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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최정원 "내가 이효리·비욘세 보다 행복한 이유는…"

SBS Biz 강채리
입력2012.07.10 13:02
수정2012.07.10 13:02

人더뷰-뮤지컬 배우 최정원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살인을 하고 권력과 명예를 위해 비리를 일삼던 1920년대, 미국 사회를 풍자한 블랙 코미디 뮤지컬 '시키고'

2012년, 뮤지컬 '시카고'에서 남편을 죽인 여죄수! ‘벨마 켈리’로 다시 돌아온 최정원!

23년에 걸친 무대 인생에서, 천의 얼굴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최고의 뮤지컬 배우입니다.

[성기윤/뮤지컬 배우: 보는 사람이 한사람만 있을지 언정 자기가 가진 에너지를 다 쏟을 줄 아는 배우]

'언제나 첫 무대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싶다!'

'무대 위에 설 때, 가장 행복하다'는 뮤지컬의 디바!  최정원의 열정을 만나보시죠.
 
<기자>
안녕하세요? SBS CNBC 강채리입니다. 공연을 앞두고 연습하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인데요. 요즘 시카고 연습때문에 바쁘시죠?

<최정원>
아이비씨가 맡은 록시하트를 시작으로 해서 지금 벨마 켈리 역할까지 시카고 작품은 제가 12년째 하고 있어요. 시카고는 뮤지컬의 3가지 요소 춤, 노래, 연기가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작품이어서 배우로서 굉장히 재미있게 공연을 하고 있어요.

<기자>
시카고와 정말 인연이 깊으신가봐요. 처음에는 록시 역할을 하시다가 지금 벨마로 역할이 바뀌시면서 기분이 어떠셨나요?

<최정원>
아이를 낳은 후 2001년도에 록시하트로 공연을 하면서 제2의 전성시대가 왔다는 호평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록시 하트가 굉장히 좋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공연을 했죠. 그래서인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받았어요. 이런 이유로 록시 하트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죠. 그러다가 2007년, 시카고 제안을 받았을 때 섭섭했어요. 저는 그때 록시하트 역할을 하면 더 잘할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록시하트는 옥주연씨가 하고 전 벨마켈리 역을 했으면 하는 것에요. 순간 여배우로서 너무 섭섭했어요. 그래서 바로 대답을 못했죠. 대본을 받은 후 이틀 후에서야 비로서 대본을 읽었어요. 물론 제가 시카고를 예전해도 했었기 때문에 벨마 켈리에 대해서 알았지만 6~7년이 지난 후에 대본을 읽어보니 전 어느새 벨마 켈리가 되어 있었던 거죠. 이제 제 나이는 벨마 켈리로 변하기에 더 어울리는 나이였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흔쾌히 벨마 켈리 역에 응하게 되었죠. 그래서 2007년부터 지금 2012년까지 벨마 켈리 역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벨마 켈리가 훨씬 더 좋게 느껴지네요.

<기자>
벨마 켈리 역을 맡은 배우가 전세계 적으로 참 많은데 최정원씨는 어떤 벨마 켈리를 보여주고 싶으세요?

<최정원>

최정원의 벨마 켈리죠. 치타리베라가 했던 벨마 켈리, 브룩실즈가 했던 벨마 켈리 보다는 최정원이 살아왔던 삶이 녹아난 벨마 켈리를 해보고 싶죠.

<기자>
처음 뮤지컬 배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떤 것인가요?

