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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승부조작'··독버섯처럼 퍼진 불법스포츠 베팅 '활개'

SBS Biz 권순욱 기자
입력2011.05.26 13:28
수정2011.05.26 14:07

<앵커>

프로축구에서의 승부조작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나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 베팅 사이트, 복권 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 권순욱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불법 베팅 사이트가 신성한 스포츠계까지 검게 물들이고 있는 것 같은데 현재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국민체육진흥법상 스포츠 베팅이 합법적으로 허용된 곳은 스포츠토토 뿐입니다. 스포츠토토의 최종 감독, 승인권자는 문화체육관광부인데요. 베팅금액이나 배당에서 관련법에 따라 엄격히 제한을 받습니다.
 
지난해 스포츠토토와 경륜, 경마 등 합법적인 스포츠 베팅 규모를 다 합치면 약 12조 원인데, 불법 스포츠 베팅 규모는 그보다 3배나 많은 35조 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는 약 500개, 사이트당 평균 매출액은 75억 원, 연간 4조원 대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불법이다 보니 정확한 규모를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이 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불법 스포츠 베팅 사이트가 왜 이렇게 많은 겁니까?
 
<기자>
청소년도 접속해서 베팅을 할 수 있고, 베팅 제한액도 없는데다 세금도 한 푼 내지 않기 때문에 한 달에 수천만 원 이상을 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을 비롯해 선수들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불법 베팅에 공공연히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온라인을 통한 불법 스포츠 베팅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2006년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불법 도박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데 따른 풍선효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오프라인 도박꾼들이 온라인과 스포츠 베팅으로 옮겨 갔다는 것인데요, 스포츠토토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스포츠토토 관계자 : 저희보다 훨씬 높은 배당률을 제공하고, 심지어는 돈을 다 잃었을 때 일부는 돌려주는 사이트도 있습니다. 저희가 하고 있는 축구나 농구보다 더 많은 종목, 나아가서는 e-스포츠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이런 불법 베팅 사이트는 추적을 피하기 위해 서버를 해외에 두고 대포통장을 이용해 계좌를 만들면서, 국내외 다양한 스포츠와 카지노를 포함해 점점 더 커지고 있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불법 스포츠 베팅뿐만 아니라 기존 오프라인에서 사라졌던 불법 도박들이 온라인에서 다시 활개를 치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앵커>
하루 빨리 규제가 시급한 상황인데 어떤 대책이 있습니까?
 
<기자>
국민체육진흥법은 불법 베팅 사이트 운영자를 3년 이하의 징역,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벌 정도가 약하고 적발된다 하더라도 실제 구속이나 징역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적은데요. 현재까지는 사실상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이런 불법 베팅 사이트를 없애기 위해서는 단순히 사이트만 폐쇄할 것이 아니라 운영자를 잡아야 하는데요, 이들은 철저히 신상을 감추고 대포 통장 등을 만들어 금융거래를 하기 때문인데요.
 
완전히 근절시키기 위해서는 사이버 수사대의 24시간 감시 체제는 물론이고, 불법 문자와 금융 거래 등을 막기 위한 통신이나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강력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또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라는 곳이 감독을 하고 있는데, 스포츠토토 같은 합법 기관을 규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지난 4월 불법 베팅 사이트로 번 170억 원을 김제 마늘밭에 묻어둔 사건과 관련해서 상당한 질타를 받은 기관이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이 때문에 부작용이 나는 걸로도 볼 수 있는데,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불법 사이트 등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 위한 관련법이 지난해 12월 발의된 상황입니다.
 
위원회의 불법 사이트 규제와 관련된 권한을 키우고, 24시간 수시 감독을 할 수 있는 사이버 수사대 인력을 늘리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www.SBSCNBC.co.kr)
(보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 시청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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