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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 회장, '반도체 꿈' 접고 생존 택했다

SBS Biz 윤진섭
입력2013.11.18 19:50
수정2013.11.18 19:50

<앵커>
동부그룹이 내놓은 재무구조 개선안 중 가장 눈길을 끄는건 동부하이텍 매각입니다.

김준기 회장이 30년동안 애지중지 키워온 반도체사업에서 손을 뗐다는 의미가 되는데요.

동부그룹과 김준기 회장의 반도체사업, 그 영욕의 30년을 되짚어봅니다. 

윤진섭 기자입니다.

<기자>
비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동부하이텍.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불거질 때마다 김준기 회장은 "힘들어도 나라를 위해 꼭해야 하는 사업,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는데 대해 박수쳐달라"며 정면 돌파를 택했습니다.

하지만 김준기 회장은 그룹 유동성 개선을 위해 뚝심있게 추진해온 반도체 동부의 꿈을 30년만에 접었습니다.

애착이 컸기에 매각 결정이 던진 충격도 큽니다.

[동부그룹 관계자 : (동부하이텍 매각결정) 내용을 보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생각했지만) 이게 들어가면서 시장에선 (구조조정안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된 거죠.]

김준기 회장이 반도체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3년.

미국 몬산토사와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를 만드는 코실을 세우면서부터입니다.

4년 뒤 1997년에는 IBM과 제휴, 동부전자를 세워 메모리인 256메가 D램 사업 진출을 선언합니다. 

하지만, 곧이어 불어닥친 IMF외환위기로 큰 시련을 맞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꿈을 접어야 했고, 사업분야도 당시 국내에선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비메모리 반도체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2002년 김 회장은 동부전자보다 50배나 덩치가 큰 아남반도체를 인수하는 승부수를 던집니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2조40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 매년 1000억원이 넘는 이자, IT 버블이 꺼지면서 불거진 반도체 업계 불황은 동부그룹 반도체 사업을 짓눌렀습니다.

사명 변경에 우량 계열사와 합병, 또 다시 반도체 사업을 살리기 위한 계열분리.

김 회장은 3500억원 사재 출연이라는 극약 처방도 내놨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기업의 힘만으로 버텨야 하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올해 사상 첫 연간 단위 흑자 달성이 예상되고 있지만, 이번엔 그룹 유동성 위기가 동부하이텍 발목을 잡았습니다. 

김준기 회장이 수천억원의 사재를 털어넣으며 키워온 반도체 사업.

그룹에 대한 금융시장의 신뢰를 얻기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동부 반도체사업은 새로운 주인을 찾아 또 다시 길을 떠나야 합니다.

SBSCNBC 윤진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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