커>
현장취재기자들이 전하는 경제현장 소식, 먼저 문화콘텐츠 업계로 갑니다.
서주연 기자, 오늘 어떤 소식 준비했죠?
<기자>
네, 오늘은 국내 체육계와 관련된 소식 준비했습니다. 혹시 '비리연맹'으로 불리는 곳이 어디인지 아십니까?
<앵커>
글쎄요. 어디죠?
<기자>
수년간 끊임없는 추문에 시달리고 있는 빙상연맹을 업계관계자들이 비꼬아 부르는 말인데요.
얼마전 저는 상당히 인상적인 인터뷰 기사를 하나 접했습니다.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안현수 선수가 현지 대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와서 가장 기쁜 일이 "메달을 땄을 때 모든 스탭과 선수들이 기뻐해준 것" 이라고 말한 내용이었는데요.
<앵커>
너무 당연한 말아닌가요?
<기자>
네, 그렇죠. 그런데 우리 체육계의 편가르기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여실히 드러내준 말이기도 했습니다.
메달을 따도 함께 기뻐할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할텐데요.
안 선수는 빙상연맹과의 갈등과 소속팀 해체 등으로 귀화의 길을 걷게 됐지만, 우리 시각으로 어제 2014 유럽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마지막날 금메달 3개를 휩쓰는 등 4관왕, 종합우승의 자리에 오르면서 국내 팬들을 심란하게 했습니다.
그동안 큰 빙상대회때마다 선수 폭행은 물론 가위바위보로 순위를 조작하는 짬짜미 파문 등 논란이 벌어졌었는데요.
얼마 전에는 쇼트트랙 코치가 여자 선수를 성추행한 사실을 연맹에서 덮으려 했다는 의혹이 터져 올림픽을 앞두고 분위기가 흉흉한 상황입니다.
<앵커>
최근 우리나라 체육계의 묵은 비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체육계는 말그대로 쑥대밭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고질적인 체육계 병패를 뿌리뽑겠다며, 2000여곳이 넘는 체육단체들에 대해 대대적인 감사를 벌이면서 오랜동안 쉬쉬했던 문제들이 터져나왔는데요.
얼마전 발표된 감사결과에 따르면 무려 340여곳의 비리가 적발되고 10여곳이 검찰에 고발됐습니다.
또 빼돌린 돈 15억 5000만원이 환수조치됐습니다.
올해는 다음달초 시작하는 소치 동계올림픽을 비롯해서 브라질 월드컵, 인천 아시안게임 등 굵직한 국제대회가 연이어 열리는데요.
동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설상 종목을 관할하는 대한스키협회가 협회장의 장기공백으로인해 대한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될 위기에 있는 등 이곳저곳에서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입니다.
또 유례가 없는 정부주도의 개혁이 이뤄지면서 체육단체간에 또 체육인들의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습니다.
<앵커>
문체부가 칼을 빼든 이유가 있을텐데 무엇 때문인가요?
<기자>
네, 지난해 5월 전국체전 태권도 고등부 선발전에서 편파 판정으로 탈락한 선수의 부친인 태권도 관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사건 직후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 "스포츠계의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며 아시안게임 전까지 정상화시키려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었는데요.
이후 감사가 급물살을 탔습니다.
감사 결과는 사회에 큰 충격을 줬는데요.
예를 들어 대한공수도연맹의 경우 아버지는 회장, 장녀는 부회장, 장남은 심판위원장, 처남은 국가대표감독, 차남은 국가대표코치를 맡는 등 온가족을 동원해 선수들의 훈련수당까지 가로챘습니다.
태권도협회, 승마협회, 야구협회, 배구협회 등 대다수 종목도 비리로 얼룩진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앵커>
가장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까지 비리문제가 터져나왔다면 한두해에 걸친 일도 아닐테고, 문제가 심각해보이는데, 이번에는 문체부가 체육단체들의 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을까요?
<기자>
문체부의 이번 개혁 추진에 일부에서는 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초강경책이라는 반발도 있었는데요.
학교운동부를 기점으로 마치 군대를 연상케하는 위계질서와 철저히 도제식인 우리나라 체육계의 독특한 문화적 특수성, 그리고 뿌리깊은 관행을 끊어내기에는 정부의 힘이 모자라 보이는 게 사실입니다.
문체부는 당장 체육단체 지배구조 개선을 마무리해 앞으로는 조직 사유화와 특정 학연·인맥의 전횡을 막을 방침이라고 밝혔는데요.
또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설치해 체육계 전반의 비리조사와 감사를 상시 수행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고, 이달 안에 중장기 개혁과제를 논의할 자문기구 '스포츠 3.0 위원회'도 출범시킨다고 합니다.
<앵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법이 바뀌어야 기구설치가 가능하다니까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스포츠공정위는 법개정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 사실이고요.
자문기구도 구속력이 없어서 체육회 비리 근절에 역할을 제대로 할지 의문이라는 시선이 많습니다.
게다가 수십년간 지속된 체육비리가 이런 것들로 근절될 것이라는 문체부의 시각 자체가 너무 순진한 발상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자성의 노력을 보이고는 있지만, 사태가 이지경이 되도록 방치해둔 관리감독기관 또한 특검의 대상이 돼야한다는 지적마저 나와 문체부도 그동안의 방관에 대한 비난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말그대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앞으로도 체육계의 비리와 관련해 문체부의 움직임 계속 전해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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