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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뷰]천호균 前쌈지대표"이젠 패션아닌 농사를 디자인해요"

SBS Biz 강채리
입력2012.07.24 15:57
수정2012.07.26 18:02

■人더뷰-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기자>


토털패션업체였던 쌈지를 기억하시는 분들 많이 있으시죠? 2010년 부도처리가 되었지만 인사동의 쌈지길과 한국 토종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는 ‘딸기가 좋아’등을 보면 여전히 쌈지는 우리에게 친근한 브랜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천호균 쌈지의 전 대표가 현재 농부로 변신해서 농촌과 도시 소비자를 잇는 일에 매진하고 계시다고 하는데요. ‘잘 나가던 패션업체의 대표가 농부가 되었다’ 뭔가 사연도 있어 보이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을 것 같은 쌈지 농부의 천호균 대표를 모셨습니다.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어떻게 패션업체 대표님에서 농부로 변신하셨어요?
거예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저희가 쌈지를 운영하면서도 주로 소비자들하고 이야기 했던 것이 예술 이야기죠. 예술로서 디자인을 하고 예술을 가지고 소비자들과 이야기 하고 예술로서 직원들 교육을 한거죠. 이런 예술 경영을 하다보니 이제 예술이 자연적으로 진화되고 진보되는 과정 중에서 실험적이고 독립적인 예술의 영역에서 좀 더 친근한, 친환경적인 에코 크리에이티브 쪽으로 예술 영역범위를 넓히다 보니까 논밭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논밭을 가지고 새로운 예술로서 우리가 고객들하고 이야기 하자라는 생각을 하고 예술 영역의 범위로 농사를 시작했어요.  그리고 농사를 공부하고 사랑하는 그런 조직을 쌈지 회사내에 만들었죠. 그것이 쌈지 농부의 시작입니다.

<기자>
그게 언제 시작하신거예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제가 '농사가 예술이다'라고 말하는데요.  예술이 많은 아름다움과 사랑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듯이 농사가 예술처럼 건강한 먹거리를 나누는 것들이 바로 살아있는 예술이구나라고 생각을 하고 예술로서 농사를 시작한게 한 5~6년전 쯤 됩니다.

<기자>
왜 농사는 예술인가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예술가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무지 고뇌하죠. 그리고 위대한 작품이 나오듯이, 농부는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서 생명 깃든 곡식을 만드는데, 그 과정이 예술과 너무나 비슷합니다. 예술가가 많은 사람들한테 아름다움을 나누기 위해서 목숨 걸고 고뇌하듯이 농부는  콩 세알을 심을 때 하나는 땅 속에 있는 곤충과  벌레들를 위해서 심고 또하나는 지구 땅 위에 있는 새나 벌레들이 먹게 하고 나머지 하나는 사람이나 이웃이 함께 먹기 위해서 심어요. 이런 농부의 나눔이 예술가가 아름다움을 나누는 것만큼 절실하고 아름다워서 '농사가 예술이다'하는 나눔의 관점에서 예술과 농사를 같이 봤습니다.

<기자>
원래 그렇게 예술에 관심이 많으시고 그러셨나요? 모든것을 보면은 예술적으로 평가를 하시고 해석하시나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그것은 이제 회사를 운영하면서 약속했듯이 우리는 예술로써 고객들하고 이야기하자라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까 그 예술의 보이지 않는, 예술이란게 보이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숨어있다고 이야기를 하죠? 숨어있는 것을 발견하는 그 습관이 아주 재미있게 제가 길들여져있죠. 그런 관점에서 농사의 숨겨져 있는 아름다움을 고객들하고 같이 이야기해야겠다고 느꼈고 그런 것이 굉장히 아름다움의 나눔이겠구나라고 생각을 했죠.

<기자>
그럼 쌈지 농부는 어떤 가치를 만들고 있나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농사가 기본적으로 땅을 건강하게 만들죠. 실제 좋은 환경을 만드는 숨어있는 사람들을 우리가 발견해서 많은 손님들한테 '이 농부는 좋은 흙을 만들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듭니다. 우리 다같이 이분들을 응원합시다'라고 말하고 또  우리 땅을 건강하게 만드는 이런 농부를 위해 단순히 먹는 것을 넘는 가치를 같이 소비합시다'라는 외치는 문화운동을 하는 것이죠.

<기자>
네, 어떻게 보면 농사 컨설팅으로 해석하면 될까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많은 농부들을 발굴해서 도시 소비자들하고 소통을 하는 쌈지 농부의 진정성을 정부나 지자제가 조금씩 알아가면서 저희 회사에 디자인 의뢰를 가끔 합니다. 예를 들면, 충북 단양 수리산 기슭에 있는 농가맛집 디자인 의뢰가 와서 '수리수리봉봉'이라는 친근한 이름을 지었죠. 쌈지 농부라는 회사가 굉장히 농부를 사랑하니까, 굉장히 창의적이겠다해서 저희에게 그런 디자인 영역을 많이 줍니다. 저희 디자이너들 또한 그런 일을 할 때마다 마치 예술가처럼 아주 창의적으로 일을 재미있게 합니다.

