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뿌리뽑는다…명의 빌려줬다간 1년간 거래제한
<앵커>
보이스피싱이나 각종 대출사기에 악용되어 온 이른바 '대포통장'이 한 해 6만 개 이상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대포통장 근절을 위한 강도 높은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이한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맞벌이 주부 문 씨는 지난 8월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받으려다 대출사기 공범으로 몰렸습니다.
불법 대출업체가 시키는대로 만들어 보냈던 통장이 바로 대포통장으로 사용됐기 때문입니다.
[대포통장 대출사기 피해자: 통장으로까지는 생각을 못했거든요. 제가 너무 어이없게 당한 거예요. 신랑에게도 말 못하고 시부모님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고 일도 못하고….]
대포통장은 명의자와 실제 사용자가 다른 통장입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추적이 어렵다는 점을 노려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에 주로 악용됩니다.
지난 1년 동안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대포통장은 4만 3천여 개로 연간 6만 개 이상의 대포통장이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대포 통장을 없애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우선 통장을 개설할 때 다른 사람에게 통장을 주거나 팔면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고지됩니다.
또 금융사기에 이용될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 정보는 은행연합회 시스템에 집중되는 등 모니터링이 강화되고, 의심거래가 발생하면 지급이 정지됩니다.
무엇보다 대포통장 명의를 빌려 준 사람의 경우 앞으로 1년 간 급여통장 이외에 다른 통장 개설이 금지됩니다.
또 지금까지는 대포통장 명의자가 사실상 처벌에서 자유로웠지만 앞으로는 민·형사상의 책임이 강화됩니다.
[조성래 /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장: 대포통장의 신규 계좌를 차단하고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서 대포통장 이용을 억제하는 한편 통장 명의인에 대한 사후 제재를 강화함으로써 대포통장 취득이 어려워져 각종 금융범죄가 감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번 대포통장 근절 대책은 다음 달부터 한 달에 걸쳐 단계적으로 시행됩니다.
SBS CNBC 이한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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