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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사태 학습효과, 지금이 채권시장 기회?…환율이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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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1.09.28 15:49
수정2011.09.28 17:01

박태근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
 
오늘 환율이 안정화를 보이면서 채권시장에서도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과거 외국인 매수 레벨시점은 1080~1140원이었다. 원화가치가 상당히 하락했기 때문에 손절매가 우려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현물시장에서는 자금 이탈보다는 펀드와 관련해서 매도가 나타나고 있다. 파생시장에서는 약세심리가 환에 연동하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9월까지 채권시장은 강세 흐름이었다고 볼 수 있다.
 
고물가·저성장·금융기간 유동성 전이…지난 금융위기와 유사한 상황
 
고물가와 저성장, 금융기관으로의 유동성 위험 전이가 시작했다는 점에서 지난 2008년 리먼 브라더스 금융위기 파산 당시를 떠올리며 사태 악화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우려 때문에 정책적으로 대외수지, 재정건전성. 금융기관 건전성 개선 등 많은 노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금융위기 때보다 대외성장 의존도가 커졌기 때문에 그 충격은 단기간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트리플 약세가 바닥의 신호였다는 점에서 꼭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외국인 수요 유지와 외환시장에서의 정책적 여지 등으로 채권시장의 건전성이 마련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자산가치 하락과 금융자산 가치 하락에 따라 악순환의 고리는 쉽게 끊을 수 없다.
 
물가가 높아서 금리 효과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바닥국면이었다고 할 수 있겠으나, 위험 헷지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채권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겠다.
 
미궁 속 EFSF 확대, 필요한가?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 타개를 위해  EFSF 출자하고 유럽투자은행(EIB)에 의해 설립되는 특수목적기구(SPV)를 검토 중이다. 부실자산을 공적 배드 뱅크에 맡겨 상각하고 보강된 신용도로 부실자산을 제도적으로 매입하여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부실자산매입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IMF, 그리고 미국 금융위기 때에 유사하게 사용됐다. 발행한 채권을 ECB에 담보로 맡기고, 다시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것으로 금융기관의 유동성 위험 축소와 시스템 안정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구제기금 마련에서 빠르게 액션을 취해야 하는데 새로운 기대가 무산될 때 금융시장의 충격은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부실자산을 공적 배드 뱅크에 맡기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채권 시장의 변수는 그리스가 될 것이다. EFSF에서 자금준비를 하고 있으나 ECB의 유동성 공급은 지속될 것이다. 유로존 문제가 진정국면으로 간다면 채권시장은 지금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다.
 
"차분한 시장대응이 필요"
 
글로벌 재정위기가 해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펀더멘털 측면에선 채권시장의 기회는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4분기 이후 수출 둔화 여지 등으로 볼 때 금리인하가 없더라도 매크로 관점에서 시장 약세기조 전환은 쉽지 않을 것이다.
 
대외여건에 따라 불안한 변동성이 채권시장에서는 위험이자 한편으로는 기회이다. 지금의 위험이 생각보다 길고 통제가 가능하지 않다면, 차분한 시장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www.SBSCN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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