<기자>
농촌하고 도시에 있는 소비자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그래서 주말마다 광화문에서 이 시장을 여신다고 들었는데, 제목이 '서울 농부의 시장' 이라고 들었는데 뭔가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서울에서 농부들이 서울에서 자신의 지자제 명예를 걸고 농산물들을 뽐내는거죠. 서울에서 농사를 꿈꾸는 젊은이들, 그리고 도시 농부학교, 이런 소위 서울 농부들과 지방 농부들이 같이 모여서 그들의 결과물인 농산물을 파는 것이죠. 또 그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도시에 있는 소위 마을 기업, 또 도시 농부학교, 그리고 공경 무역을 하는 사람들, 예술가들이 모여서 같이 여는 장터이기도 합니다. 그 장터에 가보면은 '농사가 예술이다'하는 현장을 아마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
네, 근데 왜 그냥 농부의 시장이 아니고 '서울 농부의 시장'이에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서울이 농촌 농부를 매우 고마워하고 사랑합니다라는 것을 뽐내기 위해서 '서울 농부시장'이라고 이름을 지었고 시장 이름은 '맛있게 먹겠습니다'라는 이름입니다.

<기자>
네, 그럼 이제 다른 지역으로 확대시키실 계획은 없으신가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단순히 사고, 팔고, 먹는것을 넘어서 약간의 어떤 시골스러움, 촌스러움의 아름다움을 보이는 그런 장터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확장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 '농사가 예술이다'라는 현장을 저희 쌈지 농부가 열심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자>
지금 굉장히 하고 계시는 일에 심취하고 계신 것을 볼 수가 있는 게 티셔츠가 농부 그림이 있어요. 그 정도로 굉장히 심취해 계시는 것 같은데, 그러면 이런 일들은 적성에 맞으세요? 지금 패션업계 대표에서 농부로 거듭 나신게 적성에 맞으세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농사를 짓다 보면 이제 흙에서 생명을 만들어내는, 흙 속에서 새로운 생명을 캐내는 일이지만,사실은 사람의 이런 착한 본성들을 그것을 끄집어내는 것이거든요. 그러고 이제 새로운 생각을 하는, 그러니까 이제 농사를 짓다 보면 이게 집을 짓던, 애기 이름을 짓던, 좀 착한 생각을 가지고 나누는 마음으로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쌈지 농부라는 것은 농사를 지으면서 착한 생각으로 이제 좀 회사를 운영하자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마치 그 쌈지를 운영하면서,아름다운 상품을 많이 생산하고 팔았지만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욕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농사는 농부를 소개함으로서 씨앗을 심고 행복을 거두는 또 어떻게 보면 미래에 행복한 기업운영을 저희가 경험하는 행운을 가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런데 쌈지는 지금 이제 부도처리가 된 회사잖아요? 이름을 계속 가지고 가시는 이유가 있나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부도란 것은 이제 회사가 없어진 것이고, 그동안 쌈지가 가지고 있었던 문화들과 경험을 계속해서 이어갔으면 하는 희망에서 비롯된 것이죠.

<기자>
2009년에 쌈지를 매각하면서 경영에서 물러나셨는데 왜 매각을 결정하셨나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은, 그때 쌈지를 이뤄왔던 두 조직이 있었어요. 우선 장사를 하면서 이익을 내는 쌈지 상품 사업부와 쌈지 예술, 쌈지 농부를 해서 어떤 가치를 이야기하는 쌈지 조직인데요. 장사를 하는 조직은 장사를 잘할 사람에게 넘기고 앞으로 쌈지 농부 같은 가치를 파는 쪽에 전념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장사하는 조직을 팔고 장사가 아닌 장사를 뛰어넘는 장사인 '쌈지 농부'를 가지고 제가 독립을 하게 된거죠.

<기자>
지금은 쌈지라는 이름을 계속 갖고 가고는 계시지만, 2010년에 이제 부도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어떠셨어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이게 사람의 희망 꿈이 이루어지려면 더 혹독한 고난을 겪어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보리가 추운 겨울을 지나야지만 열매가 익듯이, 저게 굉장한 고난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잘 운영되는 쌈지에 있었던 많은 조직 직원들, 협력업체 분들에게 너무나 미안했죠. 그 미안한 마음을 제가 어떤 형태로든 사회로 보상을 해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쌈지농부라는 조직이 진정성 있고 더 절실하게 미래 가치를 위하는 쪽으로 전념해야 한다고 다짐했죠.

<기자>
혹시 패션 관련 쪽 일은 다시 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으세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열림나눔재단'이라는 기독교 재단에서 기존의 쌈지가 가지고 있던 브랜드를 인수를 했습니다. 그곳에서 쌈지를 국민적으로 좋은 착한 브랜드로 거듭 태어나게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요. 그래서 제가 그 공장에 자원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기자>
농부로서의 삶에 만족을 하고 계신가요?

<천호균 쌈지농부 대표>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을 하면서 예술가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고 농부를 하면서 농사라는 생명을 키우는 인연을 만난거죠. 농부를 도시에 소개하는 일도 무척 행복한 일이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보람있는 일이라 더욱 흐뭇하죠.

<기자>
네. 오늘, 농사를 예술로 볼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아요.그래서 오늘 정말 말씀 너무너무 감사하구요. 시간 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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