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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그리운 美 금융권 'de-regulation' 한 목소리 내다

SBS Biz 이승희
입력2013.06.14 15:57
수정2013.06.14 15:57

■ 다보스 딕셔너리

2013 세계경제포럼의 키워드를 짚어보는 다보스 딕셔너리시간입니다. 오늘의 단어는 de-regulation입니다. de-regulation은 regulation 규제로부터 벗어난다. 즉 규제 완화, 탈규제를 의미합니다.

금융권에 대한 규제 강화와 시장 자유를 위한 규제 완화는 경제학에서 계속 이어져 온 주요 논쟁인데요. 하지만 올해부터는 금융권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 성장, 즉 시장 자유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금융시장에 대한 규제가 적었습니다. 금융자유화에 따른 전 세계 자본시장의 개방 분위기가 형성되며 금융 산업 규모가 빠르게 커졌습니다.

하지만 리스크가 높은 파생상품과 투기도 늘어나면서 신용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대출이 시장에 퍼졌습니다. 결국 대출 채무불이행 사태가 확산되면서 자산 거품이 터져 2008년 금융위기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금융권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생시킨 주범으로 몰리면서 미국 정부가 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본격적으로 규제 강화에 나서왔습니다. 이에 더해,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JP모건의 무분별한 파생상품 투자 손실 사건, 이른바 런던웨일을 계기로 규제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됐죠.

[제이미 다이먼 / JP모건 CEO : 런던웨일 사건에 대해서 말하자면 우리는 고객들을 우습게 본 것이 아닙니다. 엄청난 실수였습니다. 주주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대표적인 규제안으로는 미국의 금융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볼커룰이 있습니다. 은행이 고수익을 올리기 위하여 자사의 자산이나 차입금으로 채권, 주식,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법안입니다. 지난해 JP모건의 파생상품 투자실패로 볼커룰의 필요성이 재조명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금융권은 정부의 규제가 과도하다며 de-regulation,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제 위기로부터 충분히 벗어났다는 명분까지 제시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골드만삭스는 75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최대 3배 많은 자기자본을 확보하며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80% 급등했습니다. JP모건 역시 60억 달러의 파생상품 손실을 기록함에도 개선된 실적 발표했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지금까지 미국 경제가 성장한 것은 모두 금융권의 대출 덕분이라며 규제가 완화되어야 경제 성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 JP모건 CEO : 이제는 과거로부터 돌아와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은행들은 계속해서 돈을 빌려주고, 성장하고 확장하고 있습니다. 금융은 경제가 돌아가고 기능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대출은 자금이 흐르도록 합니다. 제가 아는 투자자들은 고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JP모건체이스는 2008년부터 고객들에게 7조 달러 정도를 빌려주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정부, 학교, 시, 병원, 중소기업, 대기업 등에 대출을 해줬고, 이것이 우리의 일입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하려고 했고…]

다이먼은 또, 지난 5년 간 시행된 규제는 오히려 복잡성만 키운 수박 겉핥기식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남아있습니다. 다보스 포럼 금융 토론회에 제이미 다이먼과 함께 참여했던 폴 싱어 엘리엇 캐피탈 매니지먼트 CEO는 JP모건의 파생상품 거래가 불투명하고 공시에도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폴 싱어 / 엘리엇캐피탈매니지먼트 CEO : 2008년에 많은 금융 기관이 리스크의 성향과 결과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통화정책 파급 과정을 면밀히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죠. 시스템과 금융 기관이 불안정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들이 감당한 리스크와 제공한 서비스 모두는 당시에는 적절한 조치였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말은 재정 정상화를 위해서는 세계의 금융 기관이 정부에 의존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레버리징과 디스클로저를 통해 말입니다.]

주민 IMF 부총재는 금융위기 여파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금융기관 덩치는 여전히 크다며 금융상품의 투명성이 더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regulation versus de-regulation.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 강화 의견과 시장 자유를 통한 경제 성장을 유도하자는 금융권의 규제 완화 의견은 여전히 팽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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