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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REPORT]박대혁 IWL파트너스부회장이 말한 투자유망처

SBS Biz 김기호
입력2012.06.07 09:11
수정2012.06.07 09:15

■ The Leaders : IWL파트너스 박대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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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erview

-박대혁 부회장님, 바쁘실 텐데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먼저 부회장님이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저는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리처드 기어가 연기했던 역할과 같은 직업이라고 알고 있는데 맞나요?

▶그 영화에 나온 인물은 돈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인물이죠. 재정 상황이 어려운 기업을 사서 자산을 매각하고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본인의 이윤만 추구하고요. 직원이나 고객, 나아가서 사회에 미칠 영향은 그에게 고려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의 접근방식은 다릅니다. 저는 청소년기 때부터 영웅이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제가 갖고 있는 ‘영웅’의 정의는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리처드 기어가 연기한 인물은 사리사욕만 채우고 남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인물이죠.
 
-영웅이 되겠다는 꿈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제 생각엔 부회장님의 현재 위치가 ‘슈퍼 영웅’이 되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부회장님이 돈을 최종 목표가 아니라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설명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돈에 대해서 아주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그 어느 일반인보다 돈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공부했다고 자신합니다. 우리가 ‘지구’에 올 때, 즉 태어났을 때...
 
-정말 슈퍼 영웅처럼 말하시는군요.
 
▶돈을 가지고 오진 않죠. 떠날 때도 돈을 갖고 떠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돈을 하나의 선물로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 돈을 관리하는 사람에 불과하죠. 그래서 저는 지금 은행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다른 기업 대표분들 보다 은행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업계에서 꽤 오랫동안 일했죠. 은행은 굉장히 중요한 산업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아무도 은행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 않죠. 우리는 은행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그래서 IWL 파트너스가 은행 인수에 집중하는군요. 금융기관을 인수해서 더 튼튼하게 변화시키고, 말씀하신 것처럼, ‘선물’로 주어진 돈을 공유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은행의 ‘변화’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어떻게 금융시스템을 변화시키고 있습니까?
 
▶은행의 근본적인 문제는 각각의 이해당사자들이 추구하는 것이 다르다는 겁니다. 주주와 경영진, 직원, 고객, 그리고 감독기관까지 모두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은행이 해야 할 일은 고객의 돈에 애정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게 본연의 임무입니다.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맡기는 이유는 그런 모습을 바라기 때문입니다. 사랑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 돈이 좋은 일에 쓰일 수 있게끔 해야 하는 거죠. 고객의 돈이 경영진의 보너스를 늘려주거나 주주들의 배당금을 올려주기 위해서 쓰여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대형 투자은행들이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등과 같은 일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저는 런던에서 10년 동안 살면서 투자은행들의 문제점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저도 주요 투자은행에서 근무했었거든요. 그 당시 저는 매우 경쟁심이 강했고, 또 그만큼 성공했었죠. 저도 물론 많은 보너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은 하나도 즐겁지 않았어요.
 
-돈을 벌어들인 만큼 즐겁지 않았다고요?
 
▶물론 많이 벌어서 좋았죠. 하지만 그 돈을 버는 방식이 싫었습니다. 저는 80년대에 우리나라 은행들의 운영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런던으로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선진 금융기관들은 어떻게 운영하는지 보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그들도 역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직접 투자은행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1999년에 한국으로 돌아왔고 리딩투자증권을 만들었어요. 2007년에는 IWL 파트너스를 설립해서 은행을 인수하기 위한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문제가 있는 은행을 사서 바꾸기 위해서죠.
 
-그게 지금의 W저축은행이죠? 말이 나온 김에, 최근 부실 저축은행들의 영업정지 조치로 큰 영향을 받으셨나요? 피해가 있습니까?
 
▶불이 나면 잘생긴 사람이나 못생긴 사람이나 구분 없이 피해를 봅니다. 모두가 피해를 입죠. 저희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엔 주기가 있습니다. 이번 사건도 곧 진정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저축은행 수가 줄어들 것이고 저희의 시장 점유율도 올라갈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은행을 어떻게 운영하는 게 중요한 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도 커지겠죠.
 
-현재 W저축은행의 시장점유율은 얼마나 됩니까?
 
▶그리 크지 않습니다. W저축은행은 소규모에 속하죠. 저는 현재의 시장점유율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좋은 의도를 가지고 은행을 운영하고 저희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어려움에 처한 고객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회장님의 말씀을 듣다 보면 자선단체에 계신 분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네요. 투자 얘기를 해보죠. 리딩투자증권도 운영 중이시죠. 우리나라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증권사를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의 주요 투자은행이나 증권사들은 재벌그룹이나 대형은행들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정부와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크기도 어마어마합니다. 따라서 신규업체들이 그들과 경쟁하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생각하시는 것만큼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요?
 
▶네. 왜냐하면 우리는 작은 만큼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시장은 소수독점 양상을 띠고 있어요. 그만큼 그들은 느긋합니다. 대기업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중립적이지도 못하죠. 반면 저희는 매우 독립적입니다. 매우 뛰어난 능력을 갖춘 많은 투자상담사들이 있고, 그들은 정부나 재벌을 위해 일하는 걸 원치 않죠. 다른 방식으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 전통적인 미국식 투자은행 방식에 질린 사람들이 저와 손을 잡았습니다. 저희는 현재 내부 애널리스트들을 고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존 방식에 질린 많은 사람들이 독립을 선언했고, 마찬가지로 독립적인 연구 자료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독립적인 연구 자료를 충분히 활용합니다. 그리고 그런 연구 자료를 다시 저희 외부 펀드매니저들에게 전달해 개방된 시스템 아래에서 주문이 실행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주식의 거래를 저희가 직접 처리하지 않는 거죠. 오픈 플랫폼에서 시장 조사와 거래를 아웃소싱하고 있습니다. 나이키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나이키는 더 이상 직접 신발을 만들지 않지만 일등이죠.

-마지막으로, 다음 사업 목표로 어디가 가장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보십니까?

▶제 생각에는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곳은 부동산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부동산 유동화가 트렌드였는데 부동산 담보 채권이나 서브 프라임 모기지 등 여러 가지 걸림돌로 인해 무너졌어요. 부동산 가격도 무너졌고요. 하지만 역시 부동산 없이 사업하기는 힘들죠.

-박대혁 부회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슈퍼 영웅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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