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수공 돌아올 수 없는 다리 건너나
경북 구미시와 한국수자원공사의 관계가 단수 사태를 기점으로 악화를 거듭하고 있다.
구미시는 17일 정부와 한나라당 등에 현재 한국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구미광역취수장의 관리를 구미시로 이관해달라고 건의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수자원공사가 잦은 사고를 내 믿고 맡기기 어렵고 구미시는 지방상수도를 운영하면서 충분한 역량을 갖춘 만큼 수자원공사가 광역상수도 운영을 구미시로 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물을 관리하는 전문기관으로서 관련법에 따라 광역상수도 운영을 맡은 만큼 관리권을 이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자원공사 박병돈 구미권관리단장은 "구미시의 격앙된 분위기는 이해하지만 광역상수도 관리권 이관은 법적 검토 등을 거쳐야 하는 일"이라며 "수자원공사가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를 인수해 일원화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상반되는 얘기를 하니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구미시는 앞서 지난 8일 구미광역취수장의 임시물막이가 무너져 단수 사태가 발생했을 때부터 모든 책임을 수자원공사에 돌리며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16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을 찾아 이번 단수로 많은 피해를 봤다며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미 구미시와 수자원공사는 올해들어 구미국가산업단지 개발과 대구 광역취수원의 구미 이전 등 현안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구미시가 최근 기업 신규투자를 끌어내고자 수자원공사가 시행자인 구미국가산업단지 확장단지나 5단지의 개발대행권을 특정 기업에 주겠다고 제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두 기관의 협력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구미시는 단순한 제의였다고 주장하나 사전에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한 수자원공사는 난감해하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구미시와 수자원공사는 대구 광역취수원의 구미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구미시는 수자원공사가 대구 광역취수원 이전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맡음에 따라 사업영역 확장을 노린 수자원공사가 대구시 측에 유리한 결과를 내놓지 않을까 의심하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수자원공사 때문에 구미시가 피해를 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대구 취수원 이전 등에도 수자원공사가 뒤에서 밀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소송과 관련해서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우리가 물어줄 게 있다면 물어주면 될 일"이라면서도 "구미시가 모든 책임을 수자원공사에 떠넘기려는 듯한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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