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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인군의관, 생명 구한 병사와 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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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11.04.18 08:45
수정2011.04.18 08:49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했던 한국계 미군 군의관이 위험을 무릅쓰고 살려낸 병사와 5년 만에 반갑게 해후를 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2006년 3월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몸에 폭탄 파편이 박힌 부상병을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해 살려낸 한국계 미군 군의관 존 오 중령(39).

당시 아프간 주둔 미군 야전병원에 근무 중이던 오 중령은 순찰도중 탈레반의 로켓추진수류탄(RPG) 공격을 받아 왼쪽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에 폭탄 뇌관과 기폭장치가 박힌 채 응급 후송돼온 미 육군 10산악사단 소속의 차닝 모스 일병을 위험을 무릅쓰고 2시간여의 수술 끝에 살려냈다.

수술 당시 뇌관 등이 터지지 않고 모스 일병 몸 안에 박힌 사실을 발견한 오 소령은 수술도중 폭탄이 터져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수술에 참여할 군의관과 의무병을 자원을 통해 선정한 뒤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은 채 수술을 강행했다.

오 소령은 이 공로로 2007년 1월 비교전상태에서 동료군인의 생명을 구하는 영웅적 행동을 한 미군에게 수여하는 `군인훈장(Soldier's Medal)을 받았고 2009년 중령으로 승진해 현재 독일에서 근무 중이다.

애틀랜타 한미우호협회(회장 박선근)는 오 중령을 올해 `새로운 미국인 영웅상'(2011 New American Hero) 수상자로 선정하고, 16일 밤 애틀랜타시내에서 열린 협회 연례만찬에서 시상식을 거행했다.

만찬에 참석한 200여명의 한미 양국 인사들은 오 중령의 용감한 수술과정을 다룬 `밀리터리 타임스'의 동영상을 감상한 뒤 연단에 오른 오 중령에게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했다.

오 중령은 "군의관으로서 본분을 다했을 뿐"이라며 "모스 일병과 같은 장병이 진정한 애국자"라며 공을 모스 일병에게 돌렸다.

이때 한미우호협회 측은 청중석에 있던 모스 전 일병을 불러내는 `깜짝 이벤트'를 통해 오 중령을 놀라게 했고, 청중들도 다시 기립박수를 통해 두 사람의 해후를 열렬하게 축하했다.

모스 일병은 당시 수술 뒤 미국으로 후송돼 후속 수술을 통해 회복한 뒤 제대를 했고, 현재 애틀랜타 인근의 게인즈빌에서 아내, 두 딸과 행복한 생활을 하다가 한미우호협회의 초청을 받아 행사에 참석한 것.

모스 전 일병은 "오 중령은 폭탄이 터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수술을 통해 내 목숨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이라며 감사를 표한 뒤 오 중령과 뜨거운 포옹을 했다.

우호협회 측은 오 중령에게는 1만달러의 상금을 그리고 모스 전 일병에게는 그가 졸업한 고등학교 모교가 장학금을 모금 중인 점을 고려해 500달러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한미우호협회 만찬에는 차기 주한미군사령관으로 지명된 제임스 D.

서먼 미국 육군전력사령관(대장)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한미관계에 대해 연설을 했으며, 애틀랜타시 캅 카운티와 자매결연을 한 서울 성동구의 고재득 구청장도 참석했다.

또 테네시주 낙스빌에서 무료 의료봉사 활동을 해온 톰 김 박사도 역대 수상자 대표로 참석해 오 중령을 축하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애틀랜타 한미우호협회는 지난 96년 애틀랜타시에 거주하는 양 국민 간 교류와 친목도모를 위해 창설된 민간단체로 래리 엘리스 전 예비역 대장이 의장을 맡고, GBM사의 박선근 씨가 회장을 맡아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윌리엄 체이스 전 에모리대총장, 웨인 클라프 전 조지아텍 총장, 베티 시글 전 케네소주립대 총장 등 학계인사와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국대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박선근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을 대표해 미군으로 영웅적인 활약을 한 오 중령이 한국계 미국인들의 존재가치를 고양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그는 미국 전체 커뮤니티를 감동시키는 빛나는 귀감"이라고 수상자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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