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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550-2·K5 GDi T' 암호같은 자동차 이름의 비밀

SBS Biz 권순욱 기자
입력2011.07.20 13:36
수정2011.07.20 14:16

<앵커>

요즘 자동차 이름을 보면 뭘 의미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체들마다 고유의 기술을 나타내는 것 같기는한데,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슨 소리인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자동차 이름의 비밀, 권순욱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권 기자, 자동차 이름마다 무엇을 나타내는 건가요?
 
<기자>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의 이슈가 친환경. 이런 친환경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을 하다 보니까 우리만의 기술이 적용된 차라는 걸 나타내주기도 하고 한정판 차량이 많이 출시되면서 차 이름 역시 길어지고 있습니다.
 
수입차의 경우 폭스바겐은 블루모션, BMW는 이피션트다이내믹스, 벤츠는 블루이피션시 등 나름대로의 친환경 기술을 나타내는 이름을 쓰고 있는데, 지난 주말에는 이탈리아의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가야르도 LP550-2 트리콜로레를 국내에 출시했습니다.
 
이탈리아 통일 150주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150대 한정 스페셜 에디션인데요, 국내에는 단 5대만 배정을 받았습니다.
 
이름이 특히 어려운데, LP550-2에서 LP는 엔진이 놓여진 방식을 의미하는데 보통 엔진이 가로로 놓여져 있지만, 람보르기니는 엔진이 뒤쪽에 세로로 놓여 있습니다.
 
550은 550마력, 2는 두 바퀴 후륜 구동 방식을 나타내는데, 2 대신 4가 붙으면 네 바퀴 굴림을 의미하겠죠.
 
트리콜로레는 이탈리아 국기의 세 가지 색깔을 의미합니다.
 
또 아우디의 경우 A7은 차종, TFSI 가솔린 엔진, 콰트로는 4륜 구동임을 의미하고, 기아 K5 GDi T의 경우에는 GDi가 직분사 엔진, T는 터보를 나타냅니다.
 
일반적으로 차종 뒤에 엔진의 종류, 그 다음에 적용된 최신 기술의 이름이 붙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앵커>
마치 암호문 같기도 한 긴 이름을 업체들은 왜 선호하는 건가요?
 
<기자>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름만으로도 한눈에 기술력을 나타낼 수 있을뿐만 아니라 다른 차량과도 쉽게 차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전략적인 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보면 뭔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과거에도 80~90년대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 이름 뒤에 붙는 게 길면 길수록 좋은 차라는 걸 나타냈습니다.
 
예를 들면 쏘나타GLi, GLSi, GLSi 골드 등 뒤에 붙는 게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사양의 차라는 걸 나타냈기 때문에 차 이름 뒤에 붙는 글씨만 따로 팔아서 그것만 붙여놓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별 의미는 없습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발전하고 사람들의 인식도 선진화되면서 90년 대 후반부터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처럼 차 이름만 붙여서 나오다가 요새 다시 이름이 길어지는 추세인데요, 옛날처럼 조잡하게 쭉 늘어놓지는 않습니다.
 
두 줄로 나눠서 붙여놓거나, 자동차 옆 휀다 부분에다 붙여놓는 등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오히려 멋있어 보이게 해 놓고 있고, 사람 심리가 딱 봤을 때 뭔가 어려워 보이면 저 차는 좀 더 희귀한 차인가 보다 하는 착각도 들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더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저마다의 친환경 기술이나 엔진 기술력을 돋보이게 하고 브랜드 이미지도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자동차 이름은 그 차의 이미지와 판매량까지 결정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요소인 만큼 업체들은 이름을 지을 때 많은 고민을 하는데요, 보통 이름을 어떻게 짓게 되나요?
 
<기자>
공모를 통하거나 좋은 의미의 단어를 조합해서 만들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한국지엠의 알페온의 경우 가장 중요한, 처음이라는 알파와 영원하다는 이온을 합해서 한국지엠의 첫 준대형 세단인 만큼 그 중요성을 강조한 이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명에서 따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싼타페와 투싼의 경우 미국의 관광지 이름이고, 조만간 나올 한국지엠의 말리부 역시 LA 말리부 비치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쌍용코란도는 코리언 캔 두, 80년대 산업 발전 시기에 나온 이름이기 때문이고, 쏘나타와 포르테 같은 경우는 음악 용어인데요, 대부분 지명이나 라틴어, 단어의 조합 등을 통해서 자동차 이름이 탄생하게 됩니다.
 
(www.SBSCN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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