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CCTV 수백개' 10년 無범죄 성미산마을
SBS Biz
입력2012.07.31 08:17
수정2012.07.31 08:17
"13살 딸이 밖에서 싸우고 들어온 날은 집안에 앉아서도 딸이 누구와 왜 싸웠는지 다 알 수 있어요"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 초입 두레생활협동조합에서 만난 이현정(41ㆍ여)씨에게 최근 강력범죄가 잦은데 무섭지 않냐고 묻자 이씨는 대뜸 천방지축 딸의 이야기를 꺼냈다.
같은 어린이집,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그 부모가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이 마을에서는 어디서든 `제보'가 들어온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씨는 "워낙 험한 세상이다 보니 아이가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자동 방범 연락망'이 있는 마을이라 마음이 놓인다"며 웃었다.
성미산마을은 1994년 공동육아를 하려는 젊은 부모들이 직접 어린이집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생활협동조합, 공동주택, 마을극장 등이 들어서면서 만들어진 공동체 마을이다.
우리, 또바기, 참나무, 성미산 등 4개의 어린이집과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400여가구 1천여명이 사는 이 마을에는 마을극장, 유기농 카페, 두레생협 등 이웃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마을 주민 간 교류가 워낙 잦다 보니 낯선 사람 한 명만 들어와도 바로 눈에 띄기 마련이다.
동네 사람끼리 얼굴을 붉히기도 쉽지 않다.
제주 올레길 살인사건이나 통영 사건과 같은 강력 범죄는 이 마을이 만들어진 이후 10여년간 발생한 적이 없다.
43년째 이 마을에 살며 골목어귀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오오영(66ㆍ여)씨는 "여름엔 해만 지면 주민이 밖으로 나와 돗자리를 펴는 마을"이라며 "동네 사람이 서로 잘 알다 보니 외부인이 나쁜 짓을 하면 금방 눈에 띌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옛날 동네마을의 정취가 남아있는 곳'으로 마을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성미산마을은 박원순 서울 시장이 마을 공동체 복원사업의 본보기로 제시한 곳이기도 하다.
10살, 7살 아들을 각각 성미산마을 대안학교와 우리어린이집에 보내는 최수진(40ㆍ여)씨는 "아이가 동네에서 혼자 돌아다니고 있으면 다른 엄마들이 아이에게 `너 학원갈 시간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라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최씨는 "맞벌이하는 입장에서 공동육아가 매력적이라 성미산마을로 이사 왔는데 다른 것보다도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어 유괴 걱정은 없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마을 사람끼리 일거수일투족을 다 안다는 게 오히려 단점이라면 단점일 정도"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성미산마을의 사무처 격인 `사람과마을' 위성남 운영위원장은 이런 `자신감'의 원인으로 `잦은 교류'를 꼽았다.
7월에만 해도 마을 성인식, 연극제 등이 열렸고 이를 준비하며 주민 대부분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얼굴을 마주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통영, 제주, 울산에서 잇따라 일어난 아동ㆍ여성 대상 강력범죄와 관련해서도 "우리끼리는 농담으로 성미산마을엔 `살아있는 CCTV가 수백개 돌아다닌다'고 한다"며 "이곳에서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늘 얼굴을 마주하고 프로젝트를 함께 해온 이웃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같은 어린이집, 대안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그 부모가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이 마을에서는 어디서든 `제보'가 들어온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이씨는 "워낙 험한 세상이다 보니 아이가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자동 방범 연락망'이 있는 마을이라 마음이 놓인다"며 웃었다.
성미산마을은 1994년 공동육아를 하려는 젊은 부모들이 직접 어린이집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생활협동조합, 공동주택, 마을극장 등이 들어서면서 만들어진 공동체 마을이다.
우리, 또바기, 참나무, 성미산 등 4개의 어린이집과 대안학교를 중심으로 400여가구 1천여명이 사는 이 마을에는 마을극장, 유기농 카페, 두레생협 등 이웃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많다.
마을 주민 간 교류가 워낙 잦다 보니 낯선 사람 한 명만 들어와도 바로 눈에 띄기 마련이다.
동네 사람끼리 얼굴을 붉히기도 쉽지 않다.
제주 올레길 살인사건이나 통영 사건과 같은 강력 범죄는 이 마을이 만들어진 이후 10여년간 발생한 적이 없다.
43년째 이 마을에 살며 골목어귀에서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오오영(66ㆍ여)씨는 "여름엔 해만 지면 주민이 밖으로 나와 돗자리를 펴는 마을"이라며 "동네 사람이 서로 잘 알다 보니 외부인이 나쁜 짓을 하면 금방 눈에 띌 것"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옛날 동네마을의 정취가 남아있는 곳'으로 마을의 정체성을 표현했다.
성미산마을은 박원순 서울 시장이 마을 공동체 복원사업의 본보기로 제시한 곳이기도 하다.
10살, 7살 아들을 각각 성미산마을 대안학교와 우리어린이집에 보내는 최수진(40ㆍ여)씨는 "아이가 동네에서 혼자 돌아다니고 있으면 다른 엄마들이 아이에게 `너 학원갈 시간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라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최씨는 "맞벌이하는 입장에서 공동육아가 매력적이라 성미산마을로 이사 왔는데 다른 것보다도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어 유괴 걱정은 없다는 게 큰 장점"이라면서 "마을 사람끼리 일거수일투족을 다 안다는 게 오히려 단점이라면 단점일 정도"라고 웃으며 설명했다.
성미산마을의 사무처 격인 `사람과마을' 위성남 운영위원장은 이런 `자신감'의 원인으로 `잦은 교류'를 꼽았다.
7월에만 해도 마을 성인식, 연극제 등이 열렸고 이를 준비하며 주민 대부분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얼굴을 마주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통영, 제주, 울산에서 잇따라 일어난 아동ㆍ여성 대상 강력범죄와 관련해서도 "우리끼리는 농담으로 성미산마을엔 `살아있는 CCTV가 수백개 돌아다닌다'고 한다"며 "이곳에서 그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은 늘 얼굴을 마주하고 프로젝트를 함께 해온 이웃을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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