<최정원>
초등학교 다닐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너무 많은 소녀였어요. 친구들이 다른 놀이를 하거나 학원에 다닐때 전 혼자 집에서 거울만 보는 거울공주였어요. 할머니도 되어 봤다가 악마도 되어 봤다가 토끼도 강아지도 되어 보는 표정연기를 한 거죠. 누군가를 따라해 보는 것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초등학교 4학년때 엄마가 저의 손을 잡고 연기학원으로 가셨죠. 그러면서 체계적인 연기를 배울 수 있었죠. 남들보다 배우는 속도도 빨라고 더 재미있어 했죠. 중고등학교때는 아버지의 반대로 연기를 포기했는데 항상 쓸쓸했어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때 Singin' in the Rain 영화를 보고 문화적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때 뮤지컬 오디션을 보고 배우가 되었죠. 우리나라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뮤지컬 서적을 사서 독학을 했어요. 그러고 나서 '뮤지컬은 내인생'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죠.
 
<기자>
끼가 있는 건 알겠는데 왜 하필 뮤지컬 배우였을까요? 가수는 아니고 영화 배우는 아니고 왜 뮤지컬 배우였을까요?

<최정원>
박수의 힘이었던 것 같아요. 라이브로 공연하는 무대예술은 박수와 함성 등 직각적인 호흡을 느낄 수 있는데 녹화와 영화필름은 박수를 바로바로 받을 수 없다는 점. 아직까지 뮤지컬을 포기할 만큼 다른 분야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뮤지컬 배우로서 평생 늙고 싶은 게 제 꿈이고요. 죽기 전날까지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이 배우로서 제 꿈입니다.

<기자>
특히 내조와 외조가 중요할 것 같은데요.

<최정원>
가족들의 힘인 것 같아요. 제가 특히 아이를 낳고 나서 더 무대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것 같아요. 공연하면서 집생각을 해본적도 없고. 아이 걱정을 해본 적도 없어요. 특히 친정엄마의 도움이 큰 것 같아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를 하면서 전 돈, 명예가 목적이 아니라 제 행복감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내가 행복하지 않고서 누구를 행복하게 해주겠어요.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남편도 불행하고 아이도 불행하게 되는 거죠. 제가 행복하기 때문에 가족이 더 행복하고 더 많이 웃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나이가 들면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요. 연습실이 있는거 무대위에서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나의 삶. 나의 딸. 나의 남편 모든 것이 감사하다보니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시작을 해요. 제가 공주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전 이효리, 조수미, 비욘세 보다 가장 행복한 여자라고 생각해요. 그들보다 이쁘지 않지만 행복감 만큼은 세상에서 최고인것 같아요.

<기자>
따님도 상당히 끼가 많다고 들었는데요. 최정원씨가 보시기에도 그 끼가 보이시나요?

<최정원>
중학교 1학년인데요. 제가 보고 있으면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면서 '노래를 잘하네' '음악성이 있네'라는 생각을 해요.

<기자>
엄마처럼 "뮤지컬 배우가 되겠습니다"라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최정원>
전 대찬성이예요.

<기자>
딸에게 엄마로서 뮤지컬배우 대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최정원>
우리 딸이든 제가 사랑하는 동료든 후배든. 제일 먼저 물어보고 싶은 것이 "당신은 무슨 일을 할때 가장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이에요. 전 행복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딸에게도 꿈이 있지만 그 꿈보다 뮤지컬을 할때 더 행복하다고 느껴진다면 남들의 비난에도 전 딸에게 뮤지컬 배우를 적극 추천할거예요. 전 개인적으로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태어났다고 생각해요.

<기자>
최정원씨 처럼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최정원>
우선 저처럼 뮤지컬 배우를 하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구요. 무대라는 것은 저혼자 컨디션이 좋다고 해서 박수를 받는 것이 아니랍니다. 동료 배우들의 컨디션도 함께 좋아야 해요. 아무리 제 컨디션이 좋아도 동료 배우 컨디션이 좋지않다면 제가 너무 힘들죠. 서로의 앙상블이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무대위에요. 잘하는 배우를 보면 전 항상 '올레'라고 외치죠. 왜냐햐면 그 배우와 빨리 무대위에 서고 싶기 때문이죠.  저보다 잘해서 샘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하는데 저는 오히려 잘하는 배우랑 공연을 하고 싶어요.

