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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지침서'로 보이스피싱…60명 거대조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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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3.02.05 16:26
수정2013.02.05 16:26

전문화·세분화된 조직원 60명이 치밀하게 움직이는 대규모 '보이스피싱'(전자통신금융사기) 조직이 검찰에 통째로 덜미를 잡혔다.

최근 수년간 보이스피싱 범행이 적발된 사례는 많았지만, 국내에 기반을 둔 대규모 조직의 전체 윤곽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김석재 부장검사)는 2011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보이스피싱으로 2천333명의 피해자로부터 34억여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총 60명을 입건, 이중 구속한 10명을 포함해 50명을 기소하고 달아난 10명을 기소중지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문자메시지·전화로 피해자를 끌어들이는 사기조직 ▲범행에 쓸 대포통장·현금카드를 만드는 조직 ▲대포폰을 공급하는 조직 ▲현금 인출 담당조직 등으로 분화돼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검찰은 이런 유형의 대형 조직이 국내에 4~5개 더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이들은 '마케팅 지침서'까지 만들고 치밀한 사전 교육을 통해 전화상담원에게 범행수법을 전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자를 보고 전화를 걸어온 피해자들에게 근로소득 증빙서류 및 재직증명서를 구비해주겠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100만∼150만원을 뜯어내는 수법을 썼다.

이들은 또 조직원들이 범행수익을 인출해 이탈할 것을 우려, 담당자가 정상적으로 돈을 찾아오면 총 인출금액의 5%에 달하는 거액을 매일 일당 형식으로 지급하는 '유인책'을 쓰기도 했다.

조직 총책 등 상부에서는 8개 하부조직에 전화금융 상담원을 관리하는 팀장을 한 명씩 두고 따로 사무실을 유지하며 위치도 알려주지 않을 만큼 극도의 보안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말단 상담원들은 옆 조직에 속한 사람이 누군지 알지 못했으며, 대부분 가명을 사용한 탓에 주범이 검거된 지 5개월이 지나서야 하부조직 팀장의 인적사항 파악이 가능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수사결과 이들 조직에도 조직폭력배가 연루된 정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대포폰을 7천대 가량 공급해 범행을 도운 대포폰 유통업자 2명을 함께 적발해 사법처리했다.

한편, 검찰은 이 조직의 현금인출 차량을 노려 거액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같은 조직원 출신 윤모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기소중지했다.

윤씨는 조직이 사용하는 대포차량이 수도권 일대를 부정기적으로 이동하며 돈을 뽑으러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뒤 현금인출이 끝났을 것 같은 시점을 노려 5천200만원을 강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씨는 인출한 금액에 차이가 발견됐다는 이유로 조직에서 축출되자 보복하려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해외로 도피한 공범 검거에 나서는 한편 일부 존재가 확인된 다른 보이스피싱 조직도 지속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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