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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REPORT]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맞춤형 솔루션으로 프리미엄 프라이싱 이어간다"

SBS Biz 김기호 기자
입력2011.04.20 08:59
수정2011.05.06 13:59

■ The Leaders : 고영테크놀러지 고광일 사장
 
[KOREA REPORT 는 대한민국 첫번째 글로벌 미디어 채널 SBS CNBC가 한국의 최첨단 기술 소개, 최고의 리더 인터뷰 등 역동적인 대한민국의 참모습을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최고의 경제 채널 CNBC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김기호 / SBS CNBC]


코리아 리포트입니다. 삼성, 현대, 엘지...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잘 알려진 한국의 대기업들이죠. 하지만 한국에는 이처럼 강한 대기업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계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알짜 강소기업들도 많죠. 오늘은 납도포 검사장비시장 세계1위 기업인 고영테크놀러지를 소개합니다. 고광일 사장을 만나 그의 성공비결을 들어봅니다.
 
[고광일 사장 인터뷰]
 
- 고광일 사장님, 출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만나 뵙기 전에 고영테크놀러지에 대해 읽어보고 굉장히 놀랐습니다. 큰 회사가 아닌데도 짧은 시간에 세계 1위가 되었더군요. 우선 회사소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네, 말씀하셨듯이 고영테크놀러지는 현재 솔더 페이스트 검사장비라는 아주 특수한 시장에서 세계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지난 8년간 매년 1.5배 이상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 왔습니다. 주요 고객은 IT산업 분야의 리더들로 대부분 세계 시장에 높은 점유율을 가진 기업들입니다. 그래서 저희가 프리미엄 프라이싱(가격책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거죠.


 
- 솔더 페이스트 검사장비란 무엇이고 왜 필요한 건지요?
 
▶ 전자제품을 생산하거나 반도체 후공정을 할 때 용접 공정이 핵심과정입니다. 회로가 들어가 있는 기판(PCB)에 반도체 등 각종 칩들을 부착하는 용접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결국 완제품에 심각한 고장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용접에 사용하는 용매가 바로 솔더 페이스트입니다. 이 솔더 페이스트를 처음에 어떻게 발라주느냐에 따라서 최종 품질의 70%가 결정된다는 것이 정설인데요. 저희 솔더페이스트 검사 장비는 이러한 용접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밀하게 검사를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 사장님께서 2002년에 내린 결정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로봇연구원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가 갑자기 인생경로를 바꾸셨어요. 현재 이 분야의 어떤 면이 인생을 바꿀 정도로 눈에 띄었나요?
 
▶ 모든 엔지니어들이 그렇듯이 누구나 엔지니어로서의 야망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사실 저희가 R&D 부분까지는 성공을 했다 치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그것이 사업화되는 데는 기대만큼 성공을 하지 못했어요. 2002년 초에 제 인생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세상에 무언가 남기고 가야하는데 내가 어떻게 해야 되나..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이정도로 밖에 남기지 못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지들도 같은 고민을 했죠. 결국 저희들의 결론은 R&D뿐만 아니라 사업화, 영업까지도 우리가 다 책임져 보고 그래도 안 된다면 후회는 없는 거다. 마지막으로 후회 없는 인생을 살아보자, 그런 의미에서 기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회사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이미 성숙된 시장에 들어가서 승부하기가 어려우니까, 시장이 아예 형성이 안 됐거나 이제 막 등장하기 시작한 시장을 찾았습니다. 3차원 측정을 하고 그 측정 데이터를 가지고 인공지능적으로 판단하는 장비는 그 당시 세계적으로 거의 시작단계였어요. 그래서 저희들이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된 겁니다.
 
- 4년 만에 세계 1위가 된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이었나요?
 
▶ 저희 고객들은 장비로부터 돈을 버는 기업들입니다. 장비투자를 조금만 잘못해도 회사가 흔들릴 수 있는 입장에 있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이 시장은 굉장히 보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고객들에게 우리가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신시키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그들은 쉽게 믿지 않았어요.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서 온 작은 기업이었기 때문이죠. 그것이 가장 큰 장애였습니다. 하지만 운도 많이 따라줬죠. 우리가 가진 기술적 잠재력을 볼 줄 아는 산업분야의 글로벌리더들이 기꺼이 동참해 주었습니다. 좋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우리가 한국에서 왔건 일본에서 왔건 신경 쓰지 않았죠. 심지어 자본이 부족하다면 기꺼이 도와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셨어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단 업계의 명망 있는 분들을 만났고, 그들이 우리의 아이디어를 즉각 샀다는 것. 그것이 가장 큰 성공요인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의 운명이 결정된 것 같아요.
 
- 고영이 생산하는 장비는 일본 등 경쟁업체 장비에 비해서 20-30% 가량 비쌉니다. 앞으로도 그런 고가 정책을 유지하실 계획이십니까?
 
▶ 물론입니다. 저희가 고객들이 원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한, 고객들은 기꺼이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쟁점은 고영테크놀러지의 기술 리더십이 계속 유지가 될 것이냐 하는 건데요. 저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18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하고 있는 데 그 중 절반이 R&D 엔지니어일만큼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현솔재 고영의 기술력은 경쟁사에 비해 3년 정도 앞서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기술 개발속도를 감안한다면 향후 5년간은 기술적인 리더십을 유지해나가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수정할 이유도 없는 거죠.
 
- 요즘은 스마트가 키워드인 시대죠. 모든 게 스마트인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이런 추세에 어떤 영향을 받고 계시나요?
 
▶ 작년에 저희 사업이 2.7배 정도 성장을 했습니다. 매출의 절반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쪽에서 나왔죠. 나머지는 대부분 오토모티브 일렉트로닉스 분야에서 나왔습니다. 자동차도 스마트화 하고 있기 때문이죠. 스마트시장이 성장하면 저희처럼 3차원 기술에 근거를 둔 인스펙션시스템 시장도 똑같은 성장률로 함께 성장하게 될 겁니다.
 
- 다음 단계는 어떤 분야일까요.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분야는 무엇이고, 또 앞으로도 비즈니스 영역을 계속 확장할 계획이신지요.
 
▶ 물론입니다. 저희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점은 SPI라는 한 가지 사업 아이템만으로 매년 1.5배씩 성장을 해왔다는 겁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새로운 상품군을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내놓은 신상품은 '3D 자동광학검사장비(AOI)' 라고 부르는데, 시장 잠재력이 5배까지 더 큽니다. 향후 3년에서 5년 뒤에는 주력 아이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렇게 되면 성장률도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매출이 계속해서 올라가겠군요. 지난해에는 160% 증가했네요. 올해는 어떨까요?
 
▶ 공식적으로 말할 때는 저희는 조금 보수적으로 말씀드리는 편입니다. 공식적으로 발표할 때는 1천억 원을 넘기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더 큰 숫자를 설정해 놓고 모든 R&D와 생산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 질문입니다. 저는 기업대표로서의 꿈이 궁금합니다. 성공적인 비즈니스 리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저의 가장 큰 꿈은 고객들로부터 고영의 제품을 쓰면 생산공정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평가를 듣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저와 동고동락하는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겁니다. 그런데 행복하다는 것은 물질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니죠. 엔지니어로서 꿈을 회사와 함께 이룰 수 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업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겁니다. 작년부터 저희가 조금씩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그늘진 곳에 있는 분들을 위해 지속적인 봉사를 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가 더 좋은 모습을 갖춰야 하고 따라서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혼신을 다할 생각입니다.
 
- 고광일 사장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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