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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도 승부조작…스포츠 선수들이 검은유혹에 빠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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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2.02.20 13:24
수정2012.02.20 14:43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현재 승부조작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농구, 배구, 축구, 야구 등 거의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났고 심지어 국가대표까지 가담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 더욱 크다.

 

○ "축구는 시작"…배구, 농구, 야구 '승부조작' 파문 확산


우선 프로축구에서는 현재 58명이 영구제명 당하거나 구속, 재판 계류중이다. 일단 승부조작건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지만 덮어버린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프로배구는 지금까지 15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3개팀의 남자선수 13명, 1개팀의 여자선수 2명, 그 위에 돈을 대는 사람, 브로커까지 다 포함하면 현재까지는 21명이 기소되고 있다. 프로배구 전체 선수가 약 120명데 기소된 사람들 포함해 약 40명이 연루됐다고 하니 프로배구의 부정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다.


이에 농구, 야구도 승부조작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검찰 수사가 들어간 상황이다. 야구는 브로커들의 실토에 의해서 혐의를 잡고 수사에 오늘부터 들어간다. 더 큰 폭발력이 있는 승부조작 사건들이 터져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답답한 스포츠계 '승부조작' 검은손 뻗는다


승부조작에 현혹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 우선 한국 스포츠 시스템의 문제에 따른 것이다. 보통 초등학교 4학년때 스포츠계에 본격 입문하게 되는데 이들은 공부를 멀리할 수 밖에 없다. 미국이나 유럽은 스포츠선수가 되도 공부를 병행하지만 한국에서는 스포츠계 입문과 함께 다른 진로에 대해 갈 길이 막혀버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도자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도자는 학교에서 지원받지 못하고 학부형들이 걷어주는 돈을 통해 지원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지도자들이 학부형한테 의존할 수밖에 없고, 스포츠 장비를 구입할 때 많은 돈을 챙길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게다가 학교 진학은 선수의 실력뿐만 아니라 감독의 로비 실력까지 갖춰야 성공할 수 있으므로 상급학교 진학이 걸린 경기에 특히 승부조작이 빈번하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보면 승부조작은 엄연한 범죄행위지만 너무 횡행하고 있어 죄의식 자체가 희미해진 형국이다.

 

○ 스포츠 '불법 도박' 규모 12조원 달한다

 

두번째는 승부조작에 가담하는 브로커들, 즉 조직 폭력배들이 문제다. 우리나라 조직폭력배들은 2000년대에 들어 유흥업소나 도박의 이권을 통해 돈을 챙기고 있는데, 스포츠불법사이트도 그들의 주요 소득원 중 하나다. 이들 사이트는 겉으로 드러난 규모만 12조원에 달한다. 합법적 스포츠게임 기관인 스포츠토토가 1조 6천억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지하 조직이 얼마나 확장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폭력조직은 물리적인 힘을 가지고 선수들의 약점을 파고 들어 승부조작에 빠뜨리고 있다. 

 

승부조작은 영구제명밖에 답이 없다. 1919년 미국프로야구 화이트삭스팀 선수 8명이 서로 짜고 상대팀에 져주는 승부조작을 했는데 1명당 1만달러씩 벌금을 주고 영구제명을 시켰다. 한국도 원칙은 영구제명이다. 하지만 시스템적으로 경제적 곤란에 빠지게 한 지도자나 협회도 책임이 있으므로 브로커역할까지 한 선수만 영구제명을 시키고 단순가담 선수는 한번의 기회를 더 주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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