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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출산 빠른 은퇴…매달 얼마씩 저축해야 자녀 대학 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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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2.02.16 10:28
수정2012.02.16 11:38

김동엽 미래에셋은퇴교육센터 센터장

 

신학기를 앞두고 자녀들 학원비와 대학등록금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은 유별나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열 명 중 아홉 명이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양육 책임을 다하겠다고 한다.

 

○'출생에서 대학까지' 양육비용은 얼마?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0년에 발표한 ‘한국인의 자녀양육 책임한계와 양육비 지출 실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한국부모의 99.5%는 적어도 자녀의 고등학교 졸업을 책임져야 하고, 89.9%는 대학졸업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출생에서 대학졸업까지 자녀 한 명에게 지출되는 양육비를 계산해 보면, 2009년 기준으로 총2억6,204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3%)을 감안하면, 올해 기준으로 2억8000만원 정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늦어지는 출산 빨라지는 은퇴




요즘은 결혼과 함께 출산이 늦어지면서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정년퇴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 여성은 평균 28.7세에 결혼해서 29.9세에 첫째 아이를 낳고 둘째는 31.6세에 낳는다고 한다. 결혼할 때 남자 나이가 세 살 정도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둘째를 출산할 때쯤이면 남편 나이가 이미 서른 중반을 훌쩍 넘어선다. 

 

이렇게 되면 부모 은퇴시기와 자녀 대학 재학시기가 겹치게 되는데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령이 평균 54세로,자녀가 한창 대학에 다닐 시기이다. 다른 일자리를 얻는다고 하더라도 소득은 예전만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녀 대학 등록금을 감당하려면 어쩔 수 없이 퇴직금이나 노후 자금을 헐어 쓸 수 밖에 없다.

 

○대학 등록금 마련위한 스마트 플랜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가 밝힌 대학등록금 자료에 따르면, 공립학교는 연간 평균 443만원, 사립학교는 평균 769만원이 든다고 한다. 만약 대학등록금이 매년 5%씩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자녀를 출산한 부모는 자녀가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공립대학은 4610만원, 사립대학은 8002만원을 준비해 둬야 한다.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한 저축금액은 투자기간과 방법, 그리고 수익률에 따라 달라진다. 세후 연6%복리로 자녀가 대학에 입할 때까지 투자하는 것으로 가정하면, 갓난아기를 둔 부모는 매달 10만원씩 적립하면 공립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 사립대학은 매달 18만원을 적립하면 된다. 만약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부모라면, 공립대학은 매달 15만원씩, 사립대학은 매달 25만원씩 저축하면,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 늦게 시작할수록 저축금액이 커져 부담스럽게 되고, 결국 제대로 준비를 못하면 노후자금에서 일부를 떼내 자녀 대학 학자금으로 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부모들 입장에서 애들 학원비도 내고 저축도 하려면 부담이 만만치 않다. 그래서 교육 전문가들은 자녀교육비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라고 조언하낟. 즉 매달 소득에서 교육비로 지출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두고, 그 범위 내에서 사교육비와 대학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한 저축금액을 조정하는 것이다. 사교육비가 늘어나면 자녀의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금액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예산을 편성해 두지 않으면 주변 사람들 말에 의해 사교육비 지출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옆집 아줌마 얘기를 듣다 보면, 이것도 해야 할 것 같고, 저것도 하고 싶다. 하지만 예산 범위 내에서 교육비를 지출하려면, 뭔가 새로운 것을 하나 시작하려면 기존에 것 하나를 줄여야 한다.

 

○자녀가 스스로 대학 등록금 마련하려면

 

물론 대학에 입학하면 등록금 정도는 스스로 벌어 쓰겠지 하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좋은 대학가서 운 좋게 고액과외 자리 하나 꿰차면 몰라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를 벌어 쓴다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예를 들어 사립대학 등록금(연간 769만원)을 아르바이트로 마련하려면, 시급 5,000원이라고 할 때 연간 1,538시간을 일해야 한다. 하루 8시간씩 주5일간 일하면 38주, 즉 열 달 가까운 시간을 일만해야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작 자녀들의 경쟁력은 대학 때 판가름 난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공부할 시간이 없는 셈이다. 한 해 벌어 한 해 대학 다니는 징검다리 대학생이 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교육보험 지고 어린이 펀드 뜬다

 

과거 어려운 시절에는 부모들이 소 팔아 대학 보낸다고 해서, 대학을 상아탑이라는 말 대신 우골탑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 자녀가 태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교육보험에 가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거 교육보험의 경우 좋은 취지와 달리, 보험금이 빠른 속도로 치솟는 교육비 상승률을 좇아가지 문제가 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요즘은 어린이 변액보험이나 어린이 펀드와 같은 상품을 활용해 학자금을 적립하기도 한다. 특히 어린이 펀드의 경우 부가서비스로 자녀들을 위한 경제교육도 제공하고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린이펀드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자산운용보고서를 제공하고 있어, 자녀들이 자기가 맡긴 돈이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 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주말이나 방에는 경제교실을 열어주고, 추첨을 통해 해외탐방을 실시해 주기도한다. 따라서 펀드를 고를 때 어떤 부가서비스가 있는지도 꼼꼼히 점검해 봐야 한다.

 

○'중도해지' 유혹을 떨쳐 내기 위한 비법

 

저축이나 펀드에 가입할 때 마음과 달리 중도에 해지하는 사람도 많다. 투자는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있다. 자녀 학자금 마련과 같은 장기투자에서는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이 중도에 계좌를 해지하지 않고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계좌를 오래 유지하려면 통장 앞에 이름표를 달아두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OO은행 ◇◇통장’ 이라는 이름보다는 ‘첫째 OO의 대학 등록금 마련 통장’이라는 이름을 달아 두는 것이다.

 

오랜 기간 투자하다 보면 생활에 어려움도 있고 통장을 해지하고 싶은 유혹도 많을 텐데, 통장 앞에 쓰여진 이름표를 보면 웬만한 유혹은 물리칠 수 있다. 중도에 계좌를 해지하는 것은 단순히 돈을 찾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위한 꿈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장 안쪽에 아이가 대학 입할 때까지 마련해야 할 목표 금액을 써 두고, 매달 투자금액을 점검하면서 얼마만큼 꿈이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해 보면 돈 모으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그리고 학자금 예산관리에는 자녀를 동참시키는 것이 좋다. 부모가 자녀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자녀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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