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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이승기 “내 연기점수 65점...목표는 10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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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2.06.11 08:36
수정2012.06.11 08:36

가수 겸 배우 이승기(25)와의 인터뷰는 한편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는 듯 했다. 그의 재치 있는 입담에 시종일관 웃음이 터졌고, 막힘없는 솔직한 대답에 내심 놀라기도 몇 번. 사전에 약속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더 질문을 하라면서 기자를 배려하기도 했다.

지난 달 2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를 통해 배우로서 한단계 성장한 이승기를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2004년 데뷔한 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진행된 언론 인터뷰였다. 그의 인기만큼이나 30여개나 달하는 매체들과 약속이 잡혔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힘들 법 하지만 이승기는 여느 TV 속 잘생긴데다가 성격까지 좋은 25살 청년 그 모습 그대로였다.

2006년 KBS 2TV 주말드라마 ‘소문난 칠공주’로 정극 연기를 시작한 그는 ‘찬란한 유산’(2009),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을 거치면서 가수 이승기라는 이름에 배우 이승기를 덧칠했다.

‘더킹 투하츠’에서 이승기가 연기한 이재하는 철없는 대한민국 왕자였지만, 갑작스럽게 국왕의 자리에 오른 후 한반도 평화와 사랑하는 북한 출신 김항아(하지원 분)를 지켜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복잡한 캐릭터다.

“정말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많이 배웠어요. 그동안 연기를 하면서 잘하는 것이 맞나 긴장을 했거든요. 연기를 즐기는 법을 배웠다고 할까요. 지금까지 연기를 할 때 대사를 어떻게 치고 감정을 어떻게 전달할지 신경을 썼다면, 이번 드라마에서는 재하가 왜 이런 감정이 생겼는지를 고민하게 됐어요. 이재규 감독님이 진짜로 연기를 하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그 진짜라는 게 뭔지 몰랐어요. 작품을 하면서 그 의미가 무엇인지 알겠더라고요.”
 

이승기는 이번 드라마에서 출연이 결정된지 3일 만에 대본연습에 참여했고 일주일 만에 첫 촬영을 했다. 그만큼 캐릭터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준비 기간이 짧다는 부담감에도 불구하고 이승기는 오로지 이재규 감독과 상대배우 하지원을 믿고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시청률이 5% 나왔다고 해도 이 작품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배우로서 이재규 감독님과 꼭 연기를 하고 싶었다”고 감독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또한 하지원에 대해 “이재규 감독님이 하지원 선배는 천만불짜리 배우라고 하셨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정말 그 어떤 순간에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는 배우”라고 존경심을 표현했다.

내게 독이 되는 같은 연기는 하지 않겠다

사실 ‘더킹 투하츠’는 첫 방송에서 16.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로 출발했지만 마지막 회에서 11.8%로 지상파 3사 꼴찌를 했다.

전작인 ‘찬란한 유산’이 시청률 40%를 넘겼고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역시 20%를 넘기면서 인기리에 종영했기에 ‘더킹 투하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시청률은 아쉬울 법 했다.

그런데 이승기는 달랐다. 우선 선배 하지원, 이성민, 윤제문에게 연기하는 법을 많이 배웠다. 그리고 대선배 이순재와 윤여정으로부터 연기자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앞으로 연기 인생에 대한 조언을 듣고 고스란히 마음속에 새겼다.
 
특히 이순재는 이승기에게 연기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연극을 하라고 조언했다. 이순재의 조언대로 이승기는 연극 무대에 서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사람을 얻을 수 있었던 작품이기 때문에 시청률은 아쉽지 않다고 했다.


“시청률이 아쉽지 않느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 정말 ‘더킹 투하츠’를 통해 연기자로서 많이 배웠어요. 만약에 시청률만 보고 지금까지 했던 발랄한 캐릭터를 계속 했다면 나중에 극약처방이 필요했을 겁니다. 하루 이틀 연기하고 그만둘 것 아닌데 ‘더킹 투하츠’는 제가 연기자로서 재정비를 할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시청률 5~60% 나와도 제게 독이 되는 같은 패턴의 연기는 할 생각이 없습니다.”

인터뷰 중 이승기에게 자신의 연기에 대해 점수를 매겨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고민을 한 후 내놓은 답변은 이승기다운 재치 섞인 진심이었다. “65점 할게요. 물론 목표는 100점이죠. 100점을 맞기 위해 노력을 할 겁니다. 마음의 점수는 따로 있지만 겸손해야 하니깐 대외적으로 65점이라고 할게요.”(웃음)

표재민 기자

<사진> 박준형 기자

(OSE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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