<기자>
2012년 '시카고'는 어던 점을 눈여겨 보면 좋을까요?

<최정원>
2012년 벨마켈리는 에너지가 충만합니다. 그리고 록시하트 들이 다 바뀌었기 때문에 좀 더 여유롭게 하고 있어요. 언니처럼, 나이든 여배우처럼....지금 시카고가 공연되고 있는 공연장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너무 크지 않기 때문에 드라마가 잘 보여서 오버액션을 하지 않더라도 진심으로 대사를 하면 관객들이 금세 알아봐주세요. 벨마 켈리는 관객들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무대위에서 역할로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에 굉장히 재미있어요. 2012년 시카고는 코믹요소를 많이 살렸어요.

<기자>
최근에 대학을 마치셨다고요? 그런데 기사를 찾아보니 포털에 학력을 업데이트 하지 않는 걸로 하셨다고요.

<최정원>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뮤지컬 배우를 시작했기 때문에 대학을 나오지 못했죠. 그런데 대학을 안 나온것에 대해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좋은 커리큘럼이 있어서 그 강의가 듣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쉬면서 학업에 열중했었는데 상당히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필요할 때 공부하는 것은 효과가 10배 이상은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제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뮤지컬 분야에서 오랜시간 동안 배우로서 살아오면서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살아가는 친구들의 동반자였어요. 저는 제 경력을 살리기 위해서 대학을 간 것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굳이 포털에 제 학력을 바꾸고 싶지 않았어요. 저와 함께 고등학교만 졸업하고서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들에게 계속해서 똑같은 친구가 되고 싶어요.

<기자>
공연 하나를 준비할때 얼마나 준비하세요?

<최정원>
토요일 밤의 열기를 준비할때 6개월을 준비했어요. 워낙에 춤이 고난이도라 6개월이란 시간을 연습했죠. 첫날 공연이 올라 음악이 나오는데 배우들이 다 울더라고요. 영화 실미도 같은 느낌이었어요. 6개월간 훈련하면서 관객을 못만났던 배우들이 처음 음악이 나오면서 관객들을 만나는데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어떤 작품들은 한달 반 정도 연습을 하기도 하고요.

<기자>
개인적으로 꿈이 있으시다고 들었는데요.

<최정원>
제 꿈은 오늘 공연을 열심히 하는 거예요. 오늘 제 공연을 보는 관객들이 저처럼 행복했으면 좋겠구,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으면 좋겠구요. 전 항상 오늘 공연을 마지막 공연처럼 해요. 저에게 오늘이 제일 중요해요.

<기자>
시카고 공연 노래 중에 개인적으로 어떤 음악이 가장 마음에 드세요?

<최정원>
시카고에서 나오는 가사 중에 록시하트와 벨마켈리가 다시 만나서 큰 극장에서 공연을 하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의 가사를 좋아해요.

"살고 싶은 인생 찾아 원하는 대로 살아요. 멋진 남편 있다해도 바람 필수 있죠. 그래요. 다 괜찮아 멋있잖아. 즐겁잖아. 훌륭하고 대단해 또 모르죠. 50년 후에는 달라지겠지만 이대로 좋아 지금은…"

또 하나 좋아하는 노래는 댄싱킨인데요. 이 노래를 부를때면 무대 아래로 내려가서 관객 한분 한분의 손을 잡아들이고 싶어요.

"신나게 춤춰봐. 인생은 멋진거야. 우~. 기억해 넌 정말 최고의 댄싱 퀸"

당신이 있어서 제가 이렇게 무대위에서 공연을 할 수 있고, 당신은 정말 최고의 사람입니다.라고 말씀 드리고 싶은 가사에요. 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왜 이 노래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팝이 되었는 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오늘 너무 많이 웃으셔서 제가 좋은 에너지를 많이 가지고 가는 것 같아 너무 마음에 드는 인터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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