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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피플]주목받는 '퀀트 운용 투자'..뭐가 다른가

SBS Biz 임종윤 기자
입력2010.04.12 17:21
수정2010.04.12 17:22

■ 이슈&피플 (박상우 우리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 본부장)

 
◇ 퀀트, 수학·통계학 기반 컴퓨터 이용 자료분석 행위나 분석가
◇ PER, 매출성장률 등 수치 이용… 통계분석으로 투자의사 결정 
 
Q> 많은 분들이 아직은 생소하실 거 같은데요, 퀀트란 구체적으로 뭡니까?
A> 영어의 Quantitative의 약자로 Quant라고 불리웁니다. 사전적으로는 “질적”이 아닌 “양적”이란 뜻이니까 숫자로 표현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금융에서는 광범위하게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수학, 통계학을 기반으로 컴퓨터를 사용하여 자료를 분석하는 행위나 분석가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주식을 고를 때 CEO의 능력이나 신상품 개발 등의 수치화 하기 어려운 정보를 이용한다면 Quant라고 하지 않고 PER이나 매출성장률 등의 수치를 이용하여 통계적인 분석을 실시하고 투자의사를 결정하는 것을 Quant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여러 가지 수치화된 자료를 분석하고 계산하여 투자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을 의미하거나 그런 일을 하는 분석가를 퀀트라고 칭합니다.
 
그런데 퀀트의 중요한 특징은 분석 방법 자체도 있지만 의사결정에 계량적 분석 결과를 가장 중요하게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컴퓨터가 발달하고 많은 자료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금융분야에서 계량적인 분석은 너무나도 보편적인 상황입니다. 누구나 계량적인 분석을 하고 있으니까요. 제가 생각하기는 Quant인가 아닌가에 대한 기준은 의사결정에 있어 ‘계량적인 결과에 중점을 두는가?’ 아니면  ‘계량분석 결과를 참고만 하는가?’ 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직접 계량분석을 하지는 않아도 계량분석 결과에 중점을 두어 투자의사결정을 한다면 퀀트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금융분야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각 분야마다 퀀트의 역할과 비중이 조금씩 다릅니다. 주식 펀드 운용과 같은 분야에서는 모든 변수를 계량화하는 것이 사실 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퀀트라고 해도 어느 정도 시장이나 기업에 대한 전망을 참고하여 운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파생상품 설계 같은 분야에서는 거의 모든 과정이 계량적인 분석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같은 퀀트라 해도 파생상품 분야와 펀드운용분야는 접근방식이나 분석방법들이 많이 다릅니다.
 
 
Q> 일반인들은 아무래도 계량적인 방법에 생소하실 수 있으시니 좀더 쉽게 Quant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A> 저도 사실 지인들이 제가 하는 일이 어떤 것이냐고 물어볼 때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야구를 예를 들어 설명하니 조금 수월하더군요.
 
혹시 데이터 야구라는 말을 들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타자의 성향, 투수의 구질, 공 배합 패턴 등을 모두 모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작전을 결정하는 것을 얘기합니다. 야구 중계를 보시면 요새는 어느 팀이던지 노트북을 갖고 중간 중간에 자료를 확인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야구 감독님들 중에는 절대적으로 자료를 신봉하여 상대방 투수에 따라 타순을 짜고 어떤 작전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과거 결과를 보고 결정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이렇게 데이터를 신봉하시는 야구 감독님과 Quant가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야구에서는 이런 것을 세이버메트릭스라고 부르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유사하게 마케팅에서는 상품 구매가 가능한 고객을 컴퓨터를 이용하여 추출하는데 DB마케팅, 데이터마이닝이라고 합니다. 자료를 갖고 수학 통계적 방식으로 분석하고 결과를 이용해 의사결정을 한다는 관점에서 퀀트와 모두 다 유사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어떤 일을 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금융, 제조업, 마케팅, 심지어 스포츠 까지 다양하게 있습니다.
 
