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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REPORT] 야구에 숨은 숫자들, 경제까지 '좌지우지'

SBS Biz 임리영
입력2013.10.15 16:09
수정2013.10.15 16:09

■ KOREA LIFE 

[강채리 기자 / SBSCNBC : 한국 프로야구는 성장과 인기, 두 가지 면에서 모두 가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사상 최대 관중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프로야구 붐은 다른 관련 산업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붐 속의 놀라운 숫자들. 임리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모든 사람들의 대화가 야구로 시작하고 끝나는 포스트 시즌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야구 경기장들은 이제 야구팬들의 함성으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습니다. 한국 야구는 2010년 누적 관중 1억 명을 돌파하는데 이어, 지난 6년 동안 연속 500만 관중 돌파라는 빅 히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와 지지로 한국은 2009년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세계무대에서도 한걸음 더 도약하며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한국야구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야구가 창출해내는 경제적 가치와 다양하고 의미 있는 숫자들이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임리영 기자 / SBSCNBC : 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가을 프로야구의 서막이 올랐습니다. 평일 저녁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보시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야구 경기를 보기 위해 줄을 서 있습니다. 단순히 이렇게 야구를 즐기는 사람들의 숫자만을 돈으로 환산하고 또 계산된 숫자에 놀랄 수도 있겠지만, 야구가 가져온 더 놀라운 숫자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바로 야구의 전체 경제 효과를 뜻하는 '1조원'입니다. 단순히 야구를 보고, 즐기는 것에서 창출되는 경제적 효과가 1조원 이상이라니,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김종 교수 /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 2010년 조사결과 우리나라가 1982년도에 프로야구를 시작된 이후로 한화 1조 2000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야구 산업과 연관되는 모든 면에서 막대한 액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 산업에 영향을 주고, 그 파급효과와 연관된 산업을 분류해보면 무려 15개 산업이나 됩니다. 섬유 및 가죽, 출판 및 인쇄, 음식업 및 숙박, 통신업, 미디어 기타 서비스업 등 야구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산업은 이제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게 본다면, 작년 한 해 프로야구의 입장수입인 633억 원은 그리 놀랍지도 않습니다. 설사 이것이 2011년 553억 원에 비해 무려 14.6%나 증가했다고 해도 말입니다. 야구가 가져오는 경제적 효과는 복잡한 통계나 수치 없이도 이렇게 길게 늘어선 상점들의 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임리영 기자 / SBSCNBC : 지금 이곳 야구장 주변에는 작게는 간단한 군것질거리를 파는 노점상부터, 이 지역 주변 모든 상가들까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야구가 단지 스포츠로서 혼자만 흥행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지역경제까지 함께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경기장 주위 골목들과 상권은 불황을 느낄 틈이 없습니다. 한국의 야구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간식 중 하나인 치킨은 일주일 내내 불티나게 팔립니다.

비단, 먹는 것 뿐 아닙니다. 야구 열풍은 사회인 야구단 붐으로 이어졌고, 이에 따라 야구용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또 더 즐겁게 응원을 하기 위한 투자에도 아낌이 없습니다. 유니폼이나 모자 같이 각 구단의 공식 라이센스 상품의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전태수 대표 / 네포스 : 국내 야구는 최근 5년 동안 WBC나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이뤄냈습니다. 그 이후에 야구 상품화 관련 산업이 1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계절에 따라 잘 팔리는 용품과 매출의 차이는 있지만, 프로야구 열풍 이후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야구 열풍은 온라인 게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최근 야구를 콘텐츠로 한 온라인·모바일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야구가 또 다른 모습으로 경제효과를 창출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야구 열풍을 가능케 했던 것은 무엇보다도 20대 관중의 역할이 가장 컸습니다. 프로야구 팬으로서 자신의 열정과 개성을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이십대! 그들이 프로야구 열풍의 중심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상반기 프로야구 예매 관중의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상반기 프로야구 예매관중의 절반이 20대 남녀였습니다. 따라서 각 구단도, 20대를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 잠실에 홈구장을 가진 두산 역시 20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20대 여성에 대한 마케팅에 중점을 두는 모습입니다. 매달 한 번 '퀸즈데이'를 마련하고, 이 때 두산베어스의 선수들은 핑크색 모자와 유니폼, 글로브를 착용합니다. 지난 6월에는 이 '퀸즈데이'를 맞아 세계적인 톱모델 미란다 커가 시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김정균 부장 / 두산베어스 마케팅팀 : 최근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여성 관객, 특히 20대 여성 관객의 파워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구단은 “퀸즈데이”를 마련하고, 여성에게만 가격을 할인해주는 등 여성만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에서는, 이 구장에서 젊은 남녀들이 야구라는 공통 관심사로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질 수 있도록 '2013 프로야구 미팅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프로야구 열풍이 만들어 낸 이색적인 야구장 풍경은 정말 다양합니다.

