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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5만t급 항모 시리아 해역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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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1.11.30 18:06
수정2011.11.30 18:24

러시아가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시리아 해안으로 5만t급 항공모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영국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해군은 순양함급 항모인 '쿠즈네초프 제독'호가 이끄는 북해함대 소속 함정들을 12월 초 시리아 타르투스(Tartous) 항으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해군 당국은 항모 파견이 시리아 소요 사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모스크바 주재 시리아 전권공사 술레이만 아부 디야브는 "시리아 타르투스의 러시아 해군기지는 소련 시절부터 있었다"며 "이 기지로 러시아 군함들이 들어가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다"며 항모 출항과 시리아 사태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타르투스는 옛 소련 시절인 1971년 건설된 러시아 해군 유일의 해외 군사기지다.

러시아 총참모부 관계자는 "북해함대 소속 군함들의 시리아 영해 진입이 당초 예정 시점인 내년 초보다 훨씬 이른 12월 말에 이뤄진다"고 밝혔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지정학문제 아카데미 부소장 콘스탄틴 시브코프는 이에 대해 "항모 파견 시점이 앞당겨진 것이 현 시리아 사태와 충분히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브코프 부소장은 "시리아와 그 주변 지역의 군사-정치 상황 긴장, 시리아 사태가 중동은 물론 러시아 인접 지역 상황의 심각한 불안정화에 서막이 될 수 있음을 고려해 러시아가 시리아 해역으로 함대를 파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치군사분석 연구소 부소장 알렉산드르 흐람치힌은 함대 파견을 통해 러시아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확실히 표시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에 대한 지원을 감추려 하지 않고 있다"며 "이제 아사드와 그 측근이 러시아의 지원에 대한 믿음을 더 확실하게 가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즈네초프 항모에는 수호이(Su)-33 전투기와 수호이-25U TG 지상 공격기, Ka-27 대함 헬기 등이 실려있으며 '아드미랄 차바넨코' 대함 함정을 비롯한 2~3척의 군함이 항모를 호위할 예정이다.

함대는 바렌츠해를 나와 유럽을 돌아 지브롤터 해협을 통과한 뒤 지중해로 진입할 예정이며 지중해에서 흑해함대 소속 3천200t급 초계함 '라드니'가 쿠즈네초프 항모가 이끄는 함대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3일 신화망(新華網) 등 중국 매체들은 러시아 군함 3척이 시리아 항구도시 타르투스해역으로 진입했으며 이에 따라 시리아 사태에 러시아가 개입할 것이라는 예상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 핵항모 '조지 부시'호도 페르시아만에서 시리아 해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브코프 부소장은 "미 항모 이동 배치와 러시아 항모 파견이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시리아 해역에서 긴장도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방과 아랍연맹(AL)은 시리아 유혈사태 중단을 위해 아사드 정권에 대한 압력을 계속하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서방은 시리아에 대한 군사제재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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