◇ 여러 기업의 자료를 이용, 상승 가능성 높은 종목의 선정
 
Q> Quant가 그렇게 수치에만 의존한다면 펀드 운용과 같은 분야에서 좋은 성과가 나오기 어려운 것은 아닌가요?
A> 많은 사람들이 숫자만을 이용한 Quant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시는데 이는 관점이나 철학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사실 수치화될 수 없는 정보는 주관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위험이 존재합니다. 수치화 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만을 갖고도 충분하다는 것이 Quant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유명하신 워렌 버핏과 같이 Quant분야에서는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제임스 사이몬스란 분이 계신데 88년 이후 연수익률이 30%가 넘으시니 Quant를 사용한다고 하여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왜 Quant를 이용한 운용방식이 좋은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접근 방법의 차이에 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한 두개의 기업에 대해 수치만을 갖고 본다는 것은 좋은 분석 방법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Quant는 여러 기업의 자료를 이용하여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정하고 투자비율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즉 종목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포트폴리오의 관점에서 접근합니다. 좋은 종목을 하나, 둘씩 선정하여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Quant는 우선 계량적인 분석을 통해 여러 종목을 선정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듭니다. 이러한 방식의 장점은 변동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많은 Quant운용역들은 낮은 변동성으로 시장을 지속적으로 이겨 나가면 장기간 후에는 어떤 운용방식보다 우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KOSPI지수 보다 1년에 2~3% 정도씩 지속적으로 초과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면 10년 20년 후에는 엄청난 차이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계량적인 분석을 사용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운용의 일관성이 유지되기 때문에 장기 운용이 가능합니다. 즉 조금씩 장기간에 걸쳐 일관성을 갖고 운용하면 나중에는 커다란 차이가 생깁니다. 이는 객관적인 자료를 통한 퀀트운용을 통해 가능합니다.
 
◇ 파생상품 분야, 정확한 가격 산출… 여러 금융상품으로 복제
◇ 절대적으로 수학에 기초한 분석 방법 사용
 
Q> 주식펀드 운용 이외에도 Quant가 이용되는 분야가 있습니까?
A> 주식운용 분야 이외에 파생상품 분야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새로운 파생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정확한 가격을 산출해 내야 하고 여러 금융상품으로 복제해 내야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수학에 기초한 분석 방법이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KOSPI가 한달 후에 1,700에서 1,750 사이에 있다면 5%금리를 주는 상품이 있다면 이는 완전히 수학적으로 가격 계산이 가능합니다. 파생상품 분야에서는 이렇듯 계산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학적 방법이 많이 사용되고 펀드운용 같은 분야에서는 통계적 방법이 많이 사용됩니다.
 
