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필지 두가족' 인기 시들…땅콩주택의 '허와 실'
SBS Biz 최서우 기자
입력2011.11.03 10:19
수정2011.11.03 10:24
<앵커>
땅콩집 아십니까? 한 때 서울 전셋값으로 마당이 있는 내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이유로 그 열풍이 대단했는데, 지금은 관련 사업이 잠잠해졌습니다. 땅콩 주택의 허와 실을 최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친구와 함께 한 필지에 집 두채를 맞붙여 지으면서 이른바 땅콩주택 열풍을 일으켰던 건축가 이현욱 씨.
친구와 함께 한 필지에 집 두채를 맞붙여 지으면서 이른바 땅콩주택 열풍을 일으켰던 건축가 이현욱 씨.
집 짓는 과정을 쓴 책은 베스트셀러가 됐고, 이 씨의 사무실에는 문의 전화가 쇄도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는 최근 땅콩집 관련 업무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현욱 / 광장건축 대표 : "저도 당황스러워요. (단독주택)시장이 이렇게까지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모든 걸 제가 만들어야 되는 상황까지 온거에요. 당장 현장에 계속 문제가 생기고 있어요. 더 이상 끌고 갈 수 있는 자신이 없어요."]
땅콩주택이 관심을 끌면서 여기저기서 땅콩주택이 추진됐지만 각종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상당수는 무산됐습니다.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에 위치한 1천 3백여 평 부지.
지금 제가 서 있는 이 곳에는 당초 땅콩주택 45채가 들어서는 이른바 땅콩밭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토지매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아 사업진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땅콩주택 열풍을 악용한 토지 사기 역시 부작용 중 하나입니다.
[이진우 / 부동산전문가 : "땅콩주택이라는 명칭이 대명사가 돼다보니까 집을 짓지못하는 땅의 주인에게 공동사업을 제안한 후 땅콩집 사업을 책임지겠다고 하는 식의 토지 사기사건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땅콩집은 단독주택 특성상 인허가 절차에 변수가 많고 그럴 경우 시간과 비용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 수 있습니다.
땅주인이 여러 명일 경우 각 세대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 역시 복잡합니다.
결국 철저히 실용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영순, 정창원 / 안양시 평촌 (땅콩주택 입주 예정) : "저희도 애들이 컸기 때문에 부부 둘만 있게 될 텐데, 그렇게 큰 집이 필요 없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땅콩주택으로 결정했어요."]
비교적 적은 돈으로 나만의 집을 지을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하며 인기를 끈 땅콩주택.
희망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선 관련 법규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합리적인 기대 수준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SBS CNBC 최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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