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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빠져도 작동하는 메모리 소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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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2.04.22 11:56
수정2012.04.22 11:56

국내 연구진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정도인 얇은 나노선(Nano Wire)을 이용해 물속에서도 젖지 않는 차세대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

포스텍(포항공대) 용기중 교수와 이승협 박사가 개발한 이 기술을 이용하면 물에 빠뜨려도 성능을 잃지 않는 않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교육과학기술부는 22일 전했다.



용 교수는 그동안 비가 와도 연꽃(lotus) 잎이 젖지 않는 현상에 주목해 메모리 소자를 개발해 왔다.

연잎 표면에는 작고 무수한 돌기가 나 있어 물방울을 퍼뜨리지 않고 맺히게 만든다.

이때 연잎에 떨어진 물방울은 150도의 접촉각을 보이며 물을 흡수하지 않는 초발수(超撥水) 표면을 이룬다.

이 같은 초발수 표면에선 물방울이 표면을 적시지 않을 뿐더러 먼지를 씻어내는 자가세정 작용을 한다.



또한 표면에 묻은 왁스 성분이 물을 흡수하지 않아 방수와 결빙 억제 효과가 있다.

연구팀은 연잎을 모방, 저항 메모리(Resistive RAM: RRAM) 소자를 만들었다.

저항 메모리는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도 저장된 정보를 유지하며 속도와 용량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텅스텐 산화물을 이용, 기판 위에서 반도체 나노선을 성장시킨 뒤 표면을 단분자막으로 화학 코팅했다.

연잎 표면의 돌기와 왁스를 재현한 것이다.

용 교수는 "나노선 자체가 차세대 메모리이자 초발수 특성을 가져 의미가 있다"며 "이번 원천기술로 다양한 환경에서도 작동되는 소자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소재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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