Q> 이공계 출신이 금융업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 이례적인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A> 요새는 이공계출신이 금융업에 종사하는 것이 전혀 이례적이지 않습니다. 저희 본부만 해도 반 정도 인원이 이공계 출신입니다. 물론 Quant운용본부이니 비율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제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 금융업계에 이공계 출신이 많지 않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1995년에 박사과정에 다니고 있을 때 절친한 선배가 운영하는 조그만 벤처회사의 일을 도와주게 되었습니다. 금융기관에 통계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무였는데 사실 금융 관련해서는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위험관리라는 테마가 금융기관의 큰 이슈가 되었고 관련하여 통계분석 기법이 많이 필요하게 되었지요. 당시 몇몇 은행과 Project를 하게 되었는데 어떤 Project였냐 하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채권에 대해 시장이 변동하면 얼마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가 하는 통계적 예상치를 계산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은 이 개념이 Value at Risk (VaR)이라고 하여 위험관리에 있어 매우 보편적인 개념인데 당시는 금융기관에게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었습니다. 당시 은행 담당자 분들은 금융상품이나 시장에 대해서는 아셨지만 계산을 위한 통계적 기법은 잘 모르셨지요. 저는 반대였고요. 그분들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하나하나 배워가며 자본시장 및 금융상품에 대해 접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신용평가사에서 유사한 업무를 계속하다가 증권사, 채권평가사를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주식, 채권, 파생상품 관련 분석업무를 하게 되었고 이후 운용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Q> Quant를 언제부터 시작하게 됐고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A> 관심을 가졌다기 보다는 저에게 있어서는 매우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1995년부터 우연한 기회에 금융업에 종사하게 되었고 같이 일하시는 분들이나 제 상사분들이 제게 원하던 것이 계량적인 분석이었으니까요. 저 같이 수학, 통계학을 전공한 사람을 뽑은 것은 당연히 기업 탐방 같은 분야 보다는 계량분석 부분이었을 것이고 마침 우리나라에서 많은 파생상품이 나오면서 시대적으로 Quant의 중요성이 커졌던 것이 저로서는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Q>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한국이 Quant매니저가 보편화 되지 않은 이유?
A> 사실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굉장히 많은 상품들이 Quant를 기초로 설계되고 운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덱스펀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인덱스펀드가 어느 정도 초과수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를 달성하기 위해 Quant운용 기법을 사용합니다. 또한 ELS같은 파생상품을 설계하고 구조화하는데 Quant운용이 들어갑니다. 그러니 생각보다 많은 금융상품에 Quant가 관여하고 있고 많이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물론 외국에 비해 아직까지는 보편화가 덜 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흘러 분석을 위한 자료가 많이 축적되고 다양한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한다면 더욱 보편화가 되어 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운용하시는 펀드에 대해 소개 시켜 주시겠습니까?
A> 현재는 인덱스을 추종하는 주식 인덱스 및 ETF, 계량 분석을 통해 알파를 만드는 Index + 알파 펀드, 해외 주식펀드, 파생상품 등입니다. 파생상품은 여러 기초자산을 이용하기 때문에 저희가 운용하는 펀드 중에는 Commodity나 환율관련 상품도 있습니다. 운용하는 펀드 중 대표적인 Quant를 이용한 상품은 국내 주식에 대한 계량분석을 통해 알파를 추구하는 Index + 알파펀드가 있습니다. 
 
Q> Quant 운영자체가 다소 복잡하다고 하는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으로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나요?
A> 저희 본부에서 운용하는 펀드 중에 꼭 소개 드리고 싶은 펀드는 KOSEF블루칩 ETF가 있습니다. 업종별로 상위 1,2위 기업에 대해 동일하게 투자하는 아주 단순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용성과는 국내 어느 펀드 못지 않게 우수합니다. 이 펀드를 설계하기 위해 많은 분석을 실시하였는데 재미있게도 굉장히 단순한 구조에서도 높은 수익률이 나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펀드는 Quant분석을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좋은 예인 것 같습니다. 
 
종목을 선정하는 방식에서 투자비중을 분배하는 과정까지 많은 분석을 통하지만 최대한 결과를 단순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Quant운용방식이 안정적이라는 부분을 홍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중입니다.
 
계량분석 기초, 장기간 안정적 수익 추구… 위험관리 중시
 
Q> 박상무님께서 추구하시는 운용스타일이 있나요?
A> 보통 주식매니저의 운용스타일을 구분한다면 가치주 스타일인가, 대형주 스타일인가 하는 방식으로 구분을 많이 하시는데 Quant운용역의 운용스타일은 크게 구분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아까 말씀 드렸듯이 계량분석에 기초하여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보편적인 Quant운용역의 스타일인 것 같습니다. 덧붙여 말씀 드린다면 제가 금융업에 종사하면서 많은 상품을 보았는데 위험과 수익이 연계되지 않은 상품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즉 저위험 고수익 상품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위험관리를 중시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펀드투자자들이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A> 아무래도 장기 분산투자에 대한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uant운용방식이든 아니면 다른 운용방식이던 모든 운용의 기초는 장기 분산 투자입니다. 이 부분은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투자에 관련한 여러 조언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Quant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박상우 우리자산운용 Quant운용본부 본부장>
○ 학력
    (89.08)서울대학교 수학과 졸업
    (98.02)서울대학교 통계학과 박사과정 졸업(이학박사)
○ 경력
    (95.02~09.12) 한국통계공학㈜ 개발실 실장
    (97.12~99.06)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정보㈜  
    (07.10~현재) 우리자산운용 Quant운용본부장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SBS 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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