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STX, 하이닉스 저주에 '휘청'…"인수자금 대비 시너지 글쎄"
SBS Biz 신욱 기자
입력2011.07.08 16:30
수정2011.07.08 16:31
<앵커>
하이익스 인수의향서 접수가 오늘 오후 4시에 마감됩니다.
현재 STX가 인수전 참가를 공식화 했고, SK그룹도 관심이 있는 모습입니다.
하이닉스 인수전 소식 신욱 기자와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하이닉스 인수전이 STX와 SK의 2파전으로 압축됐군요?
<기자>
네,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현대중공업이 불참하면서 또 한번 무산될 위기에 놓였던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전이 STX와 SK의 가세로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지난 6일 이번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 여부를 묻는 무더기 조회 공시에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LG와 동부, 효성 등 다른 후보들은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지만 STX는 하이닉스 인수의사를 명확히 했습니다.
SK는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지만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않아 인수 의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이닉스 인수 의향서 접수는 오늘 오후 4시 마감입니다.
<앵커>
두 그룹이 하이닉스 인수전에 참가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하이닉스는 자산 16조 원에 매출 12조 원에 이르는 매머드급 매물입니다.
재계 3위인 SK그룹과 14위인 STX그룹이 막대한 자금 부담에도 불구하고 인수전에 뛰어드는 이유는 신수종 사업과 사업 다각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SK그룹은 주력사업인 통신과 정유가 성장 한계에 도달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반도체를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닉스를 인수하면 기존 통신과 정유 외에 반도체라는 3개의 사업 축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STX 그룹은 하이닉스 인수를 통한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조선해양 분야에 수직화돼 있는 계열사들이 현재는 시너지를 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수직 계열화가 경기변동이 있을 때는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번에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STX그룹은 약 2조 4천억 원에서 2조 7천억 원 정도가 예상되는 하이닉스 인수를 위해 중동 펀드에 50% 정도 자금 지원을 받고, 계열사를 매각해 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하지만 이제까지 하이닉스 인수 의사를 밝혔던 기업들에게 그랬듯이 시장 반응은 이번에도 좋지 않군요?
<기자>
네, 이른바 '하이닉스의 저주'가 또 한번 관련기업들의 주가를 뒤흔들었습니다.
지난 2009년 인수전 때 단독으로 뛰어들었던 효성이 홍역을 치른바 있는데, 이번에는 STX와 SK가 주가 급락에 시달렸습니다.
STX는 어제 5.45% 하락한 2만 8백 원을 기록했고, STX엔진과 메탈, 조선해양 등 계열사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SK그룹 계열 주가 SK는 3.88% 하락한 17만 3천5백 원에 거래를 마쳤고, 인수 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거론되는 SK텔레콤과 SK C&C도 각각 3.13%와 1.98% 하락했습니다.
반면 불참을 선언한 현대중공업은 그제 6.37% 급등한데 이어 어제는 2.58% 추가 상승하며 이틀째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렇게 시장의 시각이 곱지 않은 것은 하이닉스 인수가 인수 자금부담에 비해 시너지 효과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최대 3조원까지 예상되는 하이닉스 덩치가 부담스럽기도 하거니와 SK와 STX그룹의 기존 사업과 전혀 관계없는 업종이어서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시장의 의심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 번째 하이닉스 인수전은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과 자금 동원력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지난달 29일에 우리금융에 이어 오늘 하이닉스까지 주인 찾기에 나섰는데, 다른 기업들의 인수합병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리금융과 하이닉스 외에도 대형 M&A 매물의 매각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우선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오늘 매각 심사 소위를 열고 우리금융의 예비 입찰 일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우리금융 입찰에는 국내 대형 사모 펀드 3곳이 인수의향서를 접수했습니다.
쌍용건설도 매각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7개 채권 금융회사가 보유한 쌍용건설 출자전환 주식 천490만 주에 대한 매각 주간사 입찰 공고를 냈습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매각은 지난 2008년 한화와의 매각 협상이 무산된 이후 이렇다할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하고 있고, 대우일렉트로닉스도 채권단과 엔텍합의 협상 결렬 이후 앞날이 불투명합니다.
또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작업도 법원판단을 기다리면서 답보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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