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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도 손연재 처럼?…리듬체조 선수되기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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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2.08.09 13:49
수정2012.08.09 13:52

이현경의 올림픽 중계 이야기

리듬체조 선수되기, 어렵지 않아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여자 미국체조 사상 첫 개인종합 금메달을 딴 나스티야 류킨 선수가 얼마 전 있었던 대표 선발전에서 낙하 실수로 그만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는 소식이 있었다. 올림픽 이후 3년간의 공백이 있긴 했지만 미국에서는 이미 내로라하는 스포츠 스타라 함께 경쟁하는 후배 체조 선수들뿐 아니라 전 국민의 아쉬움이 컸음은 물론이다.

88올림픽 기계체조 2관왕 발레리 류킨과 87년 리듬체조 세계선수권 우승자 안나 코츠네바 사이에서 이미 남과 다른 탁월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류킨. 마치 발레를 하듯 우아하게 차원이 다른 기계체조 연기를 선보였는데, 과연 류킨은 아버지의 기계체조와 어머니의 리듬체조 사이에서 어떤 이유로 망설임 없이 기계체조를 선택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리듬체조를 취미나 특기로 하고 싶거나 내 아이에게 리듬체조를 시키고 싶다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다음은 손연재 선수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도해온 송희 해설위원과 이메일로 주고받은 질의응답 내용 중 일부이다.

- 여자 선수들의 경우 체조와 리듬체조 중 뭘 할까 고민 하는 경우는 없는지요? 지도자들은 어떤 면을 보고 이 꿈나무들을 리듬체조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하는지요?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리듬체조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제일 먼저 고려하고요, 선수들의 체형 및 비율, 관절 유연성의 정도와 발끝 무릎의 선을 기본적으로 체크해요. 노력이 물론 제일 필요하지만 처음 시작하는 선수들에게는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답니다.

- 리듬체조 선수들은 유연성과 더불어 근력도 필요한 듯 보이는데,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면서 힘을 내려면 어떤 식단과 어떤 운동이 필요한 건가요?

리듬체조 선수들의 식단에 대해서는 각자 부모님들께 맡기는 편이고요, 대체적으로 한식위주로 권장하고 있어요.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식위주의 음식, 그리고 부족한 부분은 영양제와 건강식품에 의존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리듬체조 선수들이 좋아하는 음식은 고기, 빵, 종류의 탄수화물이더라고요.

슬림한 몸매는 매일매일 꾸준한 훈련에서 나오는 것이고요. 운동자체가 전체적으로 근력도 필요하지만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이에요. 따라서 적당한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는 필수죠.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편이고요. 에너지원으로 써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체중조절을 하는 것은 위험하죠. 운동자체가 유연성을 동반한 근력 및 근지구력도 필요하기 때문에 장시간 훈련을 하면 당연히 몸매가 슬림해 집니다. 대부분 리듬체조는 연기할 때 근육을 늘리면서 파워를 내기 때문에 종목의 특성상 체형 또한 길어집니다.

- 리듬체조 선수들의 전성기는 몇 살인가요? 다른 종목보다 전성기가 조금 일러 보이는데, 그 이유는 유연성 때문인가요?

일반적으로 리듬체조 선수의 체력적인 부분, 경기력 차원에서 전성기는 고등학교 2,3학년 정도로 보고 있어요. 선수관리에 따라 다르지만 아무래도 유연성의 문제가 가장 크겠죠! 외국선수들은 20살 이후에 더 물이 오르죠. 그런데 우리 선수들 중에 극소수는 대학교 진학에 의미를 두는 터라 대학생이 되서는 헤이해지는 경우가 있어요.

몸의 유연성이 떨어지면 선수들은 움직임이 불편해서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 되는 것이 사실이에요. 자신의 체력관리가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대학 진학 이후에는 좀 더 예술성과 표현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요.

- 리듬체조 선수들의 대학 진학이나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되나요?

보통 대학을 진학해서 교직을 이수하거나, 체육학을 전공하고 생리학, 역학, 사회학, 스포츠마케팅, 트레이닝법 등을 공부하는 선수들도 있어요. 현재 지도자의 길을 가는 친구들은 그리 많지는 않아요. 리듬체조는 모든 종목의 기초가 되는 터라 재즈, 스포츠댄스, 요가, 필라테스, 에어로빅, 요즘 유행하는 줄넘기체조 등 관련분야에 많이 종사하고 있죠. 또 유학을 가서 리듬체조 지도법에 대해 공부하는 친구도 있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체조가 육상과 함께 모든 종목의 기본이기에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한다면 심신 발달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다이빙이 원래는 체조 연습 종목이었고 피겨 선수들 역시 연기의 선을 예쁘게 보이기 위해 발레나 리듬체조를 따로 배우니 말이다. 물론 기계체조는 아크로바틱 요소가 강조되고 리듬체조는 수구와 함께하니 두 종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 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국 리듬체조 선수되는 거 어렵지 않다. 다리를 180도 벌린 스플릿 자세로 벽에 붙어있기, 앞뒤로 다리 벌린 채 등 젖히고 몇 분 동안 계속 버티기. 음악 없이 몸동작 하다가, 음악 틀어 놓고 동작 익히기, 익숙해졌다 싶으면 신체 난도와 동시에 수구 난도 익히기. 등, 배, 머리끝, 발끝까지 힘줘 쭉쭉 늘리기, 힘들어도 계속 힘주고 펴고 있기. 방과 후 행여 리본이 감길 까 에어컨도 틀지 않는 후텁지근한 체육관에서 밤늦게 까지 연습 또 연습하기. 하지만 하기 싫은 표정으로 심드렁하게 훈련하는 친구들은 하나도 없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들까지 한데 모여 코치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끊임없이 내 동작을 점검하고 다른 친구들이 하는 것도 배우면서 돕기도 하고, 경쟁도 한다. 이렇게 어릴 적부터 세계선수권, 올림픽 큰 꿈 하나 가슴에 품고 인내, 또 인내하면 되는 거다.

리듬체조 선수되기, 어렵지…않다.

(컬럼: 이현경 SBS 아나운서)

▲이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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