야구 중계를 보면서 한 번 정도 '가장 비싼 광고료는 어디에 위치한 것일까' 궁금했던 적 있으신가요? 출루하는 1루일까, 아니면 홈을 밟기 직전의 3루일까요? 정답은 세 번째 숫자에 숨어 있습니다.

잠실구장의 경우 외야펜스 왼쪽, 3루의 광고판이 베이스 중에서 제일 비싼 7300만원이었습니다. 덕아웃 상단 광고료 역시 3루가 가장 비쌉니다. 3루의 덕아웃 상단 왼쪽 광고료는 8900만 원에서 1억 6700만 원을 호가합니다. 기업이 야구장 마케팅에 지불하는 비용은 적게는 3~4억 원, 많게는 70~80억 원 정도입니다.

노출 위치나 방법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입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펜스 광고단가만 20% 이상 올랐다고 하니, 대단합니다.

[김종 교수 /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 프로야구 자체가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다 보니, 특히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기업들은 야구장 광고가 굉장히 매력적일 것입니다. 또한 스포츠라고 하는 순수성에 기대어 기업 이미지를 함께 가져가려는 기업 역시 자신들의 기업의 문화와 스포츠 문화가 일치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프로야구 광고에 상당한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임리영 기자 / SBSCNBC : 하지만 우리나라의 야구 산업은 보시다시피 기업 위주, 구단 위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선수 개인의 자질과 개성의 표현이 야구 산업에 투영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씨 역시 이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박찬호 /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주)Team61 대표 : 어떤 기업의 홍보물로 전락한 구단의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다시 말해 야구 자체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응원하는 팬, 그리고 그런 팬들에 기대어 가는 야구 문화가 아쉽습니다. 사실 뛰어난 한 선수는 기업의 어떤 브랜드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야구 산업이 기업 보다는 선수 중심으로 발전하고, 체계나 행정적인 뒷받침도 이뤄져야 합니다.]

아직 기업 의존적인 한국 프로야구가 풀어야 할 숙제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오늘 만나본 이 숫자들!

어쩌면 이 숫자들이 한국의 프로야구 열기가 단순한 붐으로 끝나지 않고, 하나의 체계적인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In English 

I hope you are a baseball fan for our next story. 

Baseball fever is giving a boost to other related industries and we will surprise you with the numbers.

It's that time of the year again - everyone's favorite water-cooler topic - Post Baseball season.

The season blasted off with a roar filling stadiums with excitement and chants by die-hard baseballs lovers.

Korean baseball has been on a homerun spree for quite a while.

The consolidated number of baseball audience hit 100 million for the first time in 2010.

And for the past 6 years, it has topped 5 million every year.

And as Korean baseball continues to keep up its homerun bats, the numbers and the money involved have recently garnered a lot of attention. 

Perhaps spurred by this support the South Korean baseball team came home with the silver at the World Baseball Classic in 2009, a serious notch for the country's global recognition.

[Rhie / PTC : The fall season to professional baseball has kicked off here in Korea. And although it's a  weekday evening, the city's baseball lovers are queuing up to watch the games. Now, just adding up the tickets and jerseys that are sold out here and online could point to some pretty lofty numbers but, there's far more to the secret and science of baseball numbers.]

1 TRILLION WON which is approximately 1 billion US dollars - that's the amount of money generated by people simply watching and enjoying the ball games.

[Kim Jong/ Professor of Hanyang University, Sports Industry Department : We found out from a research conducted in 2010 that the baseball industry accumulated a total 1.2 trillion won from the baseball industry since its inception in 1982. This is huge and affects the entire baseball industry.]

There are about 15 industries that are linked directly to professional baseball and can have a financial impact.

But almost all industries like textile, publishing, F&B (food & beverage), accomodation, telecommunications, as well as media and other services are involved and affected as well.

And when taking this into account, it's no surprise that last year's annual profits from selling tickets alone reached 63 billion won or 59 million dollars - a good 15% jump from the previous year.

And even without any complex accounting, it's easy to see the economics of baseball just by witnessing the long lines and packed stores.

[Rhie / PTC : From small snack vendors like this one to even shops near by there is no shortage in stream of visitors. And baseball isn't thriving on its own, but is having a ripple effect on the regional economies.]

entire alleys and streets near the stadium are virtually recession-proof.

Fried chicken, which has been an all-time favorite for Korean baseball lovers, sells like hotcakes 24/7.

This baseball craze doesn't stop at snacks.

It has triggered a substantial pick-up in sales of baseball products.

A lot of this is attributed to the rise of neighborhood baseball leagues.

And they also spend big bucks to make sure that rooting is nothing short of fun.

The total number of sales for licensed caps and uniforms of clubs have spiked 56% from last year.

[Jeon Tae-soo/ CEO of NEPOS : The national baseball team have earned good scores at the World Baseball Classic and the Olympics in the last 5 years. And ever since, the baseball products market has grown more than 10 fold. Popular products and the sales figures have varied from time to time but it's clear that sales have jumped explosively with the onset of the baseball craze.]

That's not all. This love for baseball has swept the online space as well with online and mobile games based on baseball content increasing in popularity.

What's helped spur this phenomenon too has been the 20-something crowd.

These Hip, spunky youngsters are big on expressing themselves and it shows in their baseball fanaticism.

According to statistics from last 3 years, half of first season's entire ticket bookings came from that segment.

That's why baseball teams are targeting that age group with marketing geared towards them.

Take the Doosan Bears for instance, that have a marketing program specifically for 20-something female baseball fans.

They host what's called a "Queen's Day" every month, when Doosan Bears' players wear pink caps, uniforms, and gloves. Last year, the world-famous super-model Miranda Kerr, threw the first baseball for the season.

[Kim Jung-gyun/ Marketing Director of Doosan Bears : We are witnessing the power of females in their 20s as that particular customer demographic is on the rise. That's why our team started "Queen's Day" events as well as other promotional events, such as giving females a discount and so on.]

One brokerage has taken a romantic slant in its baseball marketing.

It started a blind date event for avid baseball fans to meet during a game.

At Seoul's Jamsil Stadium, which is the home field to LG Twins and Doosan Bears, the most pricey billboard is where the 3rd base is.

The price tag for one advert on this spot is around 73 million Korean won, which is - about 73 hundred dollars.

And the price ticks higher the closer it gets to the central electric scoreboard.

it can spike up to as much as 84 hundred US dollars.

Spending by corporations on baseball marketing can vary extensively - from 300 thousand dollars to 7 million dollars.

The location and methods of advertising can also fluctuate the costs.

With the on-going popularity of baseball, the unit cost of advertising on stadium fences has jumped more than 20% compared to last year.

[Kim Jong/ Professor of Hanyang University Sports Industry Department : Pro baseball has become a cultural icon in Korea and that's why baseball marketing is attractive for companies that are trying to target females in their 20s. And this is even more true because such sports marketing naturally enhances their corporate image as well.]

[Rhie / PTC : But, some critics may point out that Korea's baseball industry is too dependent on major conglomerates and teams.]

The iconic figure to Korean baseball, Chanho Park, who was the first Korean to join a major baseball league in the United States, argues that this could affect the fan base.

[Chanho Park/ Former US Major League Player : It's a pity to see some players acting just as a corporate PR man. So it's almost like the fans are rooting not for baseball per se, but for the company. And the baseball industry itself unfortunately thrives on such fans. One able player can carry so much more value than a particular brand. So, I think the Korean baseball industry should be more player-focused in its developments. I also think there should be a systematic and an administrative support to that.]

So there are still challenges ahead for the corporate-driven baseball industry. But crunching these key baseball numbers suggest that this nation-wide love for the game is here to stay - so it's worth some thought into the right way to growth this sport.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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