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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고교생 "마지막까지 투정부려 미안, 물좀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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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3.03.14 06:30
수정2013.03.14 06:30

지난 11일 학교폭력에 시달리다가 경북 경산시 한 아파트 23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15·고1)군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들을 생각했다.

나쁜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자신을 알뜰살뜰하게 챙겨준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 및 사랑 등의 감정이 유서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연합뉴스는 13일 최군 부모의 허락을 받아 유서 전문을 공개했다.

경찰은 사고 직후 최군이 작성한 유서 중 학교폭력에 관련된 내용만 일부 공개했으며, 가족들에 대한 내용이 담긴 전문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사고 직전에 투신한 아파트 옥상에서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유서는 노트 2장 분량으로 이렇게 시작한다.

'엄마 오늘 못들어가서 미안해. 아빠한테도. 누나한테도 미안해. 가족들이 이 종이를 볼때 쯤이면 내가 죽고난 후일꺼야. 미안하다고 직접 말로 전해 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 아마 내가 죽으면은 가족들이 제일 힘들어(하겠지)' 또 '엄마, 아빠, 누나 내가 이렇게 못 나서 미안해. 순진한건지 바보인건지. 내가 덜렁거려서 물건도 잘 못챙기고 그래서 내 폰도 몇번씩 고장내고 또 잃어버리고. 학용품도 잘 못챙겨서 자주 잃어버리고. 아마 내가 이럴때 마다 미웠을 거야. 하지만 나를 계속 챙겨주던 내 가족들 정말 사랑하고 죽어서도 영원히 사랑할게…'라고 적었다.



이후 유서엔 자살을 결심하게 한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10여 문장 가량 이어진다.

그리고 끝 문장을 이렇게 적었다.

'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집에서 말고 옥상에서 불편하게 이렇게 적으면서 눈물이고여. 하지만 사랑해♡ 나 목말라 마지막까지 투정부려 미안한데 물좀줘...'라며 끝을 맺었다.

비록 학교에선 친구들에게 폭행당하고 놀림 받았지만 가족들에게 만큼은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스럽고 투정부리는 막내아들로 남고 싶었던 것 같았다.

(경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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