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와 사모펀드, 공통점과 차이점은?
SBS Biz
입력2011.05.30 09:38
수정2011.05.30 15:33
■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기본적으로 PEF는 소수의 전문투자자(우리나라의 경우는 49인 이하)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지분증권(대부분 주식)에 투자하고 기업가치를 높인 후 지분을 매각하여 수익을 올리는 펀드라고 할 수 있겠다. 도입 취지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금융기관 및 기업의 구조조정 등의 과정에 활용될 수 있는 자본을 효율적으로 공급하며, 자산운용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는 배경에서 2004년 말 도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
○사모펀드란?
공모펀드는 반대의 개념으로 이해해도 될 듯하다. 다만, PEF는 M&A라고 투자의 성격 상 소수의 M&A딜에 전체 펀드를 투자하는 위험도가 높은 투자기구이며, 상대적으로 장기인 PEF 존속기간을 감안하면, 환금성이 매우 떨어지는 투자기구이다. 이러한 투자 방식의 성격상 투자자보호와 규제 수준이 높은 공모펀드로 만들기에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미래에셋파트너스, 국내1호 사모펀드(PEF)란?
미래에셋파트너스 1호가 당시 간접투자자산운용법(지금의 자본시장법) 하의 1호 PEF로 2004년 12월에 1400억 규모로 등록 결성되어서 2010년 5월에 성공적으로 청산되었다. 물론 2005년도에 들어서면서 현재 우리나라 PEF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1세대 PEF들의 대부분이 설립이 되었고, 이제 청산을 조만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청산 수익률의 경우, 절대적인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수익률의 질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나라 PEF들의 경우 지속적인 경험의 축적이 더 많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그동안 토종 PEF들은 글로벌시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외국계 PEF에 비하면 규모나 인지도, 노하우 측면에서 열세였는데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PEF는 2005년에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으니 지금 현재 만 6년은 조금 넘은 상황이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대략적으로 70년 중후반부터, Buyout (LBO) 펀드들을 중심으로 활발해지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대략 35년의 역사를 가졌다. PEF 종주국인 미국의 경우도 초기 PEF 펀드 규모는 미미했고, 펀드의 초대형화와 글로벌화가 이루어진 것은 사실 2000년대 들어와서이다.
자금모집, 투자, 가치제고, 회수의 투자 사이클의 하나하나가 쉬운 부분이 없다. 이러한 투자 사이클을 수회 경험해 보지 않고는 노하우가 생길 수가 없을 것이고, 이러한 운용자(GP)의 실력에 대한 검증과 신뢰가 쌓이면 출자 규모의 대형화는 점차 이루어질 것이다. 아직 우리나라 PEF가 평균적으로 한 사이클을 돌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최근의 미국 아쿠쉬네트 인수는 일단 상당히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PEF) 차이점은?
헤지펀드와 PEF는 차이가 많다. 헤지펀드와 PEF가 공통적인 부분은 모두 사모펀드로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소수의 투자자 이른바 적격투자자라고 하며, 일반적으로 기관투자자나 개인 자산가를 대상으로 사모 방식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투자를 수행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의 극대화를 위해 레버리지 투자 즉 차입투자를 한다는 공통점도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투자 대상하고 방법이다. 헤지펀드는 가격의 변동이 있는 모든 자산 주식, 채권, 외환, 원자재, 파생상품 등에 투자할 수 있지만, 대부분 유동성이 높은 자산에 대체적으로 분산투자를 지향하게 된다. 헤지펀드만 해도 투자 대상과 전략에 따라 십 수가지로 나눠지게 되는데, 그 하나하나가 모든 다른 전략을 구사한다. 반면 PEF는 기본적으로는 기업의 인수 또는 성장자본의 공급을 통하여 기업가치를 상승시킨 후 주식시장에 상장을 시키거나, M&A를 통하여 수익을 올리는 구조이며, 경영 참여 및 집중 투자가 헤지펀드하고는 근본적인 차이점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불법적 자금이동 차단 위한 규제 장치 강화
일부 대기업에서 전략적 차원에서 PEF 진출 검토를 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진출한 사례를 알고 있지는 않다. 사실 만약, 펀드 출자금의 대부분을 재벌 계열사로부터 나오거나 업무집행사원(GP)가 재벌 계열사라고 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주요 GP의 거의 대부분이 금융업을 전문으로 하는 독립계 금융사도 상당하고, 출자자인 LP 간의 견제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본다면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고 본다. 그리고, 자본시장법상으로 그런 PEF가 계열회사 지분을 취득할 수 없거나 처분하도록 하고 있는 등 규제 장치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사모펀드 통한 국내 자본시장 발전은?
PEF가 가지는 중요한 기능을 시장의 비효율성의 제거와 성장 잠재력의 극대화라고 본다. 즉, PEF 중에서 경영권을 인수하는 buyout 같은 경우는 기존의 경영자보다 더 경영을 잘 할 자신이 있고 추가적인 가치의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경영권을 인수하게 되니 국부가 창출되는 것이다.
경영권 참여 없이 자본 투입을 통해 기업 성장을 돕는 성장자본(growth capital) 같은 경우는 성장 잠재력의 극대화를 통해서 부를 창출하고 그 혜택이 투자자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과거 IMF나 금융위기 때 우량한 국내기업이 외국 자본에 인수되고 이들이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 것을 경험했는데, 어찌보면 PEF야 말로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부를 창출하는 중요한 동력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헤지펀드·사모펀드, 운용의 선진화와 리스크관리 중요
PEF도 그렇지만 헤지펀드도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통해 성장할 것은 분명하다. 일단 성공적인 헤지펀드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운용의 선진화와 시스템 리스크의 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운용의 선진화를 살펴보면, 역량있는 운영인력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헤지펀드를 운용한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 전문가들의 층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얇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분의 적극적인 국내 시장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또 한가지, 헤지펀드 운용에 있어 투자 전략 발굴이나 기회 포착을 위한 리서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해외 헤지펀드들의 경우 막대한 돈은 이러한 리서치 기능 강화와 시스템에 투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개별 헤지펀드 차원과 전체 시장시스템의 위험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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