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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vs LPG' 친환경 연료 논쟁, 내막은 밥그릇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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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2.05.21 10:29
수정2012.05.21 10:36

권용주 오토타임즈 기자
                                

친환경 자동차 연료를 놓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정유사와 LPG 수입사가 맞붙은 모습. 서로 친환경인 만큼 보급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친환경 여부를 떠나 기본적인 갈등은 시장점유율에서 야기되었다.

○ 친환경 연료 놓고 정유사-LPG 업계 갈등

지금 우리나라 자동차 연료 시장은 크게 휘발유와 경유, LPG로 구분돼 있다. 비율로 보면 휘발유차가 50%, 경유차가 36%, LPG차가 14%를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유사들이 경유 보급을 늘리자면서 택시 연료로 경유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엔진이 매연여과장치 부착으로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같은 배기량일 때 LPG차보다 적다는 것이다.

지금도 택시 연료로 경유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보조금이 없다. 그래서 ℓ당 440원의 보조금을 달라고 주장하는데, 여기에는 친환경 논리가 가세되었다. 디젤차에 매연여과장치가 부착돼 매연은 문제되지 않지만 질소산화물이 문제다. 디젤차가 LPG차 대비 많이 배출하면서 산성비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반면 이산화탄소는 분명 디젤차가 더 적게 배출하다. 정부도 환경측면에서 어느 쪽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떤 물질을 더 줄여야 하는지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 왜냐하면 둘 모두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 디젤차 vs LPG차

LPG 업계는 경제성 면에서 LPG가 낫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보조금 외에 디젤차 가격 때문이다. LPG차 대비 디젤차가 200-300만원 비싸다는 것이다. 택시 사업자 입장에선 디젤차를 비싸게 사면 그 돈을 조기에 회수하기 위해 운전자의 사납금을 높이게 되면서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 그런데 디젤에 ℓ당 440원의 유가보조금을 지급해도 6년간 운행했을 때 디젤 택시와 LPG 택시의 경제성은 큰 차이가 없다. 택시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292km이고, 각 연료의 리터당 가격을 대입하면 6년간 디젤택시는 LPG 택시는 4,160만원, 디젤 택시는 4,030만원. 하지만 유가보조금 없으면 디젤 택시는 5,000만원 정도이다. 그런데 디젤 택시 가격이 300만원 정도 비싸기 때문에 경제성으로만 보면 디젤 택시가 낫다고 주장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서로 시장을 지키기 위해 각종 명분을 내세우는 모습이다. 사실 정유사는 지금 디젤이 남는 중.이다. 벙커C 등의 무거운 기름을 가벼운 경유로 바꾸는 시설이 확충돼 경유를 해외로 수출한다. 그래서 어차피 국내 생산이 많으니 내수에서 소비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소비처를 찾아보니 LPG 택시 시장이 보인 것이다. 택시 연료에 유가보조금만 얻어낼 수 있다면 LPG를 밀어낼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반면 LPG는 전체 LPG 소비의 50%를 차지하는 수송용에서 택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10%밖에 안되지만 택시의 연료 사용량은 40%에 해당된다는 점에서 만약 LPG 택시 시장을 잃으면 LPG 수입사의 존립 기반이 통째로 흔들리기에 필사적으로 막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경제성은 큰 차이가 없는데, 서로 친환경임을 앞세워 정유사는 공격을, LPG 수입사는 방어를 하고 있는 것.

○ CNG 택시란?

두업계 사이 CNG 택시가 나왔다. CNG는 압축 천연가스. 천연가스는 세금이 거의 없다. 그래서 택시 사업자들이 일부러 개조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개조할 때는 개인 비용이 들지만 자동차회사들이 만들지 않아 애프터서비스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일부 지자체가 천연가스 택시를 허용하거나 아예 쓰게 해달라고 요청하는데, 이런 걸 보면 어떤 연료에 얼마의 세금이 붙어 있느냐에 따라 연료 시장이 달라지는 것이지, 친환경 논리는 사실상 표면적인 명분에 불과한 것이다.

○ 휘발유 vs 디젤 경쟁

휘발유와 디젤 경쟁. 두 엔진의 장단점은 확실하다. 휘발유는 조용하고 순발력이 뛰어난 반면 디젤은 진동소음이 있다. 하지만 효율은 디젤이 앞서 있어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자 디젤엔진이 없는 자동차회사들이 휘발유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디젤보다 효율을 더 높여 버린 것이다. "고효율 때문에 디젤을 찾았다면 우리도 고효율 가솔린차가 있으니 조용한 가솔린 타세요"라고 하는 것이다.

○ 하이브리차 효율성

그런데 하이브리드 구입한 사람 가운데 효율이 생각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불만이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자동차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언덕을 오를 때, 가속할 때 기름 소비가 최대로 많아진다. 그래서 하이브리드는 이런 상황일 때 전기가 추가 동력의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도심 주행에 적합한 차종. 고속으로 가면 일반 휘발유차와 비슷하다. 반대로 디젤은 고속도로에서 효율이 높다. 만약 도심에서만 주행하면 고효율 디젤차라고 샀는데, 효율이 낮다고 불평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용 패턴에 따라 구입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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