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 지원안, 이번에는 효과 내나?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그리스에 대한 2차 지원안이 거의 2년을 끌고 있는 그리스 재정 위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유로존 정상들이 27일(현지시각) 합의한 이번 2차 지원안은 `퍼주기식' 구제금융 지원 뿐만 아니라 그리스의 채무감당능력을 높이는 조처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일단 그리스 은행주들이 급등세를 타며 2차 지원안에 화답했다.
그러나 지난해 5월 합의된 1차 지원안이 실패로 끝난 경험은 이번 2차 지원안으로 그리스 위기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 손실률 50% 확대..정부빚 1천억 탕감 =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은행 등 민간채권단으로부터 그리스 국채 손실률(헤어컷)을 애초의 21%에서 50%로 확대하는 데 동의를 끌어냈다.
지난 7월 민간채권단은 오는 2020년까지 만기도래하는 그리스 국채를 교환하거나 환매(바이백)하는 방식으로 2011~2014년 총 500억 유로를 기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은행들의 손실률은 21%였다.
정상들은 이번에 민간채권단으로부터 손실률 확대 동의를 얻고자 국채 교환 및 환매에 최고 300억유로를 지원키로 약속했다.
이는 교환될 새로운 국채의 만기상환을 보증하는 신용보강을 위한 용도다.
유로존은 손실률 확대는 그리스의 채무감당능력을 높이는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등 금융시장에서는 그리스가 빚을 스스로 갚을 수 있도록 빚을 충분히 탕감해주지 않고서는 그리스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지적을 줄곧 제기해왔다.
그리스 경제가 재정 긴축으로 예상보다 침체 폭이 커지고 이는 재정 적자 감축 목표 달성 실패를 낳고 다시 추가 긴축 조치를 하는 악순환이 나타난 현상은 이런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손실률 확대는 그리스 정부 부채(3천500억유로) 중 1천억유로를 줄일 것으로 유로존은 추정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의 정부 부채 비율이 오는 2020년 120%로 떨어질 것이라고 유로존은 설명했다.
정상들은 또 오는 2014년까지 2차로 1천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그리스 2차 지원 패키지가 지난 7월 '구제금융 1천90억유로 국채 손실률 21%'에서 '구제금융 1천억유로 국채 손실률 50%'로 수정된 것이다.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은 이미 지난해 5월 1천100억유로 규모의 1차 구제금융 지원을 약속하고 이에 따라 730억유로(승인된 6회분 포함)을 지원했다.
◇ 그리스 은행 뱅크런?...국유화 될 듯 = 손실률 확대는 그리스 국채 440억유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그리스 은행권에 엄청난 손실을 끼친다.
그러나 이날 그리스 주요 은행들의 주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리스 재정 위기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은행들의 손실보다 더 크게 반영된 셈이다.
유로존 정상들은 그리스 은행들의 뱅크런(예금인출 사태)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함께 내놨다.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자금의 일부를 은행안정기금(HFSF) 확충에 사용하고, 이를 통해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지원토록 했다.
런던의 나티식스 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손실률이 50%로 확대되면 그리스은행, 유로뱅크, 알파뱅크, 피레우스뱅크 등 주요 4개 은행이 약 89억유로의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리스 정부는 이미 HFSF를 통해 소형은행 프로톤은행을 국유화한 바 있다.
스스로 자본확충에 실패하는 은행들은 HFSF의 공적자금을 받아 국유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 국채를 약 40억유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그리스 연금들도 손실률 확대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이 손실은 정부의 부채 축소 효과로 상쇄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리스 은행, 연금, 보험 등은 전체 그리스 국채의 약 30%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은행 지분의 상당수가 정부 통제 아래 들어올 것"이라며 상당수 은행이 국유화될 것임을 예고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 합의에 대해 "그리스가 디폴트의 덫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고 국채 손실률 확대의 세부적인 내용에 관한 민간채권단과의 협상이 올 연말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엘리아스 모시알로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도 이날 현지 메가TV에 "재